변화한 기업, 무엇이 다른가? - 시간·비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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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한 기업, 무엇이 다른가? - 시간·비용 ‘필수’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8.08.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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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변화한 기업, 무엇이 다른가?


시간·비용 ‘필수’ 정규직 전환, 기업마다 맞춤식 방법 필요


구직자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을 때 가장 원하는 것은 정규직 직원으로 승 급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해온 환경에서 인정받고, 정규직 사원과 똑같 은 처우를 받고자 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고용기간 2년이 끝난 후 에 정규직으로 승급을 보장받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재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사원이 정규직으로 승급되는 경우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기관과, 노하우가 필요한 업무 분야에 비정규직 사원을 다 수 고용했던 금융권이다.

본보기 보이는 공기관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에는 비정규직 근로자 중 재직기간 2년이 넘은 근로자들인 70%를 정규직으 로 전환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공기관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 환 움직임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해 10월 비정규직 27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했습니다. 2003년부터 점차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이뤄왔지요. 처음 비정규 직을 채용한 데에도 정부의 의지가 작용했고, 이번 대규모 전환 역시 정부 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캠코 내에서 추진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또 금감 원에서 통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자산관리공사 김정석 과장

가장 최근에는 경기 파주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101명에 대해 올해 1월 1일부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 발령했다. 시는 이를 위해 내년 예산 13억여원을 책정했다고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 의 정규직 전환을 속속 진행하고 있지만, 공기관에서도 충분한 예산과 시 간을 들여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금융권, 정규직 전환의 다양한 방식 선보여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적극적인 진행의지를 보인 것은 우리은행이었다. 우 리은행은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도왔다 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비정규직에 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06년부터 비정규직 관 련 연구를 조합 자체적으로 하게 됐고, 전환방법과 그에 따른 문제점 및 대책 등을 마련했습니다. 각 사업장이 처한 상황이 너무 달랐기에 처음에 는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으나, 우리은행 지부 내 임단협을 통해 수십 번의 협상과 절충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채용구조의 차 별로 발생했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던 것도 중요한 사안이었지 만 향후 우리은행 직원 채용 시 비정규직의 채용은 일어나지 않게 했다는 것이 더욱 의미가 큽니다.”
- 우리은행 노조 마호웅 위원장

우리은행보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정규직 전환을 이룬 신한은행 노조위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에 비정규직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비 정규직은 각 업무와 직급에 맞는 대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므 로, 무조건 일괄 전환은 오히려 폐단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 장 2,0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향후 인사제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환한 후에 고민하는 것은 너무 늦습니다. 먼저 충분히 검 토가 이루어진 후에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지요.”
- 신한은행 노조 이건희 위원장

신한은행은 이후 영업점 전담텔러 350명 이상을 2009년 12월까지 매년 단 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또 영업점과 본부부서 인력 650명 이상 을 2009년 6월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슬림한 조직일수록 변화에 능해

이렇게 앞장서 본보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정규직 전환작업은 쉽지 않 다.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 해소, 장기 계약직 직원에 대 한 정규직 전환계획, 비정규직 직원의 복무기준 설정 등 공공부문 비정규 직 종합대책에 부응하는 공사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무척 분주한 시 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비정규직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하려고 해도 각종 제약요인들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 과는 다른 특성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제반 문제점들을 충분 히 연구·검토해 올바른 개선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경주하 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이식재 팀장

이랜드가 보호법 발효보다 먼저 대규모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약해 투쟁 사태에 이른 반면, 신세계는 비정규직 처리 문제가 한창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던 6월에는 5,000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 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회사는 연간 약 150억원의 비용이 더 든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 기업은 비용 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LG CNS는 비정규직 비율이 1%도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많 은 기업의 인사팀을 바쁘게 했던 비정규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지 요. 무엇보다 직원들이 곧 매출로 연결되는, 인건비 비율이 가장 높은 IT 업종 특성상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 LG CNS 이호석 팀장

이처럼 아직까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슬림한 조직, 즉 몸집이 작고 변화 대처가 유연한 기업일수록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 면, 큰 조직에서는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 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과 사원에게 그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 정해져 있다고 할 때, 정규직 직원과 비정규직 직원들이 나누어 받는 파이의 크기 는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파이와 정규직의 파이에서 적절한 양보와 배분이 이루어지고, 거기에서 생 긴 파이를 비정규직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업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전환법을 위해 기업은 노력해야 한다.

[월간 리크루트 2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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