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 공짜에 전원 취업하는 세상? |
TV 뉴스를 틀면 우울한 내용의 보도에 채널을 돌
리기가 일쑤다. 내가 잘못 사는 건지, 세상이 잘못 돌아가는 건지 도통 상
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일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직장인 한 달 월급을
훌쩍 넘는 돈이 사교육비로 쓰인다는 이야기나 대학생들이 취업이 안 돼 좀
도둑이 됐다는 뉴스는 씁쓸하기만 하다. 이에 과장되고 허황되지만 2010년
뉴스에 나왔으면 하는 이야기들로 희망뉴스를 만들어보았다.
치솟는 등록금에 가정 경제가 파탄에 이르자 새해 벽두부터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대학교 교육 전면 무상을 선언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살
인적인 등록금에 어쩔 수 없이 등록금 대출을 받아야 했던 학생들에게도 희
소식이 있다. 학비 관련 대출금을 정부에서 갚아주는 제도도 함께 마련됐
기 때문이다.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증명만 하면 대한민
국 학생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방학
을 반납하고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 하던 시절은 이제 안녕이다. 돈 걱정 하
지 말고 마음 편히 공부해보자. 한편, 대학생들을 상대로 등록금 사채놀이
를 하던 방배동 이 여사는 “좋은 시절 다 갔다”며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
다.
선 물 한아름 들고 고향으로~
상여금 지급 중단과 감원 바람 에 우울하기만 했던 지난해 설은 잊어라! 여기저기서 설 상여금이 빵빵 터 지고 있다.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고향에 들고 갈 선물을 마련하 느라 분주하다. 금융 위기가 해소되면서 기업들이 실적이 좋아지고 수출 전 선에도 봄바람이 불면서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 매느라 고생했던 임직원들에 게 기분 좋게 상여금을 풀고 있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의 기술자 한모 씨 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갔던 지난해와는 달리 당당히 올해는 부모님을 찾아 뵐 수 있어 기분 좋다”며 웃었다. 3. 재택근무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 내 맘대로 ~
9시 출근, 6시 퇴근이 보통 근무시간이었던 기업들의 풍 토가 바뀌고 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탄력 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향 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보문동에 사는 최모 씨는 “아침잠이 유난히 많아 아침마다 회사 가는 것이 고역이었다”며 “잘 만큼 자고 출근하니 업 무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부서별로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굳이 회사에 나와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면 출퇴근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자택에서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다. 이 제도는 특히 아이를 둔 여성직장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 다. 4. 육아휴직, 원하는 기간만큼 유급으 로~
법적으로 1년까지 보장돼 있던 육아휴직, 하지만 그마 저도 눈치 보여 쓰지 못하고 길어야 3개월 정도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보통 이었다. 이에 아이는 연로한 부모님이 맡아 키우시거나 탁아소에 맡겨야 했 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맞벌이 부부 중 한 명은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 는데 대부분 여성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에 여성 인력의 노동시 장 이탈은 큰 손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도 내 아이는 내 손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 육아휴직 대상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만큼 유급으로 회사를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자세한 사항은 고용안정 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5. 2010년 2월 졸업자 전원 취업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 의 ‘이태백’은 이제 옛말이 되고, 졸업과 취업은 동의어가 됐다. 2010년 2월 졸업자 전원이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자발적 실 업자들을 제외하면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이에 예 비 신입사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다. 회사생활에 필요 한 정장과 액세서리들을 사기 위해서다. 덩달아 백화점 남성복 코너는 전 년 대비 200%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대기업 그룹 연수를 앞두고 있는 한 예비 신입사원은 “정장을 예쁘게 입으려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며 너스 레를 떨었다. 6. 대학수학능력시험 폐지 선 언
대학입시 제도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국회는 전 국민이 대학입시를 위해 매달리는 현재의 교육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입시 폐지 법률안을 통과 시켰다. 앞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고등학생은 누구나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는 대신 매 학년 진학할 때마다 일정 비율이 유급된다. 한편 그 동안 호황을 누려왔던 입시학원의 현직 강사 김 모 씨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냐”며 울상을 지었다.
7. 우리나라 인재 해외에서 각광과거 해외에서 값싼 노동력 으로 인식됐던 우리나라 인력들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인력으로 주 목받고 있다. 각종 분야에서 활약하며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특히 생명공학, IT, 첨단의료, 우주공학 등 첨단분야에 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세계적인 기업들은 우리나라 인재들을 채용 하기 위해 줄을 서서 헤드헌팅 업체를 방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글 로벌 기업 채용 담당자는 “한국 인력만 잡으면 대박”이라며 이깟 수고쯤 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헤드헌팅 업체 직원도 “글로벌 기업의 성화에 아 직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물망에 오른다”며 혀를 내둘렀다. 8. 비정규직 0%, 잘릴 걱정 없이 당당히 일해 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달 비정규직이 0%에 가깝다고 밝혔다.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전전긍긍하며 정직원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던 비정규직들 을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기존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화 됐으 며, 이제는 신규고용도 정규직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1년여 전만 해 도 비정규직이었던 한 은행의 사원은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의 격차도 없 으니 일할 맛 난다”며 “요즘 행복하다”고 말했다.
[월간 리크루트 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