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채용시장 총정리 - ‘악’‘악’‘악’, 총체적 난국인 2008 채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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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채용시장 총정리 - ‘악’‘악’‘악’, 총체적 난국인 2008 채용시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9.03.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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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2008 채용시장 총정리
‘악’‘악’‘악’,
총체적 난국인 2008 채용시장


새 정부는 출범 때부터 고용 창출을 천명해 기대 가 컸으나 전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으로 일자리 사정은 갈수 록 악화되었다. 정부의 공언과 달리 민간, 공공 가릴 것 없이 채용시장은 말그대로 동토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국내에도 본 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2,384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만 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5 년 2월의 8만 명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올해 2월까 지만 해도 20만 명대였지만 지난 3월 18만 4,000명 이후 8개월 연속 정부 목표치인 20만 명을 밑돌며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9월부터 증가폭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가뜩이나 실물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쳤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 면 채용시장에 갓 나왔거나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와 30대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산업별로도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을 빼고 모두 감소하면서 경기 침체 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제조업의 취업자가 1.5%, 전기·운수· 통신·금융업의 취업자가 1.8% 각각 감소했고, 건설업도 2%나 줄었다. 이 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 충격으로 금융·보험 부문도 크 게 줄었고, 건설업·전기·운수·통신 부문도 고용 사정이 상당히 악화됐 다. 전반적으로 ‘기타 공공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고용사정이 심 각한 상황이다.

채용계획 축소·취소, 청년 실업자 급격히 증가

경기 침체로 국내외 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올 하반기 채용을 포기한 것으 로 조사됐다. 파이낸셜뉴스와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지난달 10 일부터 4일간 국내외 기업 인사담당자 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 악 화로 인한 2008년 하반기 채용변화’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 다.

이번 조사결과 경기위축 여파로 인해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기존 계획보 다 축소했다고 답한 기업은 27.8%였으며 채용을 아예 포기했다고 답한 곳 도 17.5%에 달했다. 사실상 채용을 아예 포기한 곳은 5개 기업 가운데 1개 꼴이지만 축소 혹은 포기한 기업들이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50%의 기업이 채용계획을 축소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계획했던 예상인력보다 늘렸다고 답한 곳은 13.4%였으며 애초 계획 과 변동 없이 인력을 채용했다고 답한 곳은 41.2%였다.

계획했던 채용예상 인원보다 줄여 인력을 충원하거나 또는 아예 채용을 포 기했다고 답한 44개사를 대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경제 상 황이 좋지 않아서’를 꼽은 응답자가 45.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외 부 경영여건 악화 때문(25.0%), 사업축소 등 기업 내부 사정으로 인해 (22.7%), 애초 계획했던 인력채용 계획이 변경돼(6.8%) 순이었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에서 채용에 뒷짐을 지고 있으니 자연스레 빠 른 속도로 실업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이 감소하는 것과 맞 물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늘어난 15 세 이상 인구 43만 7,000명 중 취업자 9만 7,000명, 실업자 3,000명 등 10 만 명을 제외한 나머지 33만 7,000명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은 취업사정이 악화되면서 일 할 의지가 꺾인 청년 실업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일자리 찾기를 포기 하고 그냥 쉬는 ‘사실상 백수’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구직단념자’는 10월에 12 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무려 31.4%(3만 명) 증가했다.

대부분 업계 채용 감소, 구직자들 갈 곳 없어

■ 금융업계

높은 연봉으로 금융권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언제나 선망의 업종이었다. 무 엇보다 매해 대규모의 공채를 진행해 구직자들의 숨통을 틔워주던 것은 이 제 옛말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올 하반기부터 주춤하던 금융 권의 채용동향은 연말이 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이미 대량 해고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신규채용이 활발할 리 만무하다. 특히, 지난해 7월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2000선을 돌 파하는 등 유례없는 활황을 맞았던 증권업계는 이제 인력 감원의 진원지 로 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12월 하나IB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지난달 12일부터 100 ∼150명 규모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노조와 최종 합의했다. 형식은 희 망퇴직이지만 대상이 되는 장기 근속자들은 이미 인사담당 부서에서 퇴직 권고 또는 용퇴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용상 구조조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인 력 감축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부분의 증권사가 신 규 채용을 사실상 중단했다.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본부 인원 143명을 지 점으로 이동시켰고 193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았다. 이 밖에 신 한은행은 지점 100여 곳을 통폐합할 계획이며 농협중앙회는 본부 인원 20% 를 다른 지점이나 사업부서로 옮기도록 했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 채용시장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지만, 11월 막바 지에 이르러서는 그 가운데서도 채용을 단행하는 기업들이 있었다.

■ 건설업계

상반기에도 여건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건설업계의 채용시장은 급속히 불안정해졌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 조치에도 건설 업체의 체감경기는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어 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은 감원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자 할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예고된다.

