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의 소통으로 만들어진 회사,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허브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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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의 소통으로 만들어진 회사,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허브 꿈 꿔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5.04.2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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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0만 어플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마이돌의 직원 평균 연령은 24.5세. 특이하게도 마케팅 팀원 모두가 특정 스타의 팬클럽 출신이다. 마이돌을 이끌고 있는 이진열 대표 또한 공학도가 아닌 종교, 심리학 전공의 인문학도.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후회보단 꿈을 말하는 이진열 대표를 만나본다.

 종교학·심리학 전공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스타트업 회사 마이돌의 이진열 대표. 비록 공학도는 아니지만 인터넷 50메가를 15,000원에 팔던 중학교 시절부터 PDA를 시작으로 모든 IT 기계를 섭렵했다. 개발자의 마인드보다는 기계를 써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리뷰해주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 전공인 종교학과 심리학도 굉장히 재밌게 공부했어요. 물론 IT에 대한 관심도 계속되었고요.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진학과 IT회사 취업이라는 두 가지 선택을 두고 고민했는데 결국 IT취업을 선택했죠.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하고 결정한 건 아니었고, 그냥 관심있는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마이돌 사무실이 학교 안 건물에 있다 보니 가끔 전공 교수님들과 마주칠 때면‘언제 대학원 올거냐’고 웃으면서 묻기도 하십니다.(하하)”
 이 대표가 지금의 마이돌을 만들 수 있었던 건 2012년, 물건공유 서비스를 아이템으로 했던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서다. 하지만 이 대표가 회사의 마케팅 팀원으로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결국 이 대표는 투자자와 창업주에게 혁신적인 제안을 하게 된다.
 “당시 회사의 수익은 없는 상태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개발자들과 기획자들이 있다 보니 이대로 가다가는 아이템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없어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주분들만 남기고 거의 팀을 새로 짰는데 이것이 마이돌의 시작이 된 거죠. 물론 다른 스타트업 기업과는 다르게 이미 주주가 있었고,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운영자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팬들의 자발적 참여, 예상치 못했던 큰 도움
 새로운 팀 구성을 기반으로‘잠금화면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시작한 마이돌은 메시지를 통해 스타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잠금화면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과 포맷을 정하면 시간대별로 아이돌 멤버들로부터 메시지가 오는 서비스인데 팬들이 직접 만들고 12개 언어로 번역까지 한 메
시지가 서비스에 적용된 것이다. 한국 스타 뿐만 아니라 중국 스타들까지 총 90여 명이 넘는 스타 중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여기에 스타의 스케줄이나 영상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다.
 “아이디어가 나오고 실제 이 어플을 기획,디자인, 배포하는 데까지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어플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팬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죠. 직원들이 직접 팬 카페나 스타 커뮤니티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팬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분석했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플을 이용해 본 팬들이 직접 바이럴 마케터의 역할까지 해주셔서 2개월 만에 다운로드 회수 200만을 돌파했습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팬들의 언어와 방식을 배워 어플에 적용하고 있고요. 일반인 코스프레라고 해서 자신이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숨기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것도 팬들과의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실제 직원을 선발하는데 있어서도 팬들과의 소통,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사업의 키포인트라고 판단해서 마케팅팀 전원을 팬 활동 이력을 가진 지원자들로 선발했습니다.”
 2014년 2월, 서울대학교 안에 자리하고 있는 SK플래닛 인큐베이팅센터에 입주한 마이돌은 현재 직원 14명(평균 나이 24.5세), 어플 850만 다운로드의 회사로 성장했다. 그리고 어플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외주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과 함께 투자자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은 유저를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분들께도 지금 당장 펼칠 수 있는 사업이나 수익을 어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봤을 때 유저확보를 통한 점차적인 사업 성장가능성을 어필하고 있고요. 처음부터 주주가 있는 회사를 운영하긴 했지만 실제 자금부분에 있어서는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고 있고, 무엇보다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아
이템과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직원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창업 전, 현실적인 요소 충분히 고려해야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에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 브랜드까지도 전달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마이돌이 되겠다고 말하는 이진열 대표. 이를 위해 이미 인터넷 몰을 만들었고 현재 트래픽과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스타를 통해 우리의 문화와 브랜드를 전달하면서도 저희 어플을 한류라는 틀 안에 한정짓고 싶진 않아요. 해외 스타들도 최대한 많이 구성해서‘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두 다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아시아권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큰 꿈을 꾼 것은 아니다. 순간순간의 변화에 대응해 온 것이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했다. 공학도로서의 기술력이 없었기에 오히려 더 독특하게 회사를 운영해 왔다고 말하는 그에게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했다.
 “저도 급여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갈 정도로 피 말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창업은 꿈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결국은 돈을 벌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아이템이 돈을 벌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확실한 기술력이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고객이나 유저를 모을 수 있는 것인지 분명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 신분일 때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엇이든 실행해 보세요. 그런 경험들이 현실을 알게 해주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글·사진│이상미 기자 job@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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