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상태바
창업을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5.07.24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tart up 창업 |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Start up 창업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뱅크샐러드 개발자이자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창업은 결심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창업은 질문과도 같다. 질문엔 맞고 틀림이 없는 법이다. 당연히 더 좋은 질문이란 것도 없다. 김태훈 대표는 묻는다. 창업을 하려는 당신이 생각하는 문장의 물음표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창업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레이니스트의 뱅크샐러드 서비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뱅크샐러드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금융상품 플랫폼 서비스 입니다. 저희는 11개 카드사의 약 2,500개 신용카드 종류를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할인, 적립, 마일리지 등으로 전부 정규화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뱅크샐러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자기가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입력하면 2500개 신용카드 혜택이 1원 단위까지 다 분석됩니다. 그러면 고객은 가상청구서라는 걸 받게 되는데 이때 어떤 카드를 쓰면 얼마만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거죠. 현재 50만 명 정도의 이용자가 월평균 4%의 소비액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뱅크샐러드 이용자 수가 상당합니다.
그 이유는 기존에 다 받을 수 있었던 금융혜택이었지만 그동안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사람들이 못 받았던 혜택들이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전혀 없던 혜택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정말 간편하게 몇 번의 클릭만으로 금융상품을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서비스가 진작부터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뱅크샐러드는 제가 당시 생각했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가졌던 생각은, 은행에 가도 도대체 이자를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잘 와 닿지도 않았고요. 금융정보가 고객에게 너무 닫혀 있고 고객 친화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서로 다른 상품 두 개만 비교해도 뭐가 더 좋은지 알 수 있는데 은행에서는 수수료가 더 많이 붙는 금융 상품만 추천하고 있는 겁니다. 완전히 영업 베이스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거죠. 저는 이걸 금융정보 비대칭성이라고 봤습니다. 저는 정보비대칭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오픈하려 하지 않았던 이 점을 해결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인 뱅크샐러드입니다.

이 서비스 개발로 대표님은 핀테크 1세대로 불리고 있습니다. 창업 하신 지 3년 차인데 이 정도면 굉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저희가 처음인 건 맞아요. 기술개발도 그렇고요. 그런데 ‘핀테크 1세대’라고 불리는 건 솔직히 표현이 너무 거창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품과 기술이 국내 최초인 건 대표님께서도 동의하지 않습니까?
‘굉장히 좋은 문제의식이다’, ‘꼭 필요한 서비스다’ 이 정도 표현이면 충분합니다. 무슨 1세대니, 국내 최초니. 정말이지 ‘처음’ 한 것에 대해 이렇게까지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국 사람들은 너무 결과에만 치중합니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초점 자체가 틀렸어요. 예를 들어봅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크 주커버거가 몇 백조 재산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냈는지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졌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 과정이 진짜 중요한 겁니다. 주커버거 책에보면 그 사람들은 자신들을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들이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미친 듯이고민했으니까 페이스북이라는 제품이 탄생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 그 결과 하나만 봅니다. 이렇게 되면 창업가 정신은 없어지고 창업의 결과만 있게 될 뿐입니다. 제대로 된 결과가 절대 나올 수 없겠죠.

레이니스트는 어떤 점을 지향합니까?
우리 조직은 사회에 좋은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런 기업의 시대가 되었다고 봅니다. 정보를 감춤으로써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어요. 지금은 좋은 것을 더 많이 공유할수록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고 그것 자체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도 바로 그런 정신입니다. 저희는 아직 멀리보이는 불빛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저희와 공감하길 바랍니다.

 

레이니스트 팀원들과 함께

창업을 하기 전에는 어떤 준비들이 필요할까요?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자기가 창업가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근원적인 태도라는 게 정말 큰 계기가 없으면 잘 바뀌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창업가 기질은 어떤 건가요?
제가 생각할 때 중요한 점은 첫 번째로 호기심이 왕성해야 합니다. 알고 싶어 해야 해요. 그러면 사회의 어떤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 ‘이건 왜 이러지?’라고 문제의식을 갖고 질문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이 세상에 안착되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의지가 결국 비즈니스가 되는 겁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겸손해야 합니다. 들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가치라는 건 상대방이 나를 인정해줄 때 오거든요.

인성적인 부분 외에 실질적인 기술개발 능력이나 자본금, 기획 등 이런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호기심과 문제의식이 없으면 창업에서 실패합니다. 이게 없으면 이 바닥에서 못 버텨요. 창업 전과 후 그 사이의 과정을견디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입니다. 창업이라는 것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내공이 쌓여나가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란 게 정말 막연합니다. 저 멀리 목표가 보이긴 보이는데 거기까지 이르는 길이가 대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돈만 보고, 아니면 제대로 된 문제의식과 해결 의지 없이 창업에 접근한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쉽게 지칩니다. 그런 사람들은 계속 지치고 위기가 옵니다. 당장 돈이 없네, 빚이 늘었네 하면서요. 그런데 호기심으로 접근한 사람은 다릅니다. 그들은 그냥 묵묵히 갑니다.
제가 처음에 뱅크샐러드를 창업한다고 했을 때 선배들과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안 된다고 말했어요. 실제로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제 곁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지금은 다 갚긴 했지만 저는 6개월 전만 해도 빚이 3억 있었습니다. 이 모든 순간들을 겪을 때 제가 어땠을 거 같아요?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냥 빚이 3억 있는 겁니다. 어쨌든 제가3억을 쓴 건데 어쩌겠어요. 창업도 이런식입니다. 호기심과 문제의식으로 접근한사람들은 토를 달지 않고 그냥 제 갈길 가는 겁니다.

