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지식 쌓기 아닌, 삶에 대한 성찰의 자세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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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지식 쌓기 아닌, 삶에 대한 성찰의 자세 가져야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5.04.2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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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인터뷰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채용시장의 인문학 요소 도입이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대답이 많았고 진짜 인문학 역량은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의도로 인문학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인문학적 인재, 그러한 인재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들어보았다.

 

‘평소 사람들과 깊이있게 대화하고 자아성찰 하는 습관 가져야’
신영철 우리은행 인사부 과장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지속된 장수 기업은 우리은행을 포함하여 6개 기업 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기술이나 트렌드가 급변하는 환경에 살고 있는 것이죠. 기업들은 이제 고객이 선호할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미리 파악하고 변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세상사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인문학적 소양이 중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그 분야에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가 필요했지만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한 분야에만 정통한 사람보다는 폭넓은 시야와 가치 창출능력을 지닌, 다시 말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가 필요합니다.
은행업은 특성상 사람(고객)을 대하고, 사람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며, 사람으로 인해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과 깊게 소통하는 능력, 협력을 통해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팀워크, 그리고 창의적인 마인드가 은행원이 가져야 할 핵심역량입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해서 묻고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문학적 소양은 은행원이 갖추어야할 덕목 중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2015년 채용 실시계획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서류 전형 시 자기소개서 항목에 인문학적 소양을 관찰하는 내용을 비중 있게 포함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지난 채용에서 본인의 삶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도전, 성공, 실패, 지혜, 배려, 행복’등의 다양한 키워드로 에세이를 쓰는 항목과 ‘귀하의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미친 책을 선정하여, 그 이유를 말해보시오’등의 항목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 한바 있습니다.
면접전형에서도 본인의 가치판단과 대인관계를 평가하는 질문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집단과제 수행 등을 통해 협동심과 리더십을 관찰하도록 하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인문학적 역량에 대하여 부담을 느끼고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문학이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쉽게 말해 ‘사람에 대하여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고객을 진심으로 응대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람, 동료직원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이 바로 인문학적 역량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가족, 친구, 선후배 등 다양한 사람들과 깊이 있게 대화하고, 자아 성찰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마음으로 대화가 통하는 지원자가 될 것입니다.
 

‘인문학 도서를 활용한 통섭역량면접’시행해
박세혁 KB국민은행 채용담당/대리

‘스펙초월’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인문’,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원자 채용 이라는 채용 트렌드는 계속 지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인성’검증에 대한 공감대가 높으며, 자극적인 미디어에 장기간 노출되고 익숙한 지원자들 사이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통하여 성숙하고 건전한 사고를 갖춘 지원자를 더욱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지원자들이 인문학을 통해 역사나 철학에 대한 지식을 보고자 한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삶 속에서의 기본적인 인성에 대한 가치관을 보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인성을 측정한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인문학 도서를 통하여 지원자들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은행의 경우 고객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인문학 도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이 고객으로부터 더욱 진정성 있는 공감과 소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KB국민은행은 대표적으로‘인문학 도서를 활용한 통섭역량면접’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인성면접의 한 형태로 지원자가 자기소개서 작성 시 기재한 인문학 도서를 면접위원들이 사전에 미리 읽고 지원자들과 토론하면서, 면접 시 책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아닌, 책을 통한 지원자의 경험과 인성 그리고 가치관을 알고자 하는 것 입니다.
KB 국민은행은 “신입행원 요구역량 3C”를 원하고 있는데, 요구역량인 3C는 Communication(고객과의 소통), Co-operation(직원간의 협업), Creativity(창의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가치 창조형 인재’라는 인재상을 통해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주제로 고객과 깊게 소통할 수 있는 역량, 인문학적 감성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Followship,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역량을 갖춘 ‘통섭형 인재’를 채용합니다.
꾸준하게 OPEN채용을 통하여 다양한 역량의 인재 채용을 추구해온 KB국민은행은 최근의 ‘탈스펙’을 통한 스펙 초월 채용 트렌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고민 중 입니다. 기존의 스펙 중심의 채용에 의하여 스펙 채우기에 익숙한 지원자들에게 ‘스펙초월’이라는 채용 트렌드의 변화 자체가 어려울 것입니다.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왜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봤으면 합니다.
어느새 획일화되고 개성을 상실한 지원자들 속에서 기업은 지원자가 본인만의 가치관과 스토리를 갖고 있기를 원합니다.
 

