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카페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 커핀그루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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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카페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 커핀그루나루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5.09.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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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중소기업을 찾아서

한 그루의 어린 나무는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이 없다. 밑으로 뿌리를 내리며 변화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천천히 자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나무가 자라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고 단지, 시간이 흐른 후 몰라보게 성장해 있는 어른 나무만 볼 뿐이다. ‘서서히 확장하되, 안정적으로 나아간다’라는 경영이념을 갖고 있는 커핀그루나루는 나무의 성장모습을 닮아 있다. 대한민국 커피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커핀그루나루는 흔들림이 없다.
“커핀그루나루의 성장은 100년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하는 김은희 대표를 만나 어른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 커핀그루나루의 ‘성장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2007년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커핀그루나루 카페 1호점이 탄생했다. 카페 1호점은 잔잔한 석촌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여가와 대화를 나누려는 사람들과 공부하려는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커핀그루나루의 어느 매장에 있든 사람들은 카페에서 편안한 자연의 쉼터를 느낄수 있다. 커핀그루나루 카페는 커피와 와인을 더한 ‘커핀’에나무 한 그루와 강 나루터의 의미를 담고 있는 ‘그루나루’가 합쳐진 이름의 의미를 그대로 품으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커핀그루나루 김은희 대표가 카페창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국내 카페 매장의 이미지였다.
“커핀그루나루는 ‘왜 한국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처럼 편안함을 제공하고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가 없는 걸까?’라는 저의 고민에서 탄생하게 되었어요.”

커핀그루나루는 창립 2년 후 가맹사업을 시작으로 여성소비자가 선정한 품질만족대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로 멕시코 시장에 진출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현재 커핀그루나루는 국내에만 120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해외진출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어서 10년 후에는 해외 8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핀그루나루의 탄생 이야기
커핀그루나루의 성장 이면에는 서른 살 즈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커피시장에 뛰어든 김은희 대표의 이력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커피산업계에서 유일하게 여성CEO인 김 대표는 대기업 건설업계에서 10년 동안 재무를 담당하던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여성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작은 커피숍을 운영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길로 바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죠.”
그렇게 그녀는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녀는 다니던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던 초기시절을‘전쟁터’같았다고 회상한다.
“사업을 해보니 실제 현장은 정말 전쟁터이더군요. 대기업에서 제가 보던 서류들은 바로 이러한 전쟁터 같은 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이미 몇 단계 처리 과정을 거쳐 깔끔하게 정리된 후였던 거죠. 그래서 사업 시작 후 1~2년은 제가 몰랐던 ‘진짜’세상에 적응하는 시기였습니다. 몰랐던 만큼 많이 부딪혔고 부딪힌 만큼 깨지고 넘어졌어요.”
그녀는 국내 1세대 커피전문가 박이추 씨가 D대학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전화를 걸어‘조교가 필요하지 않느냐. 보수를 받지않을 테니 조교를 시켜 달라’고 사정해 조교를 하면서 커피업에 대한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밀스톤 진공포장 커피 아이템을 벤치미킹한 커피 제품을 만들어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친오빠가 하는 탐앤탐스 카페 사업에 위기가 닥치자 오빠를 구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경영에 뛰어들어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 약 5년간의 노력 끝에 당시 16개의 테이크아웃 커피숍만 있었던 탐앤탐스는 대형 카페를 80개까지 오픈하며 성장 활력을 완벽히 되찾았다. 커핀그루나루는 김은희 대표가 이러한 일련의 단계들을 거친 후 만들어 낸 것이다.

커핀그루나루의 메뉴 이야기
커핀그루나루는 커피뿐 아니라 다른 카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8가지 허니버터브래드 시리즈부터 샐러드, 와인 등의 특별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올해 9월에는 원조 허니버터브래드와 피넛허니버터브래드의 맛을 그대로 살린 스무디 음료를 출시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원조 허니버터브래드는 사실 김 대표가 탐앤탐스에서 일할 때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어느 카페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허니버터브래드의 최초는 커핀그루나루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모찌를 토핑한 대중에게 사랑받는 빙수를 판매한 것도 커핀그루나루가 최초였다. 커핀그루나루의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트렌드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커핀그루나루의 모든 메뉴는 ‘미래 수요에 대한 확장성’이라는 기반에서 개발된다.
“빙수는 원가가 높기 때문에 그 당시만 해도 카페에서 쉽사리 빙수를 판매할 생각을 하지 못 했던 거죠. 우리가 잘하는 건 이렇게 남이 하지 않는 걸 하는 겁니다. 우리에겐 현재 어떤 것이 인기가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우리가 유행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커핀그루나루는 눈 앞에 있는 당장의 이익이나 결과보다 미래를 바라봅니다.”
커핀그루나루의 메뉴들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장금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은희 대표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그녀는 ‘장금이’라는 별명만큼 후각과 미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어떤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를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새로운 과자, 음식들이 나오면 먹어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리고 어떤 과자들이 오래 갈 것인지 예측하곤 했죠.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롯데제과에서 나를 감별사로 데려가면 어떤 과자가 히트칠 건지 알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했던 것이 아직도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맛’의 감각과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해외 출장을 나갈 때 그녀는 그 지역의 시장에서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본다.
특히 커피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의 아메리카노와 라떼는 반드시 맛본다고 한다. 또한 물과 우유도 꼭 마셔본다.
“커피 맛을 결정하는 것은 원두이기도 하지만 사실 물과 우유의 맛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역마다 물맛, 우유맛이 모두 달라요. 그래서 꼭 맛을 보는 겁니다. 맛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이 필요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요소의 맛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핀그루나루의 사람 이야기
커핀그루나루는 아직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인 만큼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진 않다. 현재까지는 수시 채용만 진행하고 있지만 기업이 더 성장하면 반드시 신입을 공채로 선발할 계획이다.
“청년 채용은 기업이 가져야 할 사회적인 책임과 관련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또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커핀그루나루는 열심히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녀는 청년들에게 조언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저는 학생들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창업이 될 수도 있고, 인턴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무엇이 되었든 젊었을 때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지식도 중요하죠. 하지만 제 생각에 공부는 학창시절까지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식은 지식을 쌓아야 할 나이에 쌓고 그 다음 나머지는 지혜를 쌓는 겁니다. 지혜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은 독서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경험입니다. 실제 세계에서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그녀는 청년창업을 이야기하면서 목소리에 힘이 더 들어갔다.
“창업을 하다 보면 초창기에 정말 많은 문제들이 생길 거예요. 그건 당연합 겁니다. 창업은 절대적으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이 없으면 창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어요. 저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어요. 문제에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는 겁니다. 그러니 더 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자신의 인생에도 도전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커핀그루나루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이다. 뿌리는 더 깊게, 가지는 더 넓게 펼쳐지며 느리지만 꾸준히 자라는 나무처럼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할 커핀그루나루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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