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노트 "게픈노트" : 모든 학생들이 공짜노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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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노트 "게픈노트" : 모든 학생들이 공짜노트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4.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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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공짜노트 ‘게픈노트’


모든 학생들이 공짜노트를 쓰는 그날까지~




‘게픈노트’는 학사일정과 재학생이 직접 제 작한 지면 광고를 게재해 대학별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한 한기에 한 권 씩 대학생에게 배부되는 무료 노트로, 게픈미디어서비시즈가 지난해 2학기 부터 배포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게픈(Gefn)’은 동유럽 신화에 등장하 는 여신의 별명으로 ‘베풂’을 의미한다.

 

게픈노트는 학생들 사이에서 공짜노트, 무료노트, 강의노트, 학생회노 트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여기서 게픈이란 유럽 신화에 나오는 미(美)와 사랑과 다산(多産)의 여신 프레이야(Freyja)의 별명으로 ‘베푸는 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 리 노트의 취지와 잘 맞아 ‘게픈노트’라고 이름 지었죠.”

게픈미디어 대표 김경태 씨는 대학교에서 광고를 전공한 광고학도였 다.

“학창시절, 대부분의 광고는 일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에만 그치 는데 혜택도 줄 수 있는 광고는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현실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죠. 게픈미디어에서 기획 및 미디어 디자인을 맞고 있 는 김진현 씨와는 기숙사에서 옆방을 쓰던 친구였는데, 기숙사 휴게실에서 처음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광고매체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이후, 이름 없이 활동하다가 2009년에 정식으로 게픈미디어를 설립했 죠.”

경태 씨와 진현 씨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기획안을 들고 광고대행사들 을 찾아다녔지만, 달가워하는 곳은 없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단가 등의 문제로 단지 생각만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던 중 ‘노트를 활용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 이 들었죠. 이미 외국에서는 시행되고 있었거든요. 학생들이 쓰는 노트에 기업 광고를 실어 기업은 자연스럽게 홍보를 하고, 학생은 그 노트를 무료 로 사용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게픈미디어 는 기업과 학생 사이에서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요.”

아이템을 정한 후, 기업 마케팅팀 접촉을 시도했다.

“광고영업이란 것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특히 실제 노트가 없어 애를 먹었어요. 그래서 인쇄물을 노트에 붙여 영업하러 다녔죠. 지금 생각해 보 면 참 허술했었죠. 그래도 다행히 기업에서는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여줬습 니다. 하지만 실제로 광고가 집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죠. 그리고 학교 섭외와 제작업체 조절하는 과정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했기 때문에 정 신이 없었어요. 게픈노트가 2009년 2학기부터 배포됐는데, 사실은 그 해 1 학기부터 지급할 예정이었거든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거짓말을 한 셈이 돼버렸죠. 학교마다 찾아가 사과를 했던 기억이 나요.”

게픈노트를 알리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료노트라는 사실 을 의심하는 반응들이었다고 한다.

“기업체의 광고를 받아서 각 학교 특성에 맞게 무료로 노트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하겠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믿지 못하더라고요. 나중에 대가 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죠. 하지만 게픈노트가 무료로 배포될 수 있 는 과정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니 그제야 조금씩 의심을 풀더라고요.”

아무리 기업의 광고를 유치한다고 해도 수익을 내야 유지되는 기업 입장 에서 무료배포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료와 단 돈 100원을 받아도 유료인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공짜 로 줬을 때와 돈을 받고 팔았을 때 움직이는 학생 수는 다를 수밖에 없죠. 한편, 오히려 무료여서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 습니다. 저 역시 학생이었을 때 학교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것들이 많았는데 도 받지 않았거든요. 왠지 질이 떨어질 것 같고 팔다가 남은 것이라는 생각 이 강해서요.”

하지만 호응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노트를 받으려는 학생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죠. 그리고 한 해 한 해 발행할 때마다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학생들이 쓰기 편한 노트로 발전하고 있죠. 다만, 공대생들이나 고학년은 필기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저학년들은 필기량이 적어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습 니다. 이를 위해 학교 총학생회 또는 학생복지위원회와 협의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고 재밌어 할 콘텐츠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젊은 감각에 맞게 디자인하려고 하죠.”  

 

공짜는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

게픈노트는 5만 부를 시작으로 2011년 1학기에는 25만 부가 발행될 예정 이다.

“처음 기업광고를 받고 좋아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네 번째 발 행이네요. 한 번 게픈노트에 광고를 실었던 기업은 지속적으로 실리고 있다 는 것이 가장 고무적인 일입니다. 앞으로 기업의 광고를 더 많이 유치할수 록 노트의 질도 좋아지겠죠. 그리고 지난해 40개 학교에 배포했지만, 올해 는 45개 학교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사실 수도권 중심으로 발행하고 있어 지방학생들의 불만 섞인 전화를 받기도 해요. 아직은 지역에서 대표되는 학 교에만 배포되고 있지만, 더욱 확대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김 대표는 게픈노트는 영원히 공짜라며, 앞으로도 유가로 할 생각이 없 음을 강조했다.

“학생으로부터 수익을 얻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수익은 기업들로 부터 얻어야 하죠. 회사가 점차 성장함에 따라 게픈노트뿐만 아니라 필기 구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베풂을 뜻하는 ‘게픈’이란 말 그래도 실 천하고 싶습니다.”

한 학기 한 학기 지날 때마다 학생, 학교, 기업들이 ‘게픈’이라는 말 을 알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다는 김 대표. 그의 작은 소망은 우리나라 모든 대학생들에게 게픈노트를 나눠 주는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공짜의 정의를 부탁했다.

“음... 공짜는 활용이 아닐까요? 이에 공짜를 제공하면 의심을 할 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도 지금 공짜를 테마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공짜가 아닌 것을 공짜로 제공할 수 있는 허브 역할 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 사람들이 공짜 혜 택을 골고루 받았으면 좋겠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짜를 제공할 땐 기존의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월간 리크루트 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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