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석 :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상태바
특별초대석 :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1.13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UMAN POWER : 특별초대석


“국가 성평등 선진화를 구현하는

여성정책연구기관!”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가족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수행을 통하여 여성의 사회참여, 일·가 족양립의 지원체계 구축, 그리고 가족과 국가 발전에 기여해 온 국책연구기 관이다. 현재 여성정책 연구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여 다양한 분야의 여 성정책 연구를 통해 연구결과가 실제 정책에 활용되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 하고 있다. 보다 생활에 밀접한 연구성과를 창출하며 모든 여성과 남성이 행복해지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현 원장을 만나 본다.

항상 ‘지속발전 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주장하시는데, 이의 실현을 위한 연구원의 정책과 제는 무엇입니까?

그간 여성정책은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을 시작으로 정치, 경제, 인권 등과 관련된 법률이 제정되었고 제도적 진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성과 관련된 법과 제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마치 양성평등이 이뤄진 것으 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이제는 이러 한 법 제도와 현실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러한 격차가 계속되는 한, 정책 추진의 동력은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제가 연구원에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여성가족정책을 연구 하는 기관으로서 국가 정책 전반에 걸쳐 양성평등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 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연구과 제를 발굴하여 중장기 과제수립과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성가족정 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항상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여성일자리 창출’, ‘녹색성장’, ‘다문화가족정 책’, ‘일·가족양립’, ‘생활 속 평등정책’ 등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와 정책현안, 그리고 연구원 본연의 양성평등, 성 주류화 정책에 대한 의제를 발굴·제안하고, 다양한 포럼과 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시 켜 정책화하는 데 토대를 다졌습니다. 그 결과, 단행본 발간, 홍보다각화, 저를 포함한 연구자들의 활발한 대외활동이 이루어졌고, 본원의 연구성과 가 확산되었습니다. 지금은 기반을 닦고 서서히 도약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동안도 이러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일과 가족’의 양립은 여성정책의 주요 의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문제인데, 연구원에서는 어떤 정책을 세우고 있는지요?

여성인력은 미래성장의 주요 원동력이라고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사회 의 여성들은 결혼, 임신, 출산, 자녀양육 등으로 경력단절이 생기기 쉽고, 그로 인해 적합한 일자리나 사회참여의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 입니다. 이 여성들이 앞으로 경력단절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일·가족 양립 지원정책, 일하는 어머니(working mother) 지원정책, 보육과 양육에 대한 지원을 일관되게 지속해야 합니다.

현재 노동시장이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출퇴근시간을 개개인이 조정할 수 있게 한다든지, IT기술을 활용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어디서나 일 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시류에 맞춰 자녀양육 부담이 있는 여성이 근로시간을  줄여  근무할 수 있도록 단시간 근로 일자리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노동시장 이탈을 막 고,  동시에 재진입하려는 기혼여성들의 고용기회를 증대시켜주는 정 책을 펴고 있죠.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러한  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입니다. 이에 본원은 2008년 6월 ‘경력단절여성등의경제활동촉진법’ 입안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저출산과 일·가족양립, 여성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기업체에서도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 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향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활용해 기업경쟁력을 제 고하고, 이들을 보다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주요 선 진국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나라의 경제적 도약은 여성경제활동참 가율의 급속한 증가를 동반합니다. 국내 여성들의 능력개발지수(GDI)는 세 계적으로도 우수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출산·고 령화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넘어 경제적 도약을 위해서도 여성노동을 최대한 활성화시킬 때가 왔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사회적·제도적 인프라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육아휴직 제도, 산전산후제도 등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고, 탁 아소 등을 만들어 기업들이 좀 더 여성친화적이 되었으면 합니다. 쉽지 않 은 문제지만, 기업의 CEO분들이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물론 정부에서도 기업과 협력하여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야겠죠. 전직을 원하는 경우 이를 신속히 지원하고, 시간제 등을 확산하여 일자리를 나누는 등 여성들이 계속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기업 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고 합니다. 어 떤 개선책이 있어야 할까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발전이 이루 어지고 성불평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만, 국제사회에 서 발표되는 각종 성평등지수와 통계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 어 안타깝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가족부와 같은 전담부처를 통해서 그동안 추진해 왔던 정책적 성과를 이어가고 모든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여성정책 을 확산·조정하면서 보다 집중력을 높이고 완결성을 갖기 위해 더 욱 노력해야 합니다. 여성정책 또한 일자리 창출, 일·가족양립, 복 지, 사회통합 등 다양한 범주와 결합해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제발전에 치우쳐 ‘삶의 질 개선’을 등한시해 왔는데, 이제 이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주요 화두가 되었습니다. 정부 가 적극 추진 중인 ‘녹색성장’ 등의 정책들도 ‘삶의 질 개선’을 염두해 두고 이루어지고 있죠. 여성정책의 경 우도 생활 속에서 직접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것 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 는 위상에 걸맞게 국가 성평등 순위도 개선될 것이라 봅니다.

