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심리검사 해본 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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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심리검사 해본 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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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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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연재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세익스피어의 희곡‘리어왕’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Who is that can tell mewho I am?)이다. 이인화 작가가 90년대 초반에 쓴 장편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소설에는 매우 혼란스러운 내면을 가졌으며 심지어 욕망마저 또렷하지 못한 인간들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지금도 우리는‘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말로이 어렵고도 본질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답하기는 역시 쉽지 않다. ‘내가 누구인지’라는 어려운 질문을 대신하여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다음의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살아가는 동안 직업을 가져야 한다면 최소한 한 번은 분명히 답해야 할 질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필자가 처음 취업상담을하기시작했을때는그사실을알지못했다. ‘나’에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상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에 힘썼다. 취업을 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정보를 찾아 주는 데에 급급했던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상대가 원하는 나’로 포장하는 자기소개서를 만들고는 함께 흐뭇해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이 일은 일부분 계속되고 있다. 회사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지 내가 어떤 인재가 될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취준생’이 많기 때문이다.
  마치 보통의 사람들이 연애를 시작할 때와 같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 안달이 난다. 모든 행동과 말이 오로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때이다. 하지만 성숙한 ‘사랑꾼’은 자신의 마음을 먼저 본다. 자신이 어떤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상대를 좋아하는지 알기에 그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면 그 뿐, 안달하지 않는다. 내면의 나를 찾아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직업심리검사라는 도구이다.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직업심리검사에서는 흥미와 적성이라고 부른다. 흥미와 적성 이외에도 성격(기질), 능력, 가치관 등에 대한 검사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흥미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직업군을 찾아보는 대표적인 검사가 ‘직업선호도검사’이다. 총 6가지 흥미(현실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관습형) 중에서 자신과 가까운 유형을 알아볼 수 있고 각 유형의 특징과 적성, 선호하는 활동, 적합한 직업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사하는 사람이 복잡한 내용을 미리 알 필요는 없다. 묻는 물음에 솔직하게 객관식의 답을 선택해 나가면 된다.
  직무수행에 적합한 적성을 찾는 검사로는 ‘성인용 직업적성검사’가 대표적이다. 이 검사를 하면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등 총 11개의 적성 요인에 대해서 수준과 적성점수가 표시된다. 흥미 검사나 성격 검사에 비해 학교에서 보던 시험과 같은 느낌이 더 강할 것이다.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입사전형 단계중 ‘적성검사’도비슷한유형이라할수있다. ‘직업선호도검사’와‘성인용 직업적성검사’는 워크넷 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흥미도 검사인 STRONG검사,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는 직업가치관검사가 있고, 성격과 기질을 파악할 수 있는 MBTI검사, 에니어그램 검사, DISC검사 등이 있다. 다요인인성검사, MMPI검사, NEO성격검사 등은 인성검사로 불리며, 기업에서의 인성평가 시에 비슷한 유형이 사용되기도 한다.
직업심리검사, 내면의 나를 찾는 도구직업심리검사는 자신을 탐색하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결과를 단순하게 해석하지는 말아야 한다. 성격유형의 결과에 대해서는 특정 성향이 좀 더 강할 뿐 그 유형의 성향이 전부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천 명이 있으면 천 개의 성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각각의 항목에 점수가 표시되는 검사에서는 그 점수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직업적성검사’에서‘수리력’에 대한 점수가 80점이라면 100점이 평균점수인 상대점수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상대적 해석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상대적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여기서 아이디어 하나.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직업심리검사 결과표를 함께 첨부해서 보여준다면 자신의 강점과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이유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자료가 될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직업심리검사는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내면의 나를 찾는 도구’로 시작되었지만 기업에서는 ‘적격자를 찾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기업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적성검사 테스트 단계가 이미 입사전형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뽑고 싶은 것이다. 지원자들이 여기에 맞추다 보니 학원도 만들어졌다. 대학에서는 특강을 진행하고 스터디도 하고 있다. 원래의 취지와 벗어난 면이 있지만 적성검사는 반복된 학습으로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것에 이견이 없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인성검사는 좀 더 내면적이고 고유한 영역에 속한다. 그런데도 시험을 대비해 인성검사를 여러 번 연습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야말로 씁쓸한 현실이다. ‘내가 누구인지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설마 기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정말 누구일까?
김종탁 (rolling-tak@hanmail.net)

 

 

 

 




이렇다 할 스펙 없이 대학 졸업 후 지역 일간지
의 사회부 기자로 뛰어들었으나 재정난으로 문을
닫아 한참을 백수로 보냈다. 대책 없이 안타까웠
던 20대의 한을 지금 대학생들에게 풀어보고 싶
다는 필자는, 계간 <시사교육매거진>, 월간 <자유>
등에서 객원기자로 활동했다. 현재 동서울대학교
취업담당관으로 8년째 학생들을 만나며 취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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