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들의 성지’로 불리는 MARU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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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들의 성지’로 불리는 MARU180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6.02.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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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 보육 공간 MARU180

국내 온갖 종류의 개발자와 벤처사업가 그리고 자신의 꿈을 확인해보고 싶은 대학생 예비 창업가들이 이곳 MARU180을 찾는다. 전국에서 모여든 유능한 창업가들은 지상 5층의 건물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 협력하고 조언을 구한다. 이러한 협력 네트워킹 시스템은 창업을 위한 사무 공간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함께 스타트업 회사의 업무 융통성과 효율성을 창출하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창업지원센터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창업가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갖출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창업센터들의 소개 문장에 빠지지 않는 ‘창업 생태계’라는 수식어에서 이러한 시스템 형성을 향한 센터들의 바람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MARU180의 탄생도 다른 센터들과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고심에서 시작했다. 다만 두드러지는 차이가 있다면 여타 센터들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한 것에 반해 이곳은 생태계가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MARU180에는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를 ‘마루민’이라고 부른다.
아산나눔재단의 청년창업지원팀,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사무공간을 지원받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 회사들로 구성된 마루민들은 함께 일하고 교류하며 서로를 ‘마루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건물 안에서 생동하는 소통과 협업의 메커니즘
MARU180은 지상 5층의 건물로 2층부터 5층의 각 층은 하나의 파트너사(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트)와 입주사들이 쓰고 있다. 각 층의 공간 중앙은 공용 계단을 두고 시원하게 뚫려 있는데 이 때문에 층수의 개념이 사라지고 하나의 공간을 나눠 쓰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비영리단체 아산나눔재단에서 MARU180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해온 이희윤 매니저는 MARU180 설립 당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로 열린 공간을 통한 활발한 커뮤니티 강화를 꼽는다.

“입주사든 파트너사든 MARU180의 사무 공간은 모두 개방형이자 열린 공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기에 입주사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옆에 있는 입주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상대방에게 새로운 업무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좋은 투자사들과 한 공간을 쓰고 있기에 이들을 찾아가 언제든지 멘토링도 받을 수 있죠.”
속도와 기술, 정보가 생명인 스타트업 비즈니스 환경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옆에 존재한다는 것은 고숙련 기술 인력을 고용하기에 어려운 스타트업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이점이다. MARU180은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측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사람들 간의 더 많은 소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타운홀미팅이다.
“타운홀미팅은 MARU180이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는 이 매니저는 타운홀미팅을 일종의 ‘입주민 반상회’라고 표현한다. 그 이유는 입주사, 파트너사, 아산나눔재단의 창업 지원팀 모두가 정기적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생활하는데 불편한 부분들을 건의하거나 각종 뉴스 또는 공지사항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적인 측면이 결합한 MARU180의 이러한 협력 네트워킹 시스템은 마루의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협업은 사업을 확장할 때 서로에게 큰 보탬이 되며 사업 지속성에 대한 스타트업 회사 대표들의 걱정도 줄여주고 있다.

이희윤 매니저는 “뛰어난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인력의 집중, 입주사들의 다양성, 열린 공간과 사업을 위한 최적의 생활 환경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해 마루180만의 유기적인 커뮤니티가 조성될 수 있었다”고 설명 한다. 다른 긍정적인 결과도 주목해 볼 만하다. 마루를 거쳐 간 스타트업이 사회로 나가 명성을 떨침에 따라 MARU180에 입주하려는 스타트업들의 경쟁률이 증가한 것이다. 2014년 2월 17:1이었
던 입주 경쟁률은 10개월 후인 2014년 12월에 29:1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심사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졌고 이를 뚫고 올라온 경쟁력 있는 입주사들은 당연히 더 좋은 마루의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는 사업 확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다. 2014년 4월 입주한 스타트업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의 총 직원 수는 50명에서 1년 후인 2015년 4월에 18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평균 직원수로 따져보면 6.3명에서 11.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약 2배 정도 직원이 늘어난 것이다. 다시 말하면 2배 정도 누군가를 고용했다는 의미로, 이는 곧 마루의 스타트업 회사들이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MARU180은 2014년 4월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열었다. 비영리단체인 정주영 아산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MARU180이 2년 만에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국내 유일무이한 창업보육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이 매니저는 “좋은 분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을 꼽는다.
“한국에도 실리콘밸리처럼 건강하고 역동적으로 스타트업 회사들이 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고 정주영 회장님의 기업가 정신과 이러한 바람들이 한 데 모여 MARU180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MARU180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문화나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은 상생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그 핵심은 바로 네트워킹에 있기 때문이죠.”

예비 창업가를 위한 다양한 자리 마련
 MARU180은 예비 창업가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창업을 막 시작하려는 또는 과연 이 아이템을 갖고 창업을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대학생부터 만 39세 이하의 예비 창업가를 위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를 실시한다. 2012년부터 개최된 본 대회는 지난 3년 간 전국 12개 지역에서 약 3,800명이 참가했으며 올해 5회를 맞이한다. 매년 전국 지역에서 설명회를 시작으로 서류와 발표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팀들은 9주간의 사업실행 기간을 거쳐 결선에 오른다. 선발팀들은 9주간 MARU180에 임시 거주할 수 있으며 국내 최고의 멘토들과 1:1 전담 멘토링을 통해 사업을 진행해볼 수 있다. 수상팀들은 대회 종료 후에도 아산나눔재단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협력하는 관계로 성장하고 있다. 투자나 홍보, 디자인 등 특정 분야의 멘토가 필요한 초기 창업가들을 위한 멘토링랩 프로그램도 있다. MARU180의 파트너사도 이 멘토링랩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데 입주사들도 이 멘토링랩에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1:1 밀착형 멘토링으로 1시간 동안 멘토와 집중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약 평균 8회 정도 열리고 있는 멘토링랩은 한 회당 총 3시간 동안 진행된다. 분야는 투자, 홍보, 특허, 디자인, 데이터분석 등이다. 멘토링랩은 매주 페이스북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되며 참여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심사는 담당 멘토가 직접 신청서를 보고 진행한다.
이외에 지상 1층에 위치한 코워킹 카페(마이크임팩트 자체 운영)는 소규모 예비 창업가 또는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종종 이곳에서 창업 관계자를 위한 교육이나 콘서트, 포럼 등이 열리기도 한다. 또한 지하 1층 이벤트홀은 사전 예약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창업이나 기업가 정신 관련 내용 행사일 때) 으로 창업 교육, 이벤트 등이 활발히 개최되고 있다.
개관식 이후 성공적인 두 해를 지나오면서 MARU180에도 점점 졸업한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MARU180은 상생을 통한 성장 문화를 경험한 졸업사들이 더 많이 사회로 나가길 바란다. 그들이 협업과 소통의 문화를 전파하여 이를 통해 대한민국에 건강한 창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졸업사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이들과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것은 마루180이 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올해에는 전국의 창업센터를 중심으로 ‘제 5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지역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하니 마루의 조직문화가 전국으로 확장될 수 있길 기대 해본다. r

글·사진ㅣ권민정기자young@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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