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가 나는 방송으로 즐거운 사회를 만들고 싶은, 아직도 많은 꿈을 꾸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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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가 나는 방송으로 즐거운 사회를 만들고 싶은, 아직도 많은 꿈을 꾸는 PD!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4.03.27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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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나른해지는 시간 오후 2시. 주파수 105.3MHz를 맞추면 평화방송 라디오 ‘이동우, 김다혜의 오늘이 축복입니다’라는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하루 중 가장 무료한 시간에 청취자에게 웃음을 주고, 진실한 이야기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 이 라디오 프로그램만의 매력이 아닐까. TV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사람냄새가 나는 미디어, 따뜻함을 가진 감성적인 매체가 라디오다. 때론 나의 무료함을 달래주며 나에게 무언가를 속삭여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친구가 없는 사람에게 말벗이 되어주는 매체. 이러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라디오 방송은 그 어느 매체보다도 솔직함과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믿는 평화방송 라디오국 김태경PD는 언제나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는 방송을 위한 고민을 계속한다. 가슴 따뜻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고민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AM 7:00
이른 아침시간부터 부랴부랴 출근을 위한 준비를 한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 목동역에서 지하철을 탄다. 약 한 시간가량이 걸리는 지하철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라디오국 PD에게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올해 다짐했던 독서도 출근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하고 있다. 독서와 음악 감상을 해도 시간이 남으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페이스북을 체크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본다.

AM 9:00
방송국에도 도착하면 오늘의 방송을 구상하며 업무일지, TO DO LIST를 작성한다. 미리미리 방송 구상을 하지 않으면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방송 원고를 검토하고, 음악을 선곡하며, 작가들과 사전 논의를 진행한다. 2시 생방송을 위한 큐시트 작성은 방송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이다. 방송준비와 동시에 광고들을 확인하고 편집을 한다. 이러한 모든 방송준비를 끝내놓고서야 점식식사를 한다.

▲ 김태경 평화방송 라디오국 PD
점심 식사가 끝나면 여유시간을 이용해 음악도 들으면서 진행자, 게스트와 사전에 미리 만나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생방송을 준비한다. 오후 2시에 본격적인 생방이 시작되면 준비했던 모든 것을 생방송동안 쏟아 붓는다. 엔지니어들과 작가, 진행자 사이에서 각자의 업무를 조율하며 사인을 보내고, 의견을 수렴하는 등 분주하게 보내다보면 오늘 방송이 끝난다. 방송 후에는 간단한 피드백과, 내일 방송을 위한 아이디어 구상, 출연자 섭외로 다시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식적인 퇴근 시간은 6시지만 이런저런 일을 하다보면 퇴근 시간은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PD라는 직업?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화려하진 않더라
방송국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멋있게만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PD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사람들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PD가 왕처럼 모든 걸 지시하고 진행하는 줄 아는데, 진짜 하는 일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하나로 모아서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챙겨주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로에게 전달도 해주고, 연예인 섭외 등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인 것 같다. 물론 최종 의사결정은 PD의 몫이라 중심을 잡고 팀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PD의 역할이다. 하지만 서로가 호흡을 맞춰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방송도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진실성과 재미로 청취자의 마음을 사야 그들이 한번이라도 더 방송을 들을 것이다. 출연자 섭외도 그들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어야 우리방송에 나오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준비했던 8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잠자는 시간을 빼곤 온전히 나만을 위해 사용했다. 아침 8시부터 신문읽기 스터디를 비롯해, 키워드를 정리해보며 상식공부를 했고, 논작 스터디, 스피치 연습까지 치열하게 살았다. 매일을 이대로 출근하며 열심히 준비하며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미래의 상상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막상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그때 꿈꾸던 모습은 이 일의 일부분이더라. 미처 알지 못했던 PD라는 직업의 내면을 보고 있긴 하지만, 꿈꾸던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사람을 죽이는 일 빼고는 다 해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껴
대학생 때부터 내가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는데 노력했다. 봉사활동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교환학생도 가보고, 미국 대사관 인턴도 해보고 정말 다 해봤다. 주중에는 학업에 집중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와서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도서관에 앉아서 책만 읽는다고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니 알겠더라. 남들과 똑같이 기본적인 조건만 갖춰놓은 상태에서 경쟁하면 큰 그림을 볼 수가 없다. 성실성이 보장되는 기본만 해놓고 난 뒤에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한 사람끼리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서로 경쟁만하면 지치고 피곤해진다. 약간의 사회적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실제로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좋다. 그런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클 수 있다. 나 또한 취업과정에서 다양한 활동을 어필했고,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보여줬더니 취업의 문이 열리더라.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 많다. 같은 상황과 조건을 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른 이유는 사람마다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종교 방송이다 보니 타 방송국에 비해 시설이나 환경이 풍요롭지는 않다. 그래도 있어보니깐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일을 하면서 행복함을 느끼고, 방송을 통해 즐거울 수 있는 것이 진짜 행복함이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내 태도와 마음가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더라. 가톨릭 방송은 이곳이 유일하다. 삭막한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일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컨텐츠를 가지고 ‘ONLY ONE’이 되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

PD라는 일은 긍정적인 사람, 좋은 인상과 에너지를 주는 사람, 순발력이 있는 사람을 요구하는 것 같다. 많은 청춘들이 충분한 자기탐색시간을 가지고 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그리고 잘 맞는 일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 꿈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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