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불합격 ‘통보’ 대신 ‘편지’로 마음까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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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불합격 ‘통보’ 대신 ‘편지’로 마음까지 위로!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5.12.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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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사담당자 이야기 | 유연재 이수그룹 채용담당자

12월은 한 해 중 가장 추운 시기이면서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조명들 덕분에 어떤 시기보다 따뜻함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신규공채가 적고 경쟁률이 높아 춥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은 그 따뜻함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현실. 이런 상황에서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말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각종 인터넷 취업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이 한 편 있다.

그 글은 이수그룹의 한 채용담당자가 올해 하반기 신입 공채 서류전형에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쓴 편지다. 편지가 게재된 사이트에는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댓글로 ‘감동이다’, ‘진심이 느껴진다’, ‘취업을 준비하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이 글을 보고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등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글을 쓴 주인공은 이수그룹 채용담당자인 유연재 씨. <월간 리크루트>가 그녀를 직접 만나보았다.

일주일이 넘는 고민을 통해 탄생한 편지
“사실 이런 일이 이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편지를 쓰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자들을 합격시켜야 하는데 말이죠.”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말을 던지자 유연재 씨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예상했던 답변이 아니었다. 취업 카페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도 편지글이 소개되어 매우 기쁘고 상기된 표정을 지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14년 1월에 이수그룹 인사팀에 입사해 이제 2년 차 신입사원인 그녀가 서류전형 탈락자들을 위해 쓴 글이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심이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을 울린 편지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우선 그녀는 편지를 쓰기 전 자신의 힘들었던 취업준비생 시절을 되짚어 보았다. 그녀는 회사의 모든 업무를 끝내고 사무실에 혼자 남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를 들으며 편지 구성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제가 탈락문구를 받았을 때 기분이 나빴던 경우를 떠올려 봤습니다. 탈락통보를 합격한 친구나 취업사이트 같은 제3의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참담함, 불합격이라는 문구하나만 달랑 떠 있는 컴퓨터 화면을 보며 느낀 허탈함, 비참함 등등을요. 일단 탈락하신 분들께 적어도 이런 부분에대한 해소는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의 대학 동기 친구들 중에서도 아직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가 여럿 있고 제 동생도 대학교 졸업반이라 이 일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더라고요. ‘만약에 내가 진짜 내 동생을 떨어뜨려야 한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니까 무슨 말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간의 고민 끝에 ‘저도 취준생일 때는 많은 고배를 마셨습니다…’ 로 편지의 첫 문장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조언과 진정한 위로
그녀의 편지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단순한 위로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그 이유는 바로 채용담당자가 직접적으로 밝힌 ‘탈락의 이유’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편지를 쓰면서 또 한 가지 고민했던 부분은 ‘탈락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은 무엇일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반적으로 이번 서류전형에서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봤던 부분들과 연계해 ‘탈락 이유’를 간략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다음에 또 지원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녀의 편지가 세상에 공개되자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접 채용 이메일로 장문의 감사 편지도 여럿 받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물어보았다.
“제가 쓴 편지를 직접 프린트해서 부모님께도 읽어드리고 다이어리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분이 계셨어요. 앞으로 취준 생활 동안 이글을 보면서 힘을 낼 거라면서요. 이 글이 뭐라고, 대단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또 어떤 분은 다른 회사에 지원한 사람이지만 이 글을 보면서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써야하는지 도움이 되었다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어렵게 얻은 기회가 더 빛나는 법
사실 기업의 인사팀 담당자들은 채용시즌이 되면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린다. 그들은 수많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일일이 읽어봐야 하고, 채용 이외의 업무도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 극심한 업무량을 감당해야 하지만 그녀는 인사팀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저는 교육학과를 나와서 임용고시를 준비할 만큼 원래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졸업할 때 즈음에야 HR 쪽에 관심을 갖고 인사팀에 들어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서른 곳이 넘는 곳에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고요, 하루에 7군데에서 서류탈락 소식도 들어봤습니다. 나중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형편없나’하는 자괴감까지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지원서
를 넣어서 합격한 곳이 바로 이수그룹 인사팀이었습니다. 어렵게 들어온 만큼, 그리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인 만큼 앞으로도 더 열심히 배워나가고 싶어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채용담당자로서 취업준비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탈락자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지원자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취업의 문을 계속 두드리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 업계, 직무 등의 정보를 잘 숙지하고 공부하셔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으면 좋겠어요. 기업들도 조금 더 많은 인재, 좋은 인재를 뽑으려고 직무 소개 영상도 만들고 홈페이지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유연재 씨는 포기하지 않고 어렵게 얻은 기회가 훨씬 더 빛나는 법이라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내년에는 취업에 꼭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낼 것을 당부했다.

※ 다음 페이지에 유연재 씨가 직접 쓴 편지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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