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매니저Ⅱ-박완길 대한전선 인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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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매니저Ⅱ-박완길 대한전선 인사팀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9.08.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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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인사매니저Ⅱ


회사와 직원 함께 나아가는
‘공진(共進)’ 지향해


LG전자 노동조합 위원장 겸
대한전선박완길인사팀장

1955년 설립되어 국가산업 발전과 역사를 함께 해온 대한전선 은 지난 1964년 동남아 지역에 국내 최초로 전선 수출의 문을 열었다. 이 후 꾸준한 제품개발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과 1997년 ‘5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2005년 ‘7억불 수출의 탑’, 2007년에는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그리고 현재는 전선부문을 중심으로 글 로벌 리딩기업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기업 활동에도 불구 하고 대한전선에는 대한전선임을 알리는 그 흔한 간판조차 없다. 왜 간판 이 없는지 18년 동안 인사업무를 수행해 온 대한전선 박완길 인사팀장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 보았다.

54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대한전선이지만, 위기의 시절도 있었다. 1960년대 말에 시작해 사업을 크 게 확장해 왔던 가전사업은 80년대 초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당시 사 세가 크게 위축되는 고통을 감수하며 가전사업 양도라는 어려운 결단을 했 다. 하지만 결국 경영이 더 나빠지기 전에 양도해 부담을 덜게 되었고, 이 후 전선사업을 중심으로 내실경영을 기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 다. 또한 IMF 위기도 중요한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투자사업 중 자생력 이 없는 부실투자 사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과감하게 정리했다. 또 내부 적으로도 인원을 감축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을 강화했다. 이러한 결과로 IMF 후 이익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전선은 하루아침에 성장했다기보다 다소 더딘 꾸준한 성장을 이 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은 체질이 변화한 시기로서 ‘98년 대비 매출액은 1조4,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자산규모는 1조6,600억원에 서 3조3,9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죠. 더욱이 최근에는 남아공, 베트남 등의 해외투자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근의 폭발적 성장세는 지난 50여 년의 역량이 축적된 조직역량 과 경영능력의 결과이죠.”
대한전선의 기업문화는 실용성으로 대표된 다. 선대 회장인 설원량 회장으로부터 이어온 ‘검소’라는 조직문화가 현 재까지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전선은 간판, 홍보실, 적자 가 없는 ‘3무기업’으로도 알려졌다.
“최근의 흐름에 발맞춰 몇 년 전 홍보실을 신설했습니다. 54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기업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것에 비해 대한전선이라는 브랜드가 대외적으로 너 무 알려지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죠. 사실 대한전선의 사옥 상태나 사무 실 책상 등의 근로 환경은 일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젊은이들이 추구하 는 쾌적한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54년 동안 면면히 흐르 는 조직문화 속에 숨어있는 저력은 무시할 수 없죠. 또한 전통이 있고 전 선이라는 기반시설을 다루는 기업 특성상, 대한전선의 기업문화는 다소 보 수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임직원들이 새로운 제도와 사람에 대한 수 용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점차 변화하고 있죠.”
매출 65% 해외에 서, 글로벌 인재 채용•양성 시급해

지난해 대한전선은 여타기업과 마찬가지로 2008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영위기로 인해 회사의 비즈니스 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러한 경영환경에 선제적 인 대응을 위해 회사의 낭비요소를 제거했다.
“경영의 효율화를 위 해 솔선수범 차원에서 임원들의 연봉 반납, 직원들의 연봉 동결 등을 시행 했습니다. 하지만 인력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실시하지 않으려 하 고 있습니다. 다만 매년 3~5% 성과 부진자들을 퇴출시키고 있는데, 그런 부분조차도 인간적으로 진행하고 있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정한 인사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리프레시 프로그램을 통해 기회를 다 시 부여하기도 합니다. 또한 퇴직위로금을 전달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도 록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사평가는 성과 및 역량 중심의 인사정책 강화 와 맞물려 있습니다. 올해는 임직원들의 평가체계 보상정책을 철저히 역량 과 성과 중심의 인사정책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대한전선 인사팀은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 형성에 주력하고자 한다.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할 때마다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경제위기 이후로 위축 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생각되는 하반기부터 직원 들의 마음관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미흡한 복지정책에 대해 많 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대한전선은 현재 글로벌 신흥시 장 및 선진국시장에 진출해 매출의 6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함에 따라 세 계 각국에 파견되어 근무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의 채용과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업종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사실 전선업은 해 외시장이 좋은 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30년 이상 된 노후화된 전선을 교 체하는 교체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중동 등의 신흥시장에서는 신규수요가 발생하고 있죠. 따라서 인사의 기준을 국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 환해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올 상반 기 인턴 채용, 6개월 후 대부분 정규직으로

