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파워Ⅱ_김현정 비씨카드 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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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파워Ⅱ_김현정 비씨카드 노동조합 위원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0.04.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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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 휴먼파워Ⅱ


노동조합이 있어
더욱 발전한다는 이야기 듣고파


1986년 출범한 비씨카드 노동조합은 유니온샵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입돼 있으며 현재 5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 성돼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2006년 처음 당선돼 12대에 이어 13대에도 조 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연임해 비씨카드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 는 김현정 위원장이 있다.

“현업에서는 법무업무를 했습니다. 비씨카드에서 일한 지 5년차 쯤 된 어 느 날 노동조합에서 찾아와 노조에 법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같이 일 할 것을 권유했죠. 하지만 노동조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그 땐 입사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거절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조직을 위해 일해 달라는 계속된 권유에 큰 결단을 내렸고, 9대 집행부 시절부터 노동조합의 사무국장이란 직책으로 일하게 됐죠.
2006년 위원장 자리에 출마할 당 시, 김 위원장은 그가 가지고 있는 색깔대로 노동조합을 구성해 노사관계 에 있어서 그만의 철학을 펼치고 싶었다고 한다.
“사무국장과 부위원 장 생활을 하면서 노사관계에 잘못된 선입견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 니다. 노동조합은 투쟁일변도로 과격해야만 강성하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저도 처음 노동조합에 발을 들여 놓을 당시에는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측과 매일 교섭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논리나 대안 없이 무턱대 고 내지르는 것이 노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속된 말로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잘 정리해 대안을 만들고 사측과 이야기해야만 회사도 수긍하고 좋은 결과로 돌아오 곤 했죠. 이를 통해 조합원들이 과격한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합리적인 노 조 운영이 우리에게 득이 됨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12대 노동조합이 좋 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이는 13대에도 연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고 봅니다.”

노사는 서로 다른 회사 사람이 아니야
민주노총 같은 상급단체 에서 정부를 상대로 노동관련법을 개정해야 할 경우에는 집회나 투쟁을 통 해 뜻을 관철시킬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단위사업 장에서는 불필요한 때가 많다.
“노사는 서로 다른 회사 사람이 아니 라 같은 회사 사람으로서 비씨카드 직원의 고용 보장과 생존권 보장, 더 나 아가 조직의 성장을 함께 책임지는 두 축입니다. 이에 진지하게 대화하고 토론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 나가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노조 에서 시작부터 투쟁적인 태도로 나간다면 사측에서는 대화할 의지가 없다 고 보고 서로 감정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입니다. 다만, 조합원의 임금이나 복리후생 같은 근로조건 개선 부분에 서는 노동조합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때는 쟁의행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는 헌법에도 보장돼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노 사관계에 있어서 매일 협상하고 줄다리기 하는 것은 제도 개선 문제가 대부 분입니다. 제도 개선 부분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죠.”
현재 비씨카드의 1대 주주는 보고펀드다. 지난해 보고펀드 는 비씨카드 2대 주주였던 하나은행과 3대 주주였던 SC제일은행 지분의 총 30.6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50%를 넘겨 경영권을 획득한 것도 아니고 본 계약이 아닌 MOU(양해각서, Memorandum of understanding) 단계였지만, 보고펀드는 사모펀드의 일종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사냥꾼이라고 불릴 만큼 그에 따른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 노동 조합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실사를 저지시키기 위해 문을 막기도 하고, 우리도 사측과 MOU를 맺어 본 계약이 체결될 때 노동조합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해뒀죠. 이렇게 조합원의 생존과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 대 해서는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이 진정한 강성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요인이 많은 2010년, 현명하게 대처할 것
지난해 비씨카드 는 대부분의 기업이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신음할 때 비껴갈 수 있었다. 다 만, 노동조합에서 선제적으로 임금동결을 선언했다고 한다.
“제2금 융권인 비씨카드의 주주들은 은행들입니다. 주주들인 시중은행들이 임금을 삭감하고 연월차를 반납하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몸을 움츠렸죠. 비씨 카드 노조위원장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의 여수신업종본부장을 겸하면 서 연맹회의에 참석할 때가 많은데, 그러한 좋지 않은 분위기를 먼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지난해에는 다들 후퇴했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중요하 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먼저 임금동결을 할 테니 대신 희망퇴직이나 명예퇴 직을 시행할 때에는 우선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했습니다. 또한 동결한 재원으로 23명 규모의 신입사원 채용도 진행했죠.”
김 위원장은 매해 신입사원 연수 기간에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 육을 한다.
“신입사원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야기해주 면 참 재미있어 합니다. 노동조합이란 존재가 임금이나 복지, 고용 등 본인 의 직접적인 문제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생각에 호의적입니다.”
그러 나 언론이나 국민들이 생각하는 노동조합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저 또한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노동조합과 관련해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 서 주로 언론을 통해 비춰진 무리한 요구를 하는 모습이 노동조합의 모든 것이라고 오해하죠. 세부 단위사업장마다 큰 목소리를 내는 이유들은 모른 채 노동조합을 경영의 발목을 잡는 단체로 매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노동조합의 몫이죠.”
2010년은 비씨카드 노동조합에게 분수령이 되는 해다.
“전임자 임금 지급금 지 등 노조관련법 개정에 따른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현재 보고펀 드가 1대 주주인데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나 타내고 있고, KT와 산업은행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요인이 혼재돼 있는 올해는 노동조합도 바짝 긴장을 해야 합니 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노조의 존재 이유인 조합원의 고용과 생존권 보장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입니다.”
김 위원장은 조직이 성장해 신입사원도 많이 채용하고, 승진 적체도 없는 회사를 꿈꾼다고 말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고용을 담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 다. 조직의 성장이 지연되면 여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내부 직원의 경 쟁도 심해지고 경쟁에 뒤처지는 사람이 정리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악순환 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은 회사 발전에 기여하는 이로운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가 더욱 발전한 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이끌어 나가고자 합니다.”

글│김선정 기자 trustme@hkrecruit.co.kr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krecruit.co.kr

[월간 리크루트 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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