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파]인터뷰_ 이창기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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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파]인터뷰_ 이창기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0.08.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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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병역파] 인터뷰_ 이창기 경희대학 교 포스트모던음악과


나의 카투사 이야기


군입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들과 조금은 다른 군생활을 해보고 싶어 카 투사에 지원해 2004년 5월에 입대했고,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2006년 5 월에 제대했다. 그때 당시에는 토익점수로 700점 이상이면 카투사 지원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780점으로 상향조정됐다.

카투사는 병무청에서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현역 1,2급으로 판명 받은 사 람에 한해 토익점수가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건강한 신체와 일정 수준 이 상의 영어점수만 있다면 병무청에서 배부하는 신청서와 해당 토익성적표 사 본을 정해진 기간에 병무청에 제출하면 되는데 매해 신청기간이 조금 다를 수 있으므로 자세한 것은 병무청 사이트를 꼭 참조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군대 가기 전에 아무런 생각 없이 놀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게 느껴져 학교를 휴학하 고 입대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도 하고, 해외로 잠시 여행을 다 녀오기도 했다.

저절로 애국심이~

처음에 모두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뒤 미군부대 안에 있는 카투사교 육대로 옮겨져 자대배치를 받기 전까지 후반기 교육을 받았다. 후반기 교육 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게 되면 카투사는 한국군(육군)과 미군 양쪽의 지 휘통제를 받게 되는데, 법적으로는 한국군이지만 미군에서 복무를 하고 있 기 때문에 둘의 차이에서 오는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례로 한국군인 카투사 선임에게는 같은 병사끼리라도 경례를 하지만 미 군에서는 장교에게만 경례를 하기 때문에 미군들이 카투사들은 왜 병사들끼 리 경례를 하느냐며 나에게 묻기도 했다. 또 한국군에서는 경례할 때 구호 가 있으나 미군들은 구호가 없기 때문에 처음엔 인사하는 게 참 어색하기 도 했다.

한국군과 미군의 군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 는 경우도 많았는데 일례로 미군 부대에서는 병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최고 부사관을 First Sergeant(일등상사)라고 하는 데 반해 일반 한국군 부 대에서는 이 직위를 행정보좌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카투사들이 입대를 하고 자대배치를 받게 되면 그 무엇보다 어려운 것이 미군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생활영어뿐 아니라 모든 군사용어와 계급 명칭 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병 때에는 당장 업무가 이루어져야 하고 훈련도 참가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참 난감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카투사 선임만 졸 졸 따라다니게 됐고 시간이 지나고 진급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자연스러워 지고, 나중에는 내가 언제 헤매었나 싶을 정도로 능숙해졌다.

이병 때는 영어도 어눌하고 한국군에서의 습관이 남아있어서 미군 상관에게 도 동양식의 예의를 갖추기도 했는데, 상병쯤 되니 미군 주임원사 앞에서 도 당당하게 설명을 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농담도 던질 수 있는 여 유가 생기게 됐다.

누구나 해외에 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외국인들과 생활하다보니 나 도 모르게 애국심이 강해지기도 했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부대이긴 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절대 다수가 미군인 상황에서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마 찰이나 이해관계, 다른 가치관 등을 경험하다보면 성조기 옆의 태극기를 보 며 참 많은 걸 느꼈다.

카투사의 장점?

영어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카투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 복무 시에는 서로 업무에 필요한 대화 등의 간단한 영어와 함께 군대이기 때문에 꼭 갖추어 야 하는 군대영어(경례, 점호, 구령 등과 군물품 명칭 등)가 주로 사용된 다. 하지만 군대생활이라는 것이 다소 제한적이기 때문에 생활회화나 군사 영어가 대부분이고 사회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나 시사적인 영어 들은 그만큼 사용 빈도가 낮다. 자신의 영어실력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 망할 수 있지만 미군들과 생활하다보면 영어에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장점은 체력관리다. 특히 미군들은 체력을 참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군부대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침 6시에 점호를 하고, 매일 점호 뒤에는 1시 간 정도의 PT(체력단련)를 한다. 새벽에 하기엔 좀 힘든 근육운동들이 주 를 이루고 마무리는 항상 달리기다. 우리 부대는 보통 4~5㎞ 정도 했는데 길게 달릴 때는 7~8㎞를 뛰기도 했다. 그것도 굉장히 힘들다고 느꼈는데 전 방에 근무하는 카투사들에 비하면 짧은 편이라고 한다.

진급할 때마다 체력 테스트나 사격 테스트를 하는데 그 중에서 하나라도 떨 어지면 진급에서 누락시킬 정도다. 개인적으로 카투사 하면 약하다는 이미 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편견이라는 걸 알게 됐고, 나 또한 군생활 중에 생각 지도 못했던 하프 마라톤 21㎞를 네 번이나 완주하기도 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환경이다. 우리나라 군대도 복지나 환경 측면에서 매우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어 비교하긴 어렵지만 미군의 군환경은 상당히 우 수하다. 막사시설부터 군장비에 이르기까지 좋은 설비들을 두루 갖추고 있 는데, 막사는 군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청결하고 깨끗한 환경이 유지된 다. 또한 주말에 훈련이나 업무가 없으면 한국군 상관의 허가 하에 외박이 가능하다.

전투병을 지원하려는 사람이나 무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카투사에 오면 M-249, MK19, M60, NVG(야시경) 등 매우 다양한 총기류와 최첨단 장비를 경 험할 수 있다.

어디서든 성실해야

역시 군대라는 곳은 남자라면 거의 다 경험하는 첫 번째 사회이기 때문에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유 지나 업무를 진행해나가는 방법 등 군대에서 알게 된 일부 원리들을 잘 활 용한다면 어느 집단에 가든지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 중에 카투사의 좋은 환경만을 보고 지원한다 면 군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군대는 어디를 가든 어려움과 책임감 이 따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편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지 성실한 사람이 된다면 결국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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