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철 롯데마트 경영지원부문장 / 이사

롯데마트는 1998년 4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1호점인 강변점을 개점한 이 후 2010년 2월말 기준 국내 70개,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101개 로 국내외에서 총 171개 점포와 1만 4,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글로 벌 유통업체로 발돋움했다.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롯데마트. 그곳에서 모 든 인사를 총괄하고 있는 이인철 경영지원부문장(이사)을 만나보았다.

젊은 시절, 롯데그룹 입사 때 받았던 합격통지서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 만큼 추억에 대한 소중함과 따듯함을 아는 이인철 이사. 인터뷰하는 내내 기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판문점에서 헌병으로 군복무를 했 기 때문에 군인정신이 몸에 배어서 신입사원 시절 씩씩하게 회사를 다니며 넘치는 열정으로 일했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정말 그랬던 시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인철 이사는 너무나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 다.

그가 회사에 입사해 사원으로 일할 때는 자신이 해야 하는 업무에 대해 상 사가 30%만 알려줘도 나머지 70%를 스스로 공부하고 찾아가며 일을 했었 다. 혹시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를 했고, 직 접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갔다.

“요즘 젊은이들은 저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학생 때부터 공급받는 학습 습 관에 익숙해져서인지 자신이 직접 뭔가를 찾아서 하기보다는 누군가 만들 어 놓은 매뉴얼대로 움직이길 원하는 것 같아요. 이런 도전정신이나 적극성 이 조금 부족한 것 외에는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인재들입니 다.”

롯데마트의 기업문화 중에는 ‘장보기’라는 인상깊은 제도가 있다. 직원 이 고객입장에서 직접 근처 점포나 경쟁사의 점포를 쇼핑하면서 개선점을 제안하는 제도로 직접 대표이사 및 임원에게 바로 그 개선안을 생생하게 전 달할 수 있고, 고객 300여 명이 ‘주부 모니터제도’ 등에 직접 참여해 고 객의 입장에서 점포의 문제점 및 개선사항을 대표이사에게 직접 전달해 개 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위 관리자가 개선점을 직접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 라 직원과 고객이 직접 개선점을 찾고 개선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직 원 및 고객이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문화, 이것이 롯데마트의 원동력이었 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Zero Base

그만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제도 나 규칙보다 더 큰 긍정적 변화를 가지고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기업 에서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려면 어느 정도는 딱딱하고 엄한 이미지가 필요 한데 자신은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며 겸손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잔잔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졌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결혼기 념일을 챙겨주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공식적인 제도는 아니지만 부부 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결혼기념일 전날 영화티켓 2장과 함께 하 루 쉴 수 있는 날을 선물해 줍니다. 크고 거창한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작은 것들에 직원들이 더 감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다 같이 야구장을 가거나 시무식 때 경품 행사 를 준비해 직원들이 좀 더 즐겁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섰다. 심지 어 올해 1월 첫 출근 날에는 직원들의 미소를 보기 위해 입구에 풍선 장식 을 하는 등 직원에 대한 이인철 이사의 사랑은 대단했다.

인사의 모든 부분이 중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인사선발이 가장 중요한 부 분이라는 게 이 이사의 생각. 특히나 롯데마트처럼 유통·판매업은 사원의 적성과 업무의 연계성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업무 분야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변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원자의 능력과 성품, 인재를 파악하고 선발하기 위해 서류심사-면접으 로 이어지는 프로세스에서 각 단계마다 제로 베이스에서 지원자를 평가하 고 있습니다. 즉, 서류심사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면접에 서는 서류심사 여부와는 관계없이 면접에서의 평가를 바탕으로 합격자를 선 발하는 것이죠. 이는 전 단계의 결과가 다음 단계의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 치는 후광효과 등을 차단하고, 더 적합하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황소처럼 꾸준하고 성실해야

롯데마트 입사지원자 한 사람을 면접하는 시간만 4시간 반. 하루 내내 진행 되기 때문에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니는 지원자들의 허수를 줄일 수 있다 고 한다. 조를 구성해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경우, 현장에서 어떤 주제를 주고 이에 대해 준비할 시간을 주면 개인별로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 하기 위해 PPT를 작성해 발표하고, 이어지는 집단토론에서는 5명 정도의 지 원자가 토론하는 모습을 평가자가 지켜보게 된다. 이 두 과정이 끝나면 팀 장 2명이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규격화된 질의서에 맞춰서 질문을 하고 점 수를 매긴다. 이어 임원 2명의 면접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인·적성 검사가 진행되고 이것으로 총 4시간 반의 긴 면접이 종료된다.

“사업이 확장되고 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매출은 8조원을 넘기고 있지만 근무하고 있는 3,500명의 정규직 사원 중에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은 아무 도 없습니다. 유통업은 특출한 한 명의 수재보다 다양한 인재가 필요한 산 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마트의 사원들은 모두가 뛰어나고 훌륭한 인 재입니다. 사람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업무 를 찾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날카롭고 예리한 사람, 적토마처럼 추 진력 있게 무슨 일이든 리드하는 사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황소처럼 무던 하고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 중에 우리 기업에 맞 는 사람을 잘 선발해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황 소같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우리 기업과 잘 맞는다고 생각합 니다.”

2010년 롯데마트는 신규점 오픈과 해외사업 확장 등으로 인해 많은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대졸공채는 상·하반기 각 50명씩 총 100 명, 대졸인턴사원은 상·하반기 각 40명씩 총 80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으 며 초대졸, 고졸 신입사원은 신규점 오픈을 감안해 총 600명의 대규모 채용 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사업확장 등을 감안해 약 100명의 경력사 원 채용이 예상된다.

“할인점은 유통업 중 산업 신장률로는 전망이 좋은 업태이지만, 생각보다 자기희생이 많은 직종입니다. 365일,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므로 공휴일, 일요일, 토요일에 더 바쁘고 휴무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기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할 각오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백 걸음이 백 사람의 한 걸음보다 못하다는 말처럼 고객들에게 행복과 만족을 주기 위해서 뛰어난 한 사람보다는 리더를 중심으로 모든 직원이 함께 나아 가야 하기 때문에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 다. 또 열정과 철저함을 갖추지 않고서는 수많은 고객을 대하는 유통업에 서 오래 근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사를 통해 일류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틈 날 때마다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적어놓은 리스트만 여러 장. 이루어진 일들은 동그라미를 치면 서 하나하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직원들에게 일류회사에 맞는 최고의 사 무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올해 최고의 목표라는 이인철 이사. 직원들 도 중요하지만 직원의 가족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롯데마트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롯데마트는 기회의 땅입니다. 채용하는 인원도 많지만 사업이 확장되면 서 조직의 팽창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많은 인력을 필요 로 하게 되고 사원들을 승진시켜도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 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진급이 평균 2년 정도 앞서있기 때문에 누구 나 들어오면 무한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요즘 해외 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많은데 이미 해외에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지만 앞 으로 더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롯데마트에서 여러분의 꿈을 펼치 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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