대한전선은 그 동안 국가 기간산업, 장치산업의 특성상 일반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가 아닌, 기업 중심의 비즈니스를 해오다 보니 학생들에게 회사의 브랜드가 많이 알 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한전선은 연 1회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30여 명을, 2008년에는 40여 명을 채용했다. 2009년에는 기업 의 지속적인 성장 및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의지에 동참하기 위해 30여 명 의 인턴을 채용했다.
“여타 회사에서 운영하는 일시적인 인턴이 아니 라, 6개월간 운영한 뒤에 현업평가, 영어면접, 임원면접을 통해 특별히 하 자가 없는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6개월 뒤 후속 프로그 램이 없다면 오히려 그들의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 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인턴 채용임에도 불구하고 채 용 및 육성절차를 다소 까다롭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의 신입사원 채용전형은 서류전형, 실무면접, 토론면접, 영어 말하기 테스 트, 경영진면접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영어면접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 한전선이 지향하는 바가 전선업계에서 ‘글로벌 리딩 컴퍼니’가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재직하는 직원은 물론이고 신규 채용하는 직 원들에게도 영어에 대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매년 정규직 채 용 시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인턴사 원은 실무면접 진행 시 약식으로 본인이 답변을 영어로 다시 말해보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서류상에서는 토익 점수가 상위임에도 불구하고 제 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대한전선이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죠. 특히 면접 시 반드시 물 어보는 질문 두 개가 있습니다. 첫째는 대한전선이 왜 당신을 채용해야 하 는지 세 가지 이유를 말하고, 그 내용을 영어나 본인이 전공했던 외국어 로 말해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여기 있는 지원자들에 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만들어 보라는 것입 니다. 이는 질문하는 사람의 순발력과 지식을 판단할 수가 있고, 대답하 는 사람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죠.”
하지만 이 러한 여러 가지 검증절차에도 불구하고 대한전선의 DNA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를 선별해 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을 대한전선이라는 버스에 태우 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대한전선은 여러 방안과 기법으로 이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의 사람에 대한 선발 기준은 자신이 몸담을 회사에 대한 애착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의 채용에 있어서도 이러한 원칙은 그대로 적용되죠. 또한 고객이라는 관점을 유지하고 진정 고객의 입장에 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직원을 찾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신뢰하고 회사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을 소유한 사람을 선호하죠.”

인사업무, 하면 할수록 어 렵지만 매력 있어

기업을 움직이는 큰 축은 자본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의 경영은 사람보다는 자본이 더 중요했던 것이 사실이 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인사업무를 뒤뜰에서 앞뜰로 옮겼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18년 동 안 인사 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으로서 아직까지는 인사업무가 기업의 전략 적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전면에 나서는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생 각하는 인사업무란 거창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수립하는 전략에 부합하는 인력을 적시에 공급하고 그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박 팀장은 하면 할수록 인사업무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그만 큼 매력도 많다고 한다.
“결국 인사는 사람에 대한 것에서 보람과 실망을 느끼게 됩니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직무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할 때 인사팀장으로서 보람을 느끼며, 특히 회사와 직원이 함께 파이 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부분에 기여했다고 느껴질 때는 참 보 람되죠. 무엇보다 인사업무가 어렵게 느껴질수록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관 은 인사는 반드시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영진과 직원 모 두 인사팀의 내부고객이기 때문에 양쪽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죠. 또한 공진(共進)의 사고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진이란 회사 와 직원이 함께 발전하는 것을 뜻하죠.”
대한전선 인사팀에게 2009 년은 참으로 중요한 해이다.
“앞으로 현장 중심의 인사를 펼치고자 합니다. 실제 인력의 관리는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인사팀은 현장에서 인력을 책임지는 부서장들이 사람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뒷받 침해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죠. 궁극적으로는 회사와 직원이 함께 가는 공진의 모습이 인사팀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이에 대한전선 인사팀은 회사 와 직원이 함께 가는 방향으로 경영진에게 조언을 하고 의사 결정을 뒷받 침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글┃김선정 기자 trustme@hkrecruit.co.kr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krecruit.co.kr

박완길 팀장은…
1991년 11월 미래 에셋생명 입사
1996년 1월 대림정보통신
1999년 10월 동부CNI
2008년 8월 대한전선 인사팀장(현재)

[월간 리크루트 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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