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봐란 듯이 살아가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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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봐란 듯이 살아가는 남자들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0.02.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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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女봐란 듯이 살아가는 남자들


남자, 이제는 애 낳는 것만 남았다?!


“남자라서 행복해요~!” 과거에 아름다움은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남성들도 여성 못지않게 아름다움 을 추구하고 있으며, 세심하고 부드러운 면모를 자랑하기도 한다. 직업에 있어서도 여성 못지않은 섬세함을 앞세워 야심만만 꿈을 펼치고 있는 남성 들이 늘고 있다.

요즘 TV광고를 보다보면 과거 볼 수 없 었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조미료나 주방 가전제품 광고에 멋진 남자 배 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는 점이다. 영화배우 정우성, 이정재가 조미료 CF 에 등장했고, 가수 알렉스는 압력밥솥 CF의 주인공이다. 또한 개그맨 박수 홍은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그맨 노홍철은 패션전문채널을 진 행하고 있다. 옛 어른들이 보면, 남자가 망측스럽다며 고개를 저을지 모르 겠지만 요즘은 이렇듯 여성성이 강한 남성이 대세다.

개스트로섹슈얼, 메트로섹슈얼, 초식남, 꽃남 등 수많은 매력적인 남성상 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여성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 히, 최근에는 ‘개스트로 섹슈얼’로 여심을 사로잡는 남성들이 돌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개스트로 섹슈얼’은 미식가를 뜻하는 ‘개스트로놈 (gastronome) ’과 성적 매력을 암시하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이는 요리 솜씨로 매력을 발산시키거나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즐거움 을 느끼는 남성을 지칭하는 말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고든 램지가 개스트로 섹슈얼의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제이 미 올리버는 맛깔 나는 요리솜씨는 물론 귀여운 외모와 재치 있는 말투로, 고든 램지는 까칠하지만 요리 잘 하는 남자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 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자 집에서 가사 일을 하며 여성을 뒷바라지하는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 다.

‘아도니스 증후군’이 등장하기도
최근 한 채용정 보업체 조사에서는 인사담당자의 81%가 사원 채용 때 지원자의 인상을 채용 기준의 하나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그만큼 비주얼이 중요시 되고 있는 요 즘 사회에서 ‘외모=경쟁력’이라는 공식이 공공연히 성립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메트로 섹슈얼’(패션과 외모에 많은 관심을 보 이는 남성), ‘위버 섹슈얼’(꽃미남 외모에 남자다움을 갖춘 거친 듯 부드 러운 남자) 등 예쁜 남자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외 모 가꾸는 남성의 연령대도 20대에서 중년층으로 확대되면서 이른바 ‘노무 족’(No More Uncle의 줄임말로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는 40•50대)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청바지 매출이 올 들어 30% 이상 늘었다. G마켓도 중년 남성의 패션상품 소비 증가로 30~40대 남성 패션상품 매출액이 지난해 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남성복은 요란한 디자인이나 액세서리 가 사라진 대신 이른바 ‘잘 빠진 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양복과 코트도 여성복처럼 날씬한 허리선을 강조한다. 셔츠나 티셔츠도 칼라와 소매 등이 좁아지면서 날씬한 선이 대부분이다.
남성이 스스로의 외모에 집착하 는 것을 ‘아도니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풍조에 타 인에게 인정받고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남성들도 외모에 관심을 가지 게 되고 집착하기도 하는 것. 외모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보다 잘 생긴 사람 을 보면 심한 부러움에 두통까지 겪기도 한다.
모 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남성들의 외모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성형외과를 많이 찾는다. 보 통 눈과 코의 성형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주사로 시술되는 쁘띠성형이나 얼굴형을 바꾸는 안면윤곽수술을 받는 남성도 급증하고 있다”라고 전했 다. 그러나 누가 그들에게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남자의 변신도 무 죄가 되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금남의 영역에서 성공시대를 여는 남자들
이런 추세에 따라 남성의 직업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이제 애 낳는 것만 남았다.’고 외치는 이들이 바로 금남의 ‘성 (性)벽’을 깬 직업개척단! 한국의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남성 간호사부터, 얼굴에 화장이라는 수를 놓는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2㎝ 예술의 장, 손 톱을 가꾸는 남성 네일 아티스트, 그리고 아빠로 불리는 남성 유치원 선생 님까지. 여성들만의 영역이라 여겼던 직업에 도전하고 있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한편, 경기장의 꽃 치어리더, 물 위의 아름다운 천사를 연상 케 하는 싱크로나이즈 스위밍 그리고 권투를 즐기는 사람들의 활력소가 되 는 라운드걸. 섹시한 여자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직업에 당당하게 도 전한 남자들도 있다. 금남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1%의 대한민국 남성들을 만나 보자.