 

‘녹색성장’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입니다. 이에 부응하는 연구원의 정책이 있을 것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만큼 본원 역시 국정과제인 녹색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녹색성장과 관련된 수시 연구과제, 세미나, 좌담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고 이에 대한 결과물로 <여성, 녹색세상의 중심에 서다>라는 단행본을 발간했습니다. 여성정 책 차원에서 녹색성장에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역할을 통해 녹색성장을 논의하는 시도는 국책연구기관인 본원의 사명에도 맞고, 양성평 등정책의 실효성 제고에도 이바지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역시 여성이 참여하는 녹색성장을 개원기념 세미나의 화두로 던지 는 등 다양한 포럼과 홍보를 통해 여성과 녹색성장의 연계점을 찾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삶의질전략단’이라는 특임부서를 설치하고 관 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죠.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녹색성장에 여성들의 참여 도를 보다 실질화하고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 로도 여성들이 녹색세상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연구원에 대한 고객만족도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습니까?

우리 연구원은 국가 여성정책관련 대표적인 전문연구기관입니다. 그만 큼 관련 연구결과의 우수성이나 고객만족도 등에서 타 기관에 비해 높게 나 타나고 있죠. 또한 정책기여 실적도 증가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 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다양한 전공분야의 우 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여성관련 연구정보 및 DB보유에 있어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국가정책기여도 제 고와 연구 활성화를 위해 정책고객이나 일반국민 등 외부 수요와도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임하고 나서 정책의 실효성을 위해 관련부처와의 유기적 협력과 소통 증진을 적극 도모하고 있습니다. 국가정책기여도 Mapping 활용 도 제고, 정례적인 부처대상 연구수요 조사 강화, 정책연구협의회 운영 등 이 대표적입니다. 앞으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연구과제 제안제도를 운영하 는 등 보다 생활 속에 스며드는 연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서 여성의 활약의 두드러지고 있으나, 아직 미흡하다 는 평가입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21세기가 여성의 시대란 말도 있는데, 정말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남성과 여성 의 경계가 무너져가고, 여성들의 진출이 부진했던 영역에서도 최선을 다하 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이 다양하게 목 격되고 있죠.

