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취업 실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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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취업 실패담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3.01.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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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유쾌한 취업 실패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

 

잡을 수 있는 기회 가 더 많아졌으면~

K양(Y대 4학년)은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Y대 학생이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를 구사하지만 채용시장 상황상, 취업을 위해 추가학기 재학 중에 있다. 인터뷰에 응해준 또 한 명, Y양(H대 4학년)은 빠지지 않는 인-서울 학교에 키와 외모도 평균 이상이다.

영문학과를 전공해 기본적인 영어 회화에 문제가 없으나 가고 싶었던 기업에서 탈락 소식을 듣고 내년 상반기 지원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겪었던 2012 채용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올해 취업 준비로 정신없이 달려왔을 것 같네요. 취준생으로서의 2012년, 어떻게 보냈나요?

  K양 혹시‘광탈’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서류가 빛과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 고 해서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유행어처럼 쓰이는 단어죠.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취업에 힘들어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알지못 했어요. 저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4학년이 되었을 때까지도 그 심 각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죠. 취업시장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건 지원서를 넣으면서 알게 됐어요. 처음에 지원을 할 때는‘소신지원’이라는 말을 하 기도 했지만 연이어 들려오는 불합격에 꼭‘소신지원’을 고집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채용공고가 나는 곳이 면 무조건 지원서를 냈고, 지원 직무에 대한 생각도 넓어졌죠. 대부분의 학 생들이 저와 같은 과정을 겪을 거라 생각돼요.

 Y양 저는 저학년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였어요. 무역 관련 일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취업을 준비할 때도 제가 가 고 싶은 곳이 정해져 있어서 그곳만 바라보며 준비를 했어요. 진짜 마음이 있고, 준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전문 취업학원의 도움을 받기 도 하면서 착실히 준비했죠.

그런데 결과는 불합격이었어 요. 같이 준비한 동기들 중에 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주변에 아무 리 찾아봐도 합격생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지금도 합격한 사람이 누군지 정말 궁금해요. 한편으로는 몇 명 뽑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요.

결과가 이렇게 되니까 이제는 한 곳만 바라보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 폭을 넓혀서 내년 상 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K 양 L기업 인적성검사를 보러 갔을 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전혀 준비를 안 하 고 간 것도 아니고, 책도 한 권 풀고 갔는데 시간이 정말 모자라더라고요. 안되겠다 싶어서 복잡한 문제들은 제쳐두고 풀 수 있는 문제들만 풀고 넘겼 죠.

시험 시간이 끝나고 답안지를 제출할 때 솔직히 다들 저랑 같은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모 든 문제를 다 풀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런 생 각을 하면서 뒤에서부터 전해오는 답안지를 받아 그 위에 제 답안지를 내 려고 하는데, 제일 위에 놓여 있는 다른 사람의 답안지가 보이는거예요. 이 름도정확히기억나요,‘ 김성호’. 정말빠짐없이 답을 작성했더라고요.

그냥 찍은 게 아니라 정말 착실 히 풀어서 기록한 답안지였어요. 그 답안지를 본 순간 다 저와 같을거라고 생각한게어리석었다는생각이들었고,‘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런 문제들 을 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호’씨, 비록 이름밖에 모르 지만 정말 존경한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Y양 저는 딱 한 순간이 기억에 남기보다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아요. 학원 동기들이랑 같은 목표를 가지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 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시험 일정이 당겨져서 엄청 당황했죠. 지원 자격을 갖춰야 했기 때문에 다급하게 어학시험도 봤고요,

그렇게 한번 타격을 받으니까 왠지 모를 조급함과 불안함이 생기더라고요. 입사 시험을 보러 갔을 때도 문제를 어떻게 풀고 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풀어서 집에 와서 뻗 었던 기억이 나요. 조금 더 준비할 여유가 있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가 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K 양 탈락 소식 을 듣는 그 자체보다도 그런 결과로 인해 작아지는 자아가 가장 힘든 부분 이었던 것 같아요. 그로 인해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컸고요. 답답해하는 부모님의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상황적으로 자신감이 없어 지니까 부모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스트레스로 여겨지더라고요.

딱히 나가면 갈 데가 있는 게 아니라서 집에 있고 싶지만, 가족들 눈치가 보여서 집에 있으면 안 될 것 도 같고. 그래서 일부러 자꾸 약속을 만들어서 밖에 나가는 일이 많았어 요. 그런데너무 밖으로 나가니까 그런 부분 때문에 또 부딪히게 돼서 이래 저래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특히 아주머니들끼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거기서 들은 이 야기가 저에 대한 잔소리로 바뀌어서 올 때면 정말 속상했죠. 그런 일들이 생길수록 빨리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조급해졌습니 다.

 Y양 저는 건강이 정말 안 좋아졌어요. 일단 소화가 잘 안되니까 음식을 잘 안 먹게 되고, 안 먹다 보니 위가 안 좋아져서 약을 먹게 됐죠. 원래 식성이 정말 좋은 편이어서 먹는 것과 관련된 문제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게다가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가 일어난다는 말이 제 이야기가 될 줄은 정말 몰랐고요.

특별한 이유 없이 밤에 잠이 안 와서 못 자는 날이 많아지니까 몸에 피로가 누적돼서 낮에 뭘 해도 집중 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어디 하나가 문제라기보다는 몸 전체적으로 스트 레스 때문에 기능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이런 저런 치료를 받는 것보다도 취 업이 되면 건강도 저절로 좋아질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 양 바라는 게 있다면 빨리 세계경기가 좋아져서 모든 대학생들이 취업 걱정 하지 않았으면 하는 거예요. 과거처럼 누구나 취업이 되는 시대가 오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제 뒤의 세대들은 저보다는 좀 편한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네요.

벌써 2013년에 대해 어두운 전 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용기 잃지 않고 즐겁게 인생을 살 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Y양 저도 크게 다르 지 않아요. 기업에서 신입을 많이 선발했으면 좋겠고, 학생들이 자신이 원 하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물론 저 처럼 취업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없어졌으면 하고요.

좀 더 인생을 즐겁게 즐기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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