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걸 콤플렉스 - 차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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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 콤플렉스 - 차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차별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9.04.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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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알파걸 콤플렉스
차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차별


여중, 여고생부터 여대생, 직장 여성까지 알파걸로 진입하기 위해서 아우성이다. 하지만 알파걸이란 말은 있지만 알파보이란 말은 없다. 여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를 강요받고 그래야만 겨우 칭찬 받는다.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알파걸은 결코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아니다. 언제나 그들의 성공을 말할 땐 공통분야의 남성들보다 앞선다는 것이 강조되며, 과거의 경제적인 능력을 거의 갖추지 못했던 여성들과 대 조된다.

알파걸은 높은 사회성과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10대 여고생을 지칭하는 말 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능력과 자신감을 갖추고 자신들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20대 젊은 여성들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알파걸 이란 의미가 한국에서는 나이와 결혼여부에 상관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업 무 능력이 뛰어나고 경제력을 겸비하며, 외모도 수준급 이상인 여자를 지 칭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골드미스와 슈퍼우먼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 간부터 알파걸은 아무나 오를 수 없는 경지가 아닌 것처럼 되어버렸다 이 러한 오해는 여성을 알파걸과 비알파걸로 나눠 평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 다. 알파걸이라는 틀에 여성을 맞추려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른바 알파걸 콤플렉스라 불린다.

알파걸에 연연하지 않고, 나만의 삶 찾아야

알파걸 중 일부는 대중의 우상으로 떠오른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김주 하 씨는 여대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역할모델이다. 이런 우상들이 속속 나 타나면서 우상의 그늘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아무나 알파걸이 될 수 있 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학력 위조 혐의로 파면된 신정아 씨, 7년간 유학 파로 가장해 유명세를 얻었던 영어강사 이지영 씨가 대표적이다.

이들처럼 ‘가짜 인생’까지는 가지 않지만 알파걸 따라잡기에 지쳐 정신 과에 찾아와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20~3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연극성 성격장애, 나르시시즘 성격장애, 파랑새 증후군 등이 그것이다. 20~30대 의 여성들이 이런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알파걸 의 성공신화를 떠받들고 알파걸이 되면 부·명예, 화려한 삶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알파걸이란 용어 자체에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다. 대한 민국 여성 모두가 알파걸이 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인력자원 면에 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겠지만, 대한민국 여성들이 모두 2등이 아닌 1등이 되고자 알파걸에 연연한다면 그것만큼 비인간적인 경쟁도 없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알파걸이 남성성과 여성성이 조화롭게 발달한 여성들 인지 아니면 여성이 남성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 인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남자들을 물리치고 얻는 알파걸이라는 이름 이 아닌 스스로의 조화와 노력에 의한 발전을 꿈꾸는 여성들이 더 많이 존 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제 알파걸을 남성의 능력을 추월하는 여성으로 바라보 는 시각을 거두고 여성이 동등한 경쟁구도에서 승리했을 때 붙이는 용어 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월간 리크루트 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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