역사나 문학 등의 지식 아닌, 인문학 통한 인성 검증해
이정환 GS칼텍스 인사팀 채용담당자

GS칼텍스는 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 ‘인재’를 꼽고 있으며 이에 따라 ‘GSC Way’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구성원들의 능력 향상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에 지원하고자 준비하는 분들은‘GSC Way’의 가치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회사는 채용 전형의 각 단계에서 ‘GSC Way’의 조직가치와 핵심행동에 기반하여 선제적으로 행동하고 자원과 역량을 결집,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집합테스트 전형에서는 GSC Way 부합도 검사, 직무능력검사, 한국사 시험 등을 시행하여 지원자들이 얼마나 회사에 부합한 인물인지 가려내고 있습니다.
그 중 인문학의 경우, 최근 들어 도입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사실 GS칼텍스는 이미 2008년에 국내 최초로 한국사 시험을 도입하여 지원자들의 인문학적 소양, 그 중 에서도 역사의식을 확인해 왔습니다. 더욱 더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역사의식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 지식이나 시험을 위한 지식보다는 역사의식을 통해 지원자들의 인성과 마인드를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가 큽니다. 지원자의 단순한 스펙뿐만 아니라 인성, 역사 의식 등 다양한 면을 보기 위한 노력이며, 이의 일환으로 최종면접에서는 CEO와 최고 경영진들이 직접 지원자들의 인성과 소양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인 허진수 부회장도 평소 “열린 마음으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정보공유를 활발히 이룰 수 있으며, 창의성을 북돋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직무 역량 있어야 인문학적 역량도 시너지 낼 수 있어
김종요 SK텔레콤 talent mgmt 팀

매니저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바로 애플社스티브잡스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성공 요인에 대해 창의적 아이디어,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인문학의 중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재 선발에 있어서 인문학적 소양은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즉, 인문학적 소양이 있고 없고가 인재 선발의 중대한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기업에는 영업, 기획, 기술, 개발, 재무, 인사 등 다양한 직무가 있고, 각 직무에 필요한 인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상이하기 때문에 모든 인재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할 수 없고, 또 회사생활 하는데 있어서 인문학적 소양이 얼마나 큰 강점이 될 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 및 근거도 없습니다. 다만 본인의 회사와 직무에 관련된 역량에 인문학적 역량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때에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는 것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문학은 철학, 역사, 심리, 사회, 언어기호, 문학 등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수년전부터 유행을 하다 보니, 이제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그 정의와 필요성에 대해서 쉽게 얻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인문학 관련 책이 출간되었으며, On-Off Line 강좌도 많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적 역량 향상을 원하신다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문학 역량이 과연 단기간 동안 취업을 위해 공부한다고 향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인문학은 범위가 너무도 넓고, 학문의 난이도 또한 깊어서 단지 취업을 위해 단 기간 동안 인문학적 소양을 기른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진정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에도 맞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취업준비를 떠나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는 인문학 전공자가 아니고서는 독서가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단, 특정 주제를 갖고 있는 경영 도서나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도서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소설이나 고전 등도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많이 읽고, 또 그 책을 읽으면서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를 해보고, 다양한 인문학자 또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접하고, 좋은 글귀는 메모하고, 또 이를 학업이나 취업 준비하는데 활용해보면, 그것이 바로 인문학을 준비하는 최적의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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