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통해 감성을 연기하는 두 연극배우가 젊은 청춘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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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감성을 연기하는 두 연극배우가 젊은 청춘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4.08.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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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Dream Mentor - 연극배우 김다흰, 전석호

33살의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 시완. 그는 고등학생 시절을 그리며 한 친구를 떠올린다. 그 친구를 기억하며 노래도 부르고 콘서트도 열게 된다. 시완이 그렇게 그리는 친구는 주혁. 이들은 14년 전 서로 터키에 대한 동경을 하며 서로 음악도 함께 공유하는, 서로의 인생에서 매우 영향력이 있던 친구지만 사소한 계기로 인해 서로를 볼 수가 없게 됐다. 30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서로를 그리워하고 추억하지만 여전히 만날 수 없는 그들. 같은 시공간 속에서도 바라볼 수 없는 두 남자의 이야기가 바로 연극‘터키 블루스’다. 대학로 연우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감각적인 연극의 주인공을 만나 극중 시완과 주혁이 아닌, 배우 김다흰, 전석호를 알아보자.


대학로에 위치한 조그마한 소극장을 찾았을 때 처음 든 느낌은 아담하고 매우 이색적이란 느낌이었다. 여행을 소재로 한 연극을 진행하다보니 공연장은 현지 느낌을 낼 수 있는 소품들로 가득했고, 조명과 소극장의 분위기는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실제로 평일 공연인 날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매진이었고,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소극장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여행의 추억을 회상하고, 감성적인 음악과 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을 통해 만드는 연극, 그 속에서 느끼는 것들
터키 블루스 이전에도‘인디아 블로그’라는 연극을 공연했고, 이 연극을 끝내고나면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작품도 공연할 예정이다. 여행을 배경으로 한 연극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 연극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공통점은 사실 여행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다. 연극을 준비하기 전에 무작정 여행을 떠나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소스를 얻고, 돌아와서 모든 것을 쏟아낸 다음 플롯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 비록 연극 준비를 위해 떠난 여행이지만 실제로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청춘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다흰 씨는“젊은 청춘들에게 여행은 진짜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저 역시도 생의 첫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후 감히 제 인생이 변했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내가 주인공이고 주변 사람들은 조연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도 해보면서 세상에는 수많은 개개인들이 살아가고 있고 그들은 자기 삶에서 모두 각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조연일 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다양한 시각과 폭넓은 사고를 가지게 된 것이 여행이었죠.”라고 말한다.
반면 석호 씨는“여행을 떠나게 되면 사람이 매우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내가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여행을 가게 되면 음식 메뉴 주문을 하는 것부터 버스를 잘못 탈 수도 있는 등 사소한 것들을 실패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은 것 같아요. 그래서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보면서 내 현재 삶이 잘못됐구나를 느끼더라도 음식을 잘못 시켰을 때 다시 시키는 것처럼 새롭게 다시 살아가보자라는 의지를 불태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관대해지고 너그러워 져서 좋아요”라고 여행의 매력을 전했다.


