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VS 자발적 비정규직, 대학생들이 말하는 고용 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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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VS 자발적 비정규직, 대학생들이 말하는 고용 트랜드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4.05.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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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학생기자

2014년 KBS 연기대상 주인공은 ‘직장의 신’ 미스 김, 김혜수 였다.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고 나를 위해 일한다.”는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 김의 당찬 모습은 대한민국의 정규직들에게도 매력적이었다.
70%의 고용률을 목표로 잡은 우리 정부는 북유럽의 시간제 일자리에 관심이 많다. “네덜란드에선 근로자 절반이 시간제 근로”, “알바천국, 스웨덴” 등의 기획기사 제목이 연초에 신문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게다가 작년 11월에는 2017년 까지 정부가 공공기관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1만 6천 500여명을 채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고 있는 한국의 고용시장도 북유럽 형태의 비정규직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용의 유연화 속에서 정규직(풀타임 근로자)구직, 자발적 비정규직(시간제 일자리 혹은 계약직)구직에 대한 입장이 다른 3명의 대학졸업반 학생들과 본인들이 생각하는 취업과 고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진행자(황찬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봉주: 기계설계 자동화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봉주 학생이다. 현재 4학년이다.
김연수: 연극이론을 공부하고 있는 4학년 김연수 학생이다.
안해림: 학부에서 영어학, 문예 창작을 복수전공하고 올해 디지털문화정책 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한 안해림이다.

진행자: 오늘 좌담의 주제에 대해서는 미리 공지를 했다. 각자가 희망하는 취업형태, 삶의 방식이 있나? 예를 들면 오늘 주제에 맞게 정규직, 프리랜서, 시간제 일자리 등
이봉주: 전공을 살려 R&D 파트로 취업을 희망한다. 원하는 근무 형태는 정규직이다.
김연수: 우리학과 졸업생들은 보통 잡지사, 신문기자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공연에 관심이 많아서 명동예술극장, LG아트센터 같은 극장에 공연기획, 홍보로 일하고 싶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생각하고 있다.
안해림: 방송사나 공연기획사에 취업하고 싶다. 요즘은 방송, 공연 제작도 외주가 많다. 외주제작사로 취업을 하게 되면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것 같다. 그러나 처음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되더라도 정규직 직장으로 이직을 할 생각이다. 막상 취업할 때가 되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더라.
이봉주: 같은 생각이다. 내 삶에선 안정이 최우선이다. 시간제 근로, 자발적 비정규직은 대한민국에서 아직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김연수: 난 현실 감각이 없어서 그런지(웃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풀타임 근로, 예를 들면 아침 9시 까지 출근해서 저녁6시까지 퇴근하며 돈 버는 일이 나에게는 맞지 않다. 나에겐 책 읽을 시간, 글 쓸 시간, 공연 볼 시간 등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그 일을 하루 종일 하는 건 무리다. 근무시간, 고용에 억매이고 싶지 않아 자유로운 자발적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것 같다.
안해림: 난 연수의 말도 공감하고 봉주의 말도 공감한다. 꿈과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살아가고 싶지만 쉽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고용이나 생활이 안정적이진 못하다. 그래서 현실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북유럽과 한국은 차이가 있다. 북유럽에서 시간제 일자리, 전문 프리랜서 직이 많고 만족도가 높은 것은 복지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북유럽 수준의 복지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내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기에는 불안하다. 복지가 충분히 나를 보호해준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간제 일자리, 계약직으로 일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진행자: 점점 고용형태가 불안한 사회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다. 그런 경향에서 보면 자발적 비정규직자 들이 생겨나는 것을 대해 어떻게 봐야하나, 그리고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 있을까?
안해림: 사실 자발적 비정규직이 많아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다들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 비정규직으로 지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이 많아 지는건 고용 탄력제 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정책이나, 정규직을 뽑기보다는 그때그때 계약직을 고용해서 쓰는 기업의 효율적 운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발적 비정규직이 많아지는 추세라면 어차피 평생직장의 개념이 이젠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수: 내 주변에 자발적 비정규직을 희망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거지, 고용현황이 불안해서 자발적 비정규직을 택한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내던질 순 있을 것 같아 보인다. 결국 안정적 정규직을 얻는 것이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청년들이 보다 개성을 추구한다거나 나를 소중히 하자는 메시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수직적 구조를 비판하고 수평적 구조를 추구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이봉주: 아직까지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가기위한 과도기적인 신분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 또한 인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보상도 정규직에 비해서 열악하다. 그래서 자발적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되지 못한 자의 제한된 자발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진행자: 듣다보니 각자 취업하고 싶은 직종부터 근무 형태 까지 다양하다. 정규직 이든 비정규직 이든 각자가 생각하는 근무형태의 한계와 장점을 말 하고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김연수: 비정규직 근로자로서 안정된 수입을 벌지 못하는 점은 분명히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정규직 풀타임 근로자 생활은 잘 맞지 않는다. 내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점이 내가 생각하는 비정규직의 장점이다.
이봉주: 난 연수와 반대다.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며 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수 있지만 내 삶에서 우선순위는 안정이다. 그래서 다들 정규직 얻으려는 것 아닌가.
안해림: 봉주가 정규직은 시간적 여유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비정규직은 전문성을 겸비한 잘 나가는 프리랜서가 아니면 경제적 여유가 없다. 비정규직의 한계라고 본다. 아직 취업에 대한 분명한 결정은 못했지만 지금은 현실을 고려한 정규직에 더 마음이 쏠린다.

진행자: 이상으로 좌담을 마치려 한다. 세 명 바쁜 시간을 내줘서 감사하고 올해 모두에게 좋은 일 있길 바란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과 황찬수 학생기자
hcs85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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