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시위꾼이 아닌 서민정책 생산자로 불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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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시위꾼이 아닌 서민정책 생산자로 불리고 싶어요!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1.08.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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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성공 스토리 인터뷰Ⅱ 시민사회단 체


‘전문시위꾼’이 아닌
‘서민정책 생산자’로 불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루며 사는 삶,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며 사는 삶이라고 정 의한다. 모두가 조용히 있을 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를 지닌 사람을 향해 우리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할 것이 다. 좀 더 나은 사회,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오늘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팀장을 만나본다.

 

안 진 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1991년 4월 26일. 그날 우리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소식 을 들었고, 그렇게 5월 대투쟁이 시작되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2천300 여 차례의 시위가 벌어졌고, 강 씨의 죽음 이후 10여 명의 학생·노 동자가 정권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의문사를 당 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졌다. 당시 1학년들은 ‘동기가 죽었다, 선배가 분신했다’는 생각에 피 끓는 분노와 눈물로 싸웠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중앙대학교 법학과 91학번 안진걸 씨였다.

편견과 이기심의 벽을 넘어 가려지기 쉬운 시민의 작은 권 리까지 되찾아오는 데 힘쓰는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민생희망팀장/등록금 넷 정책 담당 안진걸 씨를 만나 살맛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 다.

 

등록금, 이대로는 안 된다 생각해

그는 현재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인 참 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을 맡고 있다.

“작년 예산안에서 삭감된 민생예산안을 철저히 복원하고 확대하는 일, 전세대란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빈곤층과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복지를 확대하는 일, 그리고 보통의 가계에서 보육 ·급식·교육·주거·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8년, 검찰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을 맡고 있 던 그에게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권력이 탈선하고 실망스러운 그 시기, 국민들은 이명박 정 권에 맞서서 과감히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지금 2011년, 그는 대학생들의 불이익을 해결하고자 ‘반값 등록금’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 은 사람들이 ‘반값 등록금 될 때까지’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배우고 싶은 국민이 있다면 대학교 육까지 돈 걱정 없이 무상으로 지원하는 게 국가의 책임, 사회의 도리라고 판단하고 실제로 그런 정책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등록금 1,000만원 시대도 옛말이 됐고, 입학금, 각종 실습비, 연수비, 교재 비, 행사비, 생활비, 게다가 상당수의 학생들은 주거비까지 스스로 부담해 야 하니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너무 나 큽니다. 대학생 1인당 1년에 2,000만원이 넘는 교육비가 들어가는 실정 이니, 그 부담이 오죽할까요.”

그는 이런 상황이 대학생들을 알바로, 빚쟁이로, 심지어는 자살로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빈곤층과 서민들은 아예 대학의 문 근처에도 오지 못하거 나, 대학에 진학해서도 알바와 휴학을 전전하게 되니까 ‘공정한 자본주 의’를 위한 공정한 출발선이 없어지는 것이라 봅니다. 공정한 출발선이 없 어진 지금, ‘강부자’들의 부의 대물림이 계속되고 있고요. 지금 가장 힘 든 건 대학생들입니다. 비싼 등록금 내고 공부해서 졸업했는데, 일자리가 없습니다. 노동은 권리이고 의무이기 때문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청년들 은 봉기를 일으키거나 불의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 활동, 댓글 달 기, 1인 시위라도 해서 불이익에 맞서야 합니다.”

그는 지금 20대가 미친 교육비에, 스펙 쌓기에, 전세대란 에, 청년실업에, 각종 생활비 상승 등 너무나 가혹한 구조 안에 있다고 말 했다.

“지금의 숨 막히는 구조를 대학생들이 만든 것도 아닌데, 사회가 져야 할 짐을 청년 개인들이 가혹한 책임으로, 과도한 스펙 쌓기로 대신 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구조가 돼버린 데에는 사회에 책임 있는 모든 세력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숨 막히는 시절을 보내 고 있을 청년 대학생 벗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첫째도 공정, 둘째도 공정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비판적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성공이라는 말에 전제되어 있는 경쟁이라는 요소 때문 에, 성공은 그 배후에 실패를 필연적으로 동반해야 하기 때문. 따지고 보 면 이 세상에 실패한 사람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는 ‘성공’이라는 말 대신 ‘보람’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가 해온 시민 권리 운 동, 촛불시위, 1인 시위 활동이 성공했다기보다 보람된 일이었다고 말했 다.  

그가 꿈꾸는 살맛나는 세상은 첫째도 공정, 둘째도 공정, 공정한 것이 정의인 사회이다. 이 상황에서는 패배해도 인정할 수 있고, 패 배한 사람이 낙담하지 않고 재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한 사회이면서도 차이가 있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사상, 생각, 종교의 차이가 조화롭게 공존해야 합니다. 만약 차이가 차별이 돼서는 안 됩니다.”

 

청년아, 울더라도 뿌려야 한다!

안진걸 팀장은 공정한 사회에서 ‘성공’의 의미가 더욱 다 양해졌음을 강조했다.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청년들이 다양 한 진출 경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로에서 열심히 하 는 것이 새로운 의미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다만, 그래도 남은 절박한 얘기가 있다면, 아무 것도 하 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진실을 청년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 다. 술 먹고 비판이라도 하고,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고, 인터넷에 톤 을 높여 댓글이라도 다는 그 순간, 그런 청년학생들의 마음이 시대정신으 로 상승할 것이고, 그 때 우리 사회가 놀랍게도 하나 둘씩 바뀌어 나갈 것 입니다. 세상의 변화라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 다.”

끝으로 안진걸 팀장은 서민들을 위해 계속해서 정책을 제시 하는 전문 시위꾼이자 정책생산자로 활동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지금의 숨 막히는 구조를 대학생 들이 만든 것도 아닌데, 사회가 져야 할 짐을 청년 개인들이 가혹한 책임으 로, 과도한 스펙 쌓기로 대신 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구조가 돼버린 데 에는 사회에 책임 있는 모든 세력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숨 막히는 시절을 보내고 있을 청년 대학생 벗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야 합니다.”



[월간 리크루트 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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