▲연극배우 전석호
연기를 통해 기억을 기록하기, 연극배우이기에 가능한 일
일반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인화하거나 블로그, 개인의 SNS에 업로드 하며 그 당시를 기억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두 배우는 자신의 직업인 연기를 통해 여행 당시의 기억들을 기억한다고.
“저희는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이나 분위기, 생각들을 모두 쏟아내 연극을 만들어요. 연극을 만들기 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공연이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스토리가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특별함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죠.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돌아와서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이 연극이라는 것이 신기해요. 여행지에서 느꼈던 기분을 노래로 만들고,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해주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연극배우의 삶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즐겁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은 있다. 언제나 라이브로 진행되는 연극은 비가 오나 눈이 와도 매일 정해진 공연시간에 시작되어야 하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일 수 있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는 늘 똑같은 대사와 감정이 반복되는 일이다.
또한 연극이 이뤄지는 무대는 다른 공연들에 비해 관객들과의 거리가 가까워 실수나 기분, 작은 표정변화 하나까지도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많다.
이에 대해 석호 씨는 “Show must Go!라는 말이 있어요. 정말 동감하는 말인데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배우는 공연을 해야 하거든요. 가끔 이럴 때는 비인간적인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제가 중3때 연기를 시작하면서 이달형이라는 선배한테 연극을 잠시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 형의 집에서 잠시 지내기도 했었습니다. 그 집에서 대학로가 보였는데 그곳을 바라보며 나도 언젠간 저 곳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것 같아요. 2007년에 그 꿈을 딱 이뤘을 때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요. 가끔은 비인간적이고 고된 배우로서의 삶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처음에 가졌던 그 설렘이나 꿈, 관객들과의 소통 등을 생각하면 나이를 먹고 늙을 때 까지도 배우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연극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다흰 씨도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밖에서 보면 연극배우의 삶이 쓸쓸해 보인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즐겁지 않아도 즐거운 척을 해야 하고, 아파도 아픈 티를 내서는 안 되는 삶이죠.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배우는 정말 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만족 할만한 일은아니거든요. 보통 작품제로 계약을 하는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고 나면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배우는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열정이나 인품, 자기에 대한 확신 같이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연기고, 연기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고, 열정이 남아있다면 연극배우로서의 편하고 즐거운 삶 자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연극배우 김다흰
힘들어하는 청춘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들
이렇게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삶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가끔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한다. 살아다가보면 업무적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정신적인 압박도받게 되지만 자신만의 견뎌내는 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들.
다흰 씨는“삶에서 슬럼프가 찾아 왔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특별한 기술이나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을 가지고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그 슬럼프는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도 슬럼프가 오면 지금 당장은 힘들고 지치지만 더 나은 나를 기대하며 버티고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다 괜찮아 지더라고요.”라고 자신만의 슬럼프 극복 방법을 이야기했다.
반면 석호 씨는“참고 버텨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단을 빠르게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슬럼프를 참고 버텨낼 수 있다는 자신의 판단과 믿음이 있다면 참고 견뎌내도 되겠지만 안 되는 것을 미련하게 잡고 있는 것 보단 빨리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빨리 포기하고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명하죠.”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반되는 분위기와 성격을 가진 두 배우는 삶을 살아갈 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슬럼프에 대해 해결하는 방법, 특별한 배우로서의 삶 등을 이야기하면서도 포커스는 청춘들에게 조언이었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들은 이 글을 읽을 젊은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석호 씨는“저는 두 가지 꿈이 있는데요, 하나는 사람들이 연극을 많이 보게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가 들면 문화 소외지역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공연도 보여주고, 그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요. 어린 아이들과 같이 놀고 즐기면서 문화 공연을 함께 만들고 보여주고,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만들어주는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것이 제 꿈이에요. 제가 이렇게 꿈을 가지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처럼 젊은 친구들도 무엇이든 해보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분명히 알고,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으로만이 아니라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가지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세요. 바빠서 안 되고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다는 핑계 따위는 대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행동한다면 그 과정에서 인품은 저절로 잘 다듬어져 생겨날 것입니다”라고 당부했다.
다흰 씨도“저에게 만약에 다시 20대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제 모든 것을 다 주고서라도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그리운 시절이에요. 저는 그만큼 청춘을 사랑합니다. 청춘이 가진 힘을 믿고 자신들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를 젊은 친구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20대는 아니지만 아직 그래도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제 청춘을 저의 꿈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저는 송강호씨와 전도연씨가 나오는 작품은 어떤 것이든 믿고 보거든요. 저도 사람들에게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배우 김다흰이 나오는 작품은 봐야한다는 그런 것, 믿고 찾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저를 믿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꿈도 꿀 수 있는 거예요. 젊은 친구들도 자기 자신을 믿고 좀 더 들여다보면서 빛나는 청춘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고 격려를 잊지 않았다.
전혀 다른 외모와 분위기의 두 배우와의 인터뷰를 했지만 그들에게도 공통점은 있었다.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 젊은 청춘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을 해보라고 말하며 격려와 조언을 잊지 않는 따뜻함. 이렇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두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청춘들이 더욱더 빛나는 내일을 가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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