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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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오명철 기자
  • 승인 2014.08.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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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직업능력개발 정책연구기관으로 비상!

1997년 설립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직업교육훈련정책과 자격 제도에 관한 연구,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등 직업능력개발에 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직업교육훈련의 활성화 및 국민의 직업능력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국책연구기관이다. 2012년도 연구원 예산은 419억 원이며, 그 중 정부출연금은 177억 원, 자체수입이 242억 원이었다. 2012년 전체 사업비는 278억 원인데, 1998년의 사업비가 31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주요 정책고객은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이다.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직업능력개발 정책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직업능력개발원 박영범 원장을 만나 직능원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본다.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유사한 연구소, 기업, 기관이 많습니다. 다른 기관과 차별화 되는 직능원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연구기관임에도 기관명에‘연구’가 빠진‘개발원’인 이유는 사업 가운데 정책연구도 있지만 정부 정책과제를 지원하는 사업이 많기 때문입니다. 직업능력개발평가센터에서는 정부의 위탁을 받아 민간부문의 훈련기관이나 훈련과정이 정부가 인정하는 요건에 충족하는지를 매년 평가합니다. 평가결과에 따라 훈련기관이나 훈련과정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되죠. 올해부터 모든 중앙 정부부처에서 실시하는 훈련과정에 대한 평가를 주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지자체가 실시하는 훈련과정에 대한 평가도 할 예정입니다. 마이스터고지원센터와 직업교육선진화지원센터에서는 고교 졸업생의‘선 취업-후 진학’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업무를 하고 있는데, 올해 초 고졸취업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기관이 대통령표창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기여할 고졸취업문화를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히 큽니다. 또한 진로정보센터에서는 진로정보 제공, 교사과정개발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직업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민간자격관리센터에서는 일정요건을 갖춘 민간교육훈련기관의 등록을 받아 관리하고, 민간자격 중 요건을 갖춘 자격을 국가가 공인하는 작업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커리어넷도 작년 방문자 건수가 4억 건이 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초 국가직무능력 표준교육과정 개발운영지원센터를 개소하였는데, 박근혜정부의 주요 정책과제 중의 하나인, 학력이 아닌 능력이 기반되는 사회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하신 지 1년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원장 취임 이후 직능원의 캐치프레이즈를‘행복한 일자리, 역량이 있는 직업인, 직업능력개발원이 동행합니다’로 바꿨습니다. 일자리가 있으면 행복하고, 그렇게 되려면 직업역량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국민 개개인이 갖도록 우리 원이 같이 가면서 지원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실현하고자 내부적으로는 기관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명이 넘는 인력을 충원하였고, 정책 기여도를 제고하기 위해 동향·데이터분석센터, 진로·직업정보센터, 국가직무능력 표준교육과정 개발운영지원센터(NCS센터) 신설 등 조직을 개편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말씀드리면, 우선 고졸취업문화 정착을 위한 싱크탱크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점입니다. 마이스터고 지원센터, 직업교육선진화지원센터 등 전담조직은 물론 전사적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 및 사업을 수행하는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방금 말씀드린 대로 지난 1월 대통령표창을 받았습니다. 또한 개원 15년을 정리하고 향후 직능원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직능원 전체 연구역량을 결집하여 연구총서 <직업능력개발의 비전과 과제>를 발간하여 향후 5년간 국가의 직업능력개발 정책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원의 주요 정책고객인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때로는 정책갈등을 겪기도 하는데, 제가 취임한 이후에는 두 부처 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청소년의 건전한 직업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고등학교 교과서의‘일과 직업’내용을 분석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과 총론 부분의 개정 고시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외에도 직능원의 성과에 대한 언론보도 건수가 2011년 700건에서 2012년 1,560건으로 확대되었으며, 세미나 및 토론회 개최 건수는 두 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유네스코 산하 UNEVOC(UN직업교육훈련국제센터)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센터로 지정되고, 제가 이탈리아 정책연구훈련기관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국제적 위상을 보다 제고하였다고 자부합니다.