무슨 일을 하실 때마다 호기심과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시나요?
21살 때 신촌에 노점상 하나를 차렸습니다. 서태웅호떡집(서강대에 태훈이와 주웅이가 만든 호떡)이라고 당시 인기가 꽤 많았어요. 이걸 시작한 이유는, 제가 경영학과 출신인데 경영을 공부하면서 체감이 안 되는 거예요. ‘경역학 잘 모르겠는데 호떡장사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작지만 경험을 해보자 하고 시작한 겁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이렇게 시작되는 거 같습니다.

대표님의 호기심이나 문제의식을 어디에서 발굴하시나요?
관찰입니다.
지금 인터뷰하는 공간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어딜 가나 생각을 하고 질문을 하는거죠. 그런 생각이 실제 사업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금융 문제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발견 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들도 상당히 많이 보이실 텐데요.
문제 천지죠. 그래서 저희가 풀려고 하는 문제가 이거 말고도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게 바로 ‘코리아폴리틱스(Korea Politics)’라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가진 문제의식은 뭐였냐면‘정치인들 은 국민을 신경 쓰지 않고, 국민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였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실제로 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국회법안 발의 중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법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는 거죠. 실제로 자기 지역 국회의원의 결과도 있고요.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해서 대의민주주의의 정확도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거죠. 지금 당장은 돈 되는 구석이 없어서 하지 못하고 있는데
나중에 진짜 제대로 해볼 생각입니다.

요즘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시나요?
아주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학생들이 문제를 그냥 바라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
람으로 성장해 줬으면 합니다. 그런 사람이 창업가로서 많이 나와 줘야 하고요. 머리 좋은 학생들이 대기업이나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거 말고요. 저는 머리 좋은 영리한 사람일수록 사회의 틀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를 더 낫게 변화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게 아니라 직장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합니다. 요즘 취업도 엄청 힘들잖아요.

현재 청년들이 취업이 안 되는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사실 이게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인 겁니다. 지금 청년들은 취직이 되지 않아 그동안 자기들이 갈고 닦은 칼 한번 써 보지 못하고 열등감과 패배의식에 빠져 있습니다. 사회에서 큰일을 할 청년들이 말이죠. 사태가 이 정도면 국가차원에서, 사회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모여 대토론회라도 한 번 열어야 한다고 봅니다.

주변 환경, 규제, 자본 등으로 창업을 할때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나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입니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길은 접어야죠. 하지만 모든 일에는 리스크가 있고 리턴이 있어요. 리스크가 없는데 리턴만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좋은 판단이 아니에요. 전 개인적으로 리스크가 없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가 없으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무거나 종류 가리지 않고 발만 살짝 담가보게 될 거예요. 자기 앞에 닥친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그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창업을 시작하는 데 정해진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문제 중 하나가 학생들이 비즈니스 경험이 전무하다는 거예요. 창업을 하는 데 정해진 시기는 사실없어요. 더 중요한 건 경제 감각이 있느냐없느냐 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학창시절 때부터 돈을 벌어요.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공부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비즈니스가 진짜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 한 번 없는 신생아들이 대학교를 졸업하는 순간인 25~26살에 탄생하는 겁니다. 사회와경제구조에 대한 촉이 있을 리가 없죠. 그러니까 지금 어른들이 대학생들 보고 경험이 없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겁니다. 창업은 정말 많은 경험이 필요한데,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만 하다가, 아니면 놀기만 놀다가 창업을 시작합니다. 26살때까지 학문만 쌓는다? 절대알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사회구조 안에서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설득하는 사이클을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보는 건 학점 20학점의 가치가 있다고 전 확신합니다. 창업 세계는 무조건 경험하는 게 자산이에요. 특히 저는 대학교 1,2학년 때 하는 창업은 실패하더라도 무조건 1인당 1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100년 전 진리라고 믿었던 것 중에 지금 진리인 건 거의 없습니다. 그 진리는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바뀌게 되었나요?  바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창업가 정신도 기업가 정신과 같습니다. 그럼 우리의 100년 뒤를 생각해 봅시다. 똑같아요. 지금의 100년 뒤를 만들어갈 사람들이 바로 학생들입니다. 거기에 정답이 있을까요? 당연히 정답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그걸 만들어 가야 합니다.
창업을 하는 데 확신 같은 건 절대 없습니다. 그 확신은 현재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개척하고 싶은, 변화시키고 싶은 바로 그 상상에 있습니다. 의지는 여기에서 발현되는 겁니다. 굳이 확신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글┃권민정 기자 young@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