그러나 OECD 국가 중 한국의 여성권한척도 순위 최하위, 고학력 여성경 제활동참가율 역시 여전히 최하위권입니다.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기 도 합니다만, 우리의 경제력을 볼 때 매우 아쉬운 점입니다. 따라서 향후 여성들이 잠재력과 가능성을 무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와 문 화적 토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외국에서의 국위선양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맹활약할 수 있는 여성인재들이 많아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어떤 인재이며, 이를 위해 학창시 절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업무차 만난 어느 분이 그러더군요. “현대사회는 무한경쟁의 사회로 인 재를 쟁취하는 조직이 승리한다”고. 그만큼 인재의 중요함을 말씀하신 것 인데 저도 공감합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 수 인재의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죠. 한편으로는 모 기업이 내놓은 채용공 고 문구도 떠오릅니다. ‘뛰어난 인재가 아닌 적합한 인재를 원한다’는 문 구였습니다. 여기서 뛰어난 인재는 일반적인 스펙, 예를 들면 학점, 외국 어 능력 등이 우수한 인재를 말하죠. 그러나 적합한 인재는 사교성, 자신 의 능력을 조직업무에 맞게 끌어올리는 전문성과 창의성을 포함합니다. 물론 학창시절 스펙을 잘 닦는 것도 중요하 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사람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국 조화와 배 려가 넘치는 인재가 필요한 시대죠. 이 시대는 바로 이러한 인재를 원합니 다. 공부도 열심히 하되 좋은 친구, 좋은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소홀 히 하지 말고 다양한 사회경험과 경력을 통해 전문성과 창의성을 쌓아가길 바랍니다. 이러한 인재는 어느 곳에 가더라도 분명 환영받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위해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먼저 인생을 길게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긴 인생을 살다보면 파 도와 폭풍을 만날 때도 있고 아주 평온한 물결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당 장 눈앞의 성과만을 위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길게 봤으 면 좋겠습니다.

성공이란 절대로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성 공적인 인생의 로드맵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이 하 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에 대한 경 력을 쌓기 위한 로드맵을 학창시절부터 그려야 합니다. 젊은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독서, 여행, 연극 및 영화 등을 통해 다양한 삶을 경험 해 보십시오. 준비된 자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여자라서, 조건 이 안 맞아서 등등의 이유를 대서는 안 됩니다. 왜 그 때 공부하지 않았을 까 하는 뒤늦은 후회 역시 소용  없습니다. 확실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로드맵을 그려가는 것만이 바로 여러분의 밝은 미래를 위한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원장님의 경영목표는 무엇이며, 연구원이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 을 제시해 주신다면?

취임 후 저는 ▶ 성 주류화 연구분야의 세계적 브랜드 파워 강화, ▶ 양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 강화, ▶ 연구품질 향상 및 확산을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 ▶ 효율적이고 선진화된 기관 운영을 경영목표로 이를 실현하고자 직 원들과 함께 노력해왔습니다. 정책현안의 시의적절한 대응을 위해, 그리고 보다 생활과 밀접한 연구성과를 창출하고자 2009년에는 조직을 일· 가족정책연구실, 평등·사회통합연구실, 삶의질전략단, 기획조정본 부, 창의행정실의 1본부 3실 1특임단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제가 여성정책연구기관의 장으로 있다 보니, “도대체 양성평등사회가 뭐냐?”, “여성정책은 여자들만을 위한 정책 아니냐?”, “요즘 오히려 여 성들이 더 잘나가지 않냐?” 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실제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일상에서 큰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가 한번 우리사 회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성차별, 가부장적 문화 등을 짚어내고 이를 바꾸기 위한 보다 정밀한 노력들이 필요하고 봅니다. 이를 위해 남성과 여성이, 여성과 남성들이 경 험하는 사회문제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에게 미칠 정책적 효과를 사전에 진단하여, 여성과 남성이 함 께 행복해지는 정책, 생활 속에서 양성평등을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연구원이 추진하고 나아가야 할 향후 방향 이 아닐까 합니다.    

글┃오명철 기자 mcoh98@hkrecruit.co.kr

사진│한명섭 기자  prohanga@hkrecruit.co.kr

 

She is…

1973년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 졸업

1982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 (가족학 전공)

1982년 3월 ~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심리복지학부 교수(휴직 중)

1991년 10월 ~ 1993년 9월    한국가족 학연구회 회장

1994년 8월 ~ 1997년 7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1994년 12월 ~ 1997년 5월    한국가족 상담·교육연구소 소장

2003년 11월 ~ 2004년 11월    한국여성 학회 회장

2004년 5월 ~ 2005년 5월    한국 노년학회 회장

2004년 6월 ~ 2006년 1월    대통령 자문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위원

2006년 2월 ~ 2008월 11월    사단법인 한국가족상담교육단체협의회장

2007년 10월 ~ 2008년 10월    한국가족 관계학회 회장

2008년 8월 ~ 현재    한국 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월간 리크루트 2010-1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