박근혜정부 출범에 따른 직능원의 연구방향 변화도 예상됩니다.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요?
새 정부가 출범함으로써 새 정부 관련 정책공약 이행을 지원할 것입니다. 고용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를 파악해서 지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향후 5년간 직능원은 7개 분야를 중점으로 미래지향적 연구 및 국가 정책사업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각 분야는 인재정책의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적자원개발정책, ‘일이 있어 다 같이 행복한 나라’를 지원하는 일자리 창출, 미래 고숙련 사회를 대비하는 고용·직업능력개발, 일-학습-능력의 융합을 지원하는 직업교육, 모든 이의 생애전반을 지원하는 진로교육, 일-교육훈련-자격의 선순환 체제를 지원하는 자격제도, 그리고 글로벌의 중심 KRIVET으로 비상하는 국제협력입니다. 또한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중 청년일자리 창출,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구축 및 구현, 직무능력평가제 도입, 자유학기제 도입, 개인맞춤형 진로설계 지원(상담교사 확충, 체험 의무화), 고졸취업 중심 교육체제 강화, 전문대학을 직업교육 중심대학으로 육성 등에 있어서 직능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국가직무능력표준교육과정개발운영지원센터(NCS센터)를 신설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직능원은 국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갖고 새 정부의 정책이 조기에 올바르게 방향을 잡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를 강화하고, 정책 집행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직능원의 모든 연구개발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직능원의 모든 연구사업은 정책고객 수요자의 의견수렴 및 요구에 부합하고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직능원은 기관 경영 및 연구사업에 정책고객 수요자의 참여와 의견 개진 기회를 크게 확대하고 있고,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여 연구사업을 발굴하거나 관련 연구사업에 의견을 반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지난해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하는 직능원의 고객만족도 점수가 대폭 상승되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특히 정책고객의 고객만족도가 매우 높아졌죠.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이신데, 현재 노동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일자리 창출 해법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신다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문제점은, 우선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고용호조세는 인구구조의 변화, 즉 고령화에 따른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며, 계속 이어질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고용률이 낮고 근로시간이 긴 편입니다. 근로시간당 GDP(경상가격, USD)로 표현된 노동생산성이 OECD 주요국의 절반 수준(28.3 vs 51.8)에 불과합니다. 또한 비정규직이 너무 많고 노동시장에서의 격차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며,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가 미흡하여 청년층의 취업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령자의‘인생이모작’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고 있지 못한 상황이고, 육아 부담 및 적절한 일자리 부족 등에 따른 여성의 낮은 고용률도 개선하여야 할 문제입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장 우선적인 관심사도 여기에 두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민·관의 대타협도 필요합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추진되어야 하고, 중견기업을 많이 만들어내는 정책 지원 노력 역시 필요하죠. 또한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확대되어야 하고 청년 창업의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대학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면서 고졸취업 지원정책도 지속되어야 하며, 정년연장도 임금피크제 도입 등 내부노동시장 개편과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직업훈련 확대 등을 통한 고령층의 일자리 취업역량 역시 강화되어야 하고, 육아지원과 단시간근로의 활성화 등을 통한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 및 경제활동 참가도 촉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잘 해결된다면 일자리는 크게 늘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서 정부, 학교, 기업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최근 박근혜정부에서도‘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국가전략 1번으로 선정하는 등 미래인재 양성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분야의 고급인력을 길러내는 고등교육(연구)기관의 설립이나 운영 지원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인재정보체제 구축이나 시장에서 양성이 어려운 인문(문학, 역사, 철학) 분야의 고급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학생 선발과 교육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필고사 위주의 학교성적이 아니라, 창의력이나 리더십과 같은 잠재된 능력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여 이를 계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인재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이고 리더십을 가진 인재이기 때문이죠. 기업은 좋은 인재를 뽑는 방법과 산업현장에서 활용하고 능력을 키우는 데 보다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력(학벌)이나 영어 지필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능력을 가진 인력을 선발하는 현재의 우리나라 기업 관행은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바람직한 방법은 특정직무 분야별로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뽑아,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로 양성하는 것입니다. 즉, 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하도록 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일을 하면서 동시에 OJT, FJT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등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미래인재를 양성해야만 변화하는 경제구조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채용시장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작년 10월, 개원 15주년을 맞이하여 청년 일자리에 관한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나타난 것이 청소년기부터 진로교육 및 취업교육을 국가가 주도하는 독일 외에, 청년 일자리 창출은 모든 나라의 공통된 문제라는 것입니다. 영국의 예를 들면‘Catch 22’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기업들은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구하는 반면 젊은이들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험을 쌓지 못하여 취업이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죠. 따라서 젊은이들이 진로에 대해 명확한 생각을 일찍부터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대학을 가기보다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일단 직장생활을 하고 다시 대학에 진학하거나, 일하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합니다. 직능원 추계에 의하면 상위 10개 대학을 제외하면 대졸자의 생애임금이 고졸자보다 10% 정도 적습니다. 일단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1학년 때부터 하고 이후 설정한 진로에 따라 차근차근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능원의 커리어넷은 청소년, 대학생, 구직자들에게 필수적인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커리어넷은 앞으로 어떤 사이트로 거듭날 것인지요?
커리어넷(www.career.go.kr)은 국민들의 진로설계와 직업선택을 지원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이트입니다. 커리어넷은 이용자들에게 심리검사, 진로상담, 직업·학과정보, 진로지도 자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년 90만 명의 이용자들이 새롭게 가입하고 있으며, 현재 누적 회원 수가 670만 명입니다. 1년에 280만 건의 심리검사가 실시되고 있으며, 1일 평균 페이지뷰가 120만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심리검사와 진로상담 분야의 독보적인 사이트가 바로 커리어넷이죠. 직능원에서는 최근 이용자들이 모바일 기기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여 보급하였습니다. 심리검사, 미래의 직업세계, 진로상담 앱을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커리어넷은 국민들의 진로설계를 지원하는 정보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합니다. 작년까지 20억 원을 투자한 커리어넷 고도화사업을 완료하여 이미 기초를 만들었습니다. 향후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구직자, 기업체 등 진로 및 취업과 관련된 모든 국민들이 커리어넷의 정보를 활용하고, 커리어넷을 통하여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커리어넷을 더욱 발전시킬 것입니다.

이제 직능원은 고용정책을 아우르는 종합 정책연구기관입니다. 향후 직능원을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지요?
직능원의 4대 핵심가치가 연계성, 실효성, 경제성, 신뢰성인데요. 이것들이 모두 경영철학이나 조직운영방식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이 되어야 하고,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며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밖으로부터의 신뢰, 조직구성원 간의 신뢰,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특히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해 신뢰를 손상시킬 사건이 조금 있었습니다만, 이를 모두 공개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였습니다. 투명한 절차와 정보 공유, 규정 준수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교육훈련과 고용의 연계를 주도하는 글로벌 직업능력개발 정책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비전을 통해 실효성이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국책연구기관, 국민의 평생고용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공공기관, 신뢰와 상호존중의 조직문화 기관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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