◆ 싱크로나이즈에 도전하는 남자, 신원철 씨

어느 날, 아름다운 수중에 시커먼 털이 숭숭 난 다리가 턱하니 물위로 떠오 른다면?! 30대 중반인 신원철은 싱크로나이즈 스위밍에 푹 빠져 있다. 그 의 목표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 벌써 3년째 수영장 에 빠져 살고 있는 그는 이제 선생님이 대회에 나가도 된다고 할 만큼 수준 급이지만 여전히 물속에서 우아한 동작은 힘들다. 처음에는 창피하고 떨려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이젠 서슴지 않고 선생님을 붙잡고 동작들을 배운다. 가족들도 이제는 잘하라는 응원이 더 많다. 그의 목표는 세계대회다.

◆ 섹시한(?) 라운드맨을 만나다!

링 위에서 섹시남이 되고픈 남자들이 있다. 사실 남자가 라운드판을 들고 링에 오르는 건 그렇게 획기적인 사건은 아니다. 한국권투위원회 이세춘 사 무총장(59)은 “60년대와 70년대는 남자들만이 라운드판을 들고 링에 올랐 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당시 여자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뭇 남성 들 앞에 선다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며 라운드맨의 등장이유 를 밝혔다.(스포츠투데이 2003년 12월 18일자) 그렇더라도 그 옛날과 오늘 날의 라운드맨이 똑같지 않다는 사실은 확실히 해둬야겠다. 당시 라운드맨 의 기능은 단순히 다음 라운드를 환기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선에 그쳤지 만, 요즘 라운드맨들은 톡톡 튀는 의상과 나름대로의 퍼포먼스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 여자 치어 들 사이에서 더욱 현란하게 춤추는 남자들!

섹시한 여자 치어들 사이에 힘찬 남자들의 현란한 댄스가 눈에 뛴다. 한국 의 정식 치어맨을 꿈꾸는 자언, 규현, 재형이다. 지독한 연습으로 온몸이 성할 날이 없어도 지칠 줄 모르는 세 남자는 오늘도 내일 있을 공연 연습으 로 한창이다. 멍든 다리는 예사에 다치기 일쑤. 거기에 일반 관객과 집안 식구들의 따가운 시선까지 치어맨들이 넘어야 할 벽은 아직도 높기만 하 다. 하지만 이제 이들 앞에 그런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음악이 흐르 고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한, 최고의 치어가 될 때까지 이들의 노력 은 계속될 것이다.

◆ 정말 남자도 할 수 있나요? 밸리댄서

화려한 액세서리를 두르고 요염하게 허리를 흔드는 밸리댄서 전천을(32) 씨. 그는 키 188㎝에 몸무게 84㎏의 건장한 남성이다. 그는 국내 최초의 남 성 밸리댄서다. 남성복 모델로 일하던 그가 뜬금없이 밸리 댄스를 시작하 게 된 때는 지난 2001년이었다. “모델 일은 아무래도 미래가 불확실했어 요. 평생 직업이 아닌 프리랜서 개념이라 어떤 날은 바쁘게 지내고 어떤 날 은 백수처럼 지내기도 했죠. 그러다 한순간 저에게 밸리댄서로 진로를 전환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어요.”
하지만 그가 공연 중 늘 박수만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남성이기 때문에 겪었던 설움도 있다. “지난 봄 군 부대로 위문 공연을 갔어요. 군부대에서는 남자를 잘 반기지 않죠. 여자 무 용수가 공연하고 나서 제가 딱 올라갔는데 반응이 아주 최고(?)였습니다. 생전 첨 들은 야유라 당황스럽더군요. 하지만 제 춤을 보시더니 ‘우~’에 서 ‘오~’ ‘와~’로 바뀌었어요. 참 좋은 경험이었지만 그래도 군부대는 아직 제가 갈 곳이 아닌 것 같아요.”

진실, 혹은 거짓?!! 최초 남자 영부인

아직까지 현실로 이루어진 적은 없지만 영화 ‘굿모 닝 프레지던트’를 통해 등장한 최초 남자 영부인 임하룡 씨. 극중 한경희 (고두심)의 남편이자 최고 남자 영부인 최창면 역을 맡았다. 그는 “전원생 활을 꿈꾸다 한순간에 남자 최초 영부인이 되는 비운의 남자다. 극중 아내 때문에 억지로 주부 의 날 행사도 참여하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 인물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비록 영화 속 가상 인물이지만 언 젠가는 꼭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월간 리크루트 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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