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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3.02.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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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POWER┃파워우먼 이언경 채널A 편성본부 아나운서 팀장

 

 

 

머리 희끗희끗할 때까지

방송 오래오래 하고 싶습니다!

여자 아나운서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생방 송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의 실력과 아나운서계의 장서희라고 불릴 정도의 미모까지 갖춘 채널A 이언경 아나운서. 그녀는 지방 방송국의 계약 직 아나운서에서 종합편성채널 편성본부 아나운서 팀장이 된 보기 드문 경 우이다.

아나운서 지망생뿐 아니라 동료 아나운서, 나 아가 일하는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 다. 편하게 말해도 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동그랗게 눈을 뜨고 정확한 발음으로 인터뷰를 하는 그녀를 보면서 천생 아나운서임을 느꼈 다.

 

 

 

어릴 적부터 텔레비전 보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연예부 기자를 꿈꾸며 신 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텔레비전 보는 것 외에 잡지, 만화책 보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래서 막연히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원론 수업이 많아서 딱딱하고 재미없었죠. 과목이 열 개라면 한두 개 빼 고는 마음에 들지 않았을 정도니까요.(웃음) 그래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 은 돈으로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나름 알차게 대학생활을 했습니 다. 그런데 제가 졸업할 때쯤 IMF 사태가 터졌고, 채용 자체를 진행하지 않 는 기업이 대부분이었죠.”

취업할 곳이 없었던 IMF 시절,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부산 KBS 리포터직에 응시한 그녀는 이렇게 방송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리포 터 시험에는 떨어졌지만, 저를 눈여겨본 방송국 차장님께서 일을 제안하셨 어요. 라디오 방송 잡무로 시작해 6개월 동안 라디오와 TV 방송작가, 리포 터, MC 등 다양한 일을 했죠.

아나운서 지망생 대부분이 방송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배우지만, 저는 현 장에서 직접 배운 셈이죠. 이후 원주 MBC 아나운서 모집공고를 보고 응시 해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응시자 중 유일하게 방송 경험이 있어 채용했다고 들었어요. 지방 방송국은 뽑히면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야 하는 데, 부산에서 카메라 앞에 서 본 경험을 높이 산 거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원주에서의 생활,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한 다. “부산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사투리를 쓴다고 많이 혼났습니다. 인상이 차가워 보여서 오해도 자주 받고요. 가족도 친구도 없는 곳이라 주 말에도 스트레스를 풀 수가 없었고, 몰래 혼자 울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었죠. 팬들이팩스를 보내고, 먹을 것을 보내고, 찾아오기 도 했어요. 그리고 선배님들의 잘 하고 있다는 격려도 힘이 났고요. 하지 만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작은 방송실수가 빌미가 되어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5년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허탈했죠.”

 

 

 

채널A로 이직, 아직 배울 것 많아

나이 때문에 방송사 공채를 보기도 쉽지 않았던 그녀는 특별한 인연을 계기로 MBN에서 8년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게 되었다.“MBN에서 DMB 방송을 개국하면서 라디오 DJ로 일하기로 했는데, 개국이 미뤄지면서 경마 프로그램 MC로 투입이 되었습니다.

그 일로 과천 경마장에 처음 가보게 되었죠.(웃음) 그런데 생각보다 시 청률이 잘 나왔어요. 그러던 중, 한 이사님께서 제게 뉴스를 시켜보자고 제 안하셨고 테스트를 거쳐서 8년 동안 MBN에서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MBN에서 프리랜서에서 정규직원이 된 첫 케이스로 선후배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던 그녀. 그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의 중요한 도 전을하게 된다. “종합편성채널이 생기면서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요.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었고 출산을 앞두고 있어 이직을 고 려하지 않았죠.

또한 임신 사실을 알고 대부분의 방송사가 출산을 하고 왔으면 좋겠다 고 했고요. 그러나 채널A는 임신한 사람은 이직하면 안 되느냐며 되레 망설 이는 제게 힘을 주었죠. 사실 이쪽에는 방송하고 싶은 사람이 넘쳐나기 때 문에 사람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한 모자란 부분은 많은데 배울 곳이 없던 제게 기회이기도 했고요.”

이처럼 여자 아나운서의 큰 고민 중 하나가 결혼과 육아 문제이다. “2007년에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어 요. 결혼과 육아가 일하는 데 방해될 것이라고 하지만, 여자 아나운서에게 결혼은 오히려 플러스알파라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 게 생각할까, 화면에 비춰지는 모습은 어떨까 항상 평가받는 직업이기 때문 에 늘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특히, 계약직 아나운서는 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결혼은 심리적 안정을 주기 때문에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죠. 저도 프리랜서 아나운 서 시절에 결혼을 했는데,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일도 즐기면서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을 오래 하고 싶은 여자 아나운서라면 결 혼과 육아에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현재 이 아나운서는 채널A 아나운서 팀장으로 시사 프로그램 < 이언경의 직언직설>과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직언직설>은 월 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3시 40분 시작해 4시 50분까지 방송하는 채널A 의 주중 낮 뉴스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부터 이름과 시간대가 바뀌었는데, 아직까지‘이언경의 세상만사’ 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여자 아나운서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 하는 것을 높이 평가해주시는데, 채널A 보도본부에 있는 선배님들을 보면 서 제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합니다.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고요. 그리고 채널A는 시작하는 방 송국인 만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합니다. 남녀 성별이나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방송을 맡기죠. 나이 많은 여자 진행자와 나 이 어린 남자 진행자의 조합은 지상파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채널A에서 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여자 부본부장님께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저도 훗날 그러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 각을 해요.”

 

 

 

외모보다는, 내적인 것 가꿔야 해

아나운서 지망생이 닮고 싶어 하는 아나운서로서, 방송생활을 해온 지 15년이 넘은 그녀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면 첫 번째, 상처받지 않아야 합니다. 외모, 말투, 행동 모두 평 생 지적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두 번째, 자기 자신의 상품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합격이 되지 않으 면 왜 되지 않는지 막연히 고민만 하는데, 자신이 시장에 잘 팔리는 물건 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죠.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 기 때문에 대부분 장점에만 몰입하게 됩니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분석해보길 바랍니다. 세 번째, 외모에 너 무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외모에 집착하는 경우 가 많은데, 아나운서는 단순히 미남 미녀가 아니라 인상이 좋은 사람을 뽑 는 것이죠.

물론 성형을 할 수도 있지만, 성형을 해도 자신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인상을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외적인 조건보다는 카메라를 보고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을 했는지, 목소리나 말하는 방법은 어떠한지, 지식이 나 콘텐츠가 풍부한지가 중요합니다.

저도 지금까지도 외모 지적을 받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나이가 들며 외 모가 떨어지는 만큼 노하우가 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외모를 방치 해둬서는 안되죠. 아나운서에게는 외모 관리도 자기관리니까요.”

방송진행자로 오래 남고 싶다는 그녀. 마지막으로 포부를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포부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후배들을 위한 것이었 다.

“스타메이커가 되고 싶습니다. 후배 아나운서들을 채널A의 간판 아나운 서로 만들고 싶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도 가고 싶고요. 아직은 막 연한 계획이지만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아나운서를 오래 하

기 위해서 외모 관리에도 신경 쓰려고요.(웃음) 새해 복 많이 받으세 요.”

글·사진│김선정 기자 trustm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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