대형 건설사인 A사는 기존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총 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사는 최근 토목사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기술직 직원을 영업파트로 발령 내는 방법으로 이직을 종용하고 있 다.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퇴직금을 줘야 하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힘들 어지자 전공 분야가 아닌 곳으로 발령을 내거나 승진을 시키지 않는 방법 으로 감원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의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신규 채용규모 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도 대형 및 일부 중견 건설사들만 이 악화일로에 놓여있는 하반기 건설채용시장의 버팀목이 되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건설업 채용시장 전망은 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일단 눈높이를 낮춰 입사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중소 건설사에서 경력을 쌓 은 뒤 이를 징검다리 삼아 자신이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을 노리는 ‘선 (先)입사 후(後)이직’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겠다.

■ IT·전자업계

2008 채용시장이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 화되고 있는 요즘 이와는 대조적으로 채용 규모를 오히려 늘리고 있는 분 야가 바로 IT·전자업계이다. 불황기에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틈을 타 오히려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잡코리아 등 채용 전문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IT·소프트웨어 업종의 채용 공고가 지난해에 비해 평균 4.9%포인트 증가하는 등 IT·전자업계의 채용 이 확대추세를 보였다. 인재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불황기에 IT업체 들은 뛰어난 인재를 확보해 남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회복 기를 노리는 말 그대로 ‘투자’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500명을 연말까지 채용했으며, 삼성전 자는 올 연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00∼3,50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KT 또한 연말 신입사원 채용을 지난해와 비슷한 100명으로 결정 했다. 경력 공채까지 합치면 올 신규 고용규모는 300여 명에 이른다. SK텔 레콤은 올해 신입사원을 140명 정도 뽑아 지난해의 110명에 비해 30%가량 채용을 늘렸다. LG텔레콤 역시 인턴십을 마친 신입사원 100명을 채용해 지 난해보다 채용규모를 3배 이상 늘렸다. LG CNS는 올해 총 830명을 선발해 지난해 400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불황기에 신규인력을 2배나 늘린 것 이다. SK C&C는 하반기 125명의 신입사원과 40여 명의 해외 인력 등 신입 인력으로만 총 165명을 채용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이미 108명을 채용 해 지난해 고용한 신입사원 185명의 채용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개발인력을 주로 뽑는 게임 제작사들도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 바일 게임업체 컴투스는 지난해 50여 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114명으로 채용인력을 2배로 늘린 것이다. 게임업체 넥슨도 올해 신입과 경력직을 합 쳐 70명을 채용했으며, 내년에는 규모를 확대하거나 적어도 올해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러한 경향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다른 업계의 신규채용만 목 빠 지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채용이 활발한 IT전자업계로 눈을 돌려 관련 자 격증을 획득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철강·조선업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철강·조선 등 전 세계 굴뚝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조선업은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했고, 철강은 주요 제품 가격이 곤두박질치면 서 감산을 선언하는 대형 철강사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일단 올 해 예정된 투자 및 채용 계획을 그대로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회의적 목소 리도 적지 않다.

세계 경기 하락에 따른 건설·자동차·가전 등 수요 위축은 철강산업 전반 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 철강 수요가 급감한 데다 브라질·러시아·인도 등 나머지 브릭스 국가 및 중동 지역 성장세도 꺾이 면서 공급 과잉과 재고 누적, 제품가격 인하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올해부터 세계 조선업이 하강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도 현실화됐 다. 선박금융 위축에 따른 선주들의 자금조달 난항 및 해운시장 악화가 수 주 감소 추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 고환율 등 삼각파도에 휩싸인 국내 대기업이 채용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규 인 력 채용을 그대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 다. 세계 주요 시장 위축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서기엔 한계가 있고, 지금 같은 고환율이 계속된다면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도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량해고, 채용취소 사태에 직면한 금융업계에 비해서 는 훨씬 사정이 좋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직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업계 임이 분명하다.

정부의 노력과는 거꾸로, 내년은 더 힘들어

지난달 12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 국토해양부는 건설 투자를 5조원 늘려 내년 말까지 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 를 제시했다.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의 건설투자를 3조8,000억원 늘리 고 계속비 사업에 대한 민간 선투자를 1조2,000억원 늘린다는 것이다. 여 기에 정부의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가 병행될 경우 창출되 는 일자리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업 현장은 정부의 노력과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금융업, 제조 업 등 전 산업의 인력 구조조정 태풍이 현실화되었다. 위기 때 민간의 감 원 태풍을 막아낼 최후의 보루는 공공부문 일자리다. 그러나 정부 공언과 달리 최근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최철국 민주당 의원실은 지식경제부 산하 26개 주요 공공기관의 내년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12곳(46.2%)이 한 명도 새로 뽑지 않겠다고 밝혔다. 11개 기관(42.3%)은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 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대한광업공사는 23명을 선발키로 했지만 하반기로 미뤘던 공채를 다음해 진행하는 것일 뿐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 내년 20명을 새로 뽑긴 하지만 평년 40~50명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대부분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 화’ 대상이다. 예산 절감, 인력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 효율화 방안 이 확정돼야 신규 고용 계획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기 한이 만료되는 ‘청년실업해소특별법(청년고용촉진법으로 명칭 개정 예 정)’을 5년 연장키로 하고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 법 은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할 때 정원의 3%를 청년층으로 채용하라고 규정하 고 있다. 하지만 권고 사항에 그쳐 실제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 한숨만 나 온다.

[월간 리크루트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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