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서서 보는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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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물러서서 보는 취업
  • 김종탁
  • 승인 2016.03.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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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멘탈 강화서 | 마지막 편

-   대한민국 청년실업률이 높아짐에 따라 ‘취업준비생'이라는 단어가
 청년들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할 청년들이 ‘취업준비생’이라는 다섯 글자가 의미하는 한계에 갇혀 조금이라도 더 자기소개서를  논리 있게 작성하고 면접에서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한
일종의  ‘취업을 위한 기계’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과 씁쓸함이 밀려 드는 요즘입니다.

청년들을 단순히 취업준비생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소중한 인재라고
생각하는 김종탁 선생님은 2015년 4월부터 대한민국 청년들이 ‘취업준비생'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취업멘탈강화서'라는 주제로 수많은 조언들을 해주셨습니다.  청년들에게 가하는 따끔한 일침에서 부터 청년들을 이용하려는 기업의 잘못된 채용 제도를 지적하는 내용까지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들로만 채워졌던 ‘취업멘탈강화서'. 

이번 취업멘탈강화서의 이야기는 김종탁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마지막 조언입니다.  
1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취업멘탈강화서의 마지막 편은
취업을 하기에 앞서 ‘자신에 대한 가치를 고민해봐야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디에’ 보다는 ‘왜’ 를 생각해볼 것을 권하는
김종탁 선생님의 마지막 조언을 지금 시작합니다.      -

 누구나 취업이라는 과정을 겪기 마련이다.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이라는 삶의 전환을 맞아야 하며 그 전환점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참 힘든 과정임이 틀림없다. 취업을 바라보는 것이 신중해지는 이유는 곧바로 우리의 삶과 연관되고 행복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가 그 사람을 말해주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더욱 그렇다. 열심히 준비는 하지만 정작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지를 고민하기 전에 남들이 좋아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분주하기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취업은 일자리에 대한 가치를 고민하기에 앞서 자신에 대한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늘 치열하게 마주해 온 취업에 대해 지금은 한 발 물러서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취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졸업학년이 되어 취업 전선에 나서는 학생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다. 취업에는 등수가 없다는 것. 성적이 좋고 스펙이 좋다고 해서 꼭 좋은 곳으로 취업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학벌과 평점과 토익점수로 등수를 매겨 입사시키는 회사는 그 어디에도 없다. 면접까지 다녀왔다면 그 때부터는 정말 우리의 기준과 생각은 다 내려놓는 것이 좋다. 면접에서 일반적으로 질문을 많이 받은 사람이 관심을 많이 받는다고는 하지만 관심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꼭 합격하는 것은 아니었다. 면접을 다녀와서 자신에게는 질문이 적었고 몇 마디 말을 하지 못해서 낙심해 있던 학생이 최종 합격된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았다.
자기도 왜 합격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자기 기준으로는 스스로가 마땅치 않았지만 기업에서는 다른 좋은 면을 봐 준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모두 다르며 면접관도 사람이기에 중요시하고 선호하는 것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놓은 기준이고 그 앞에서 필요 이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어떤 때는 굉장히 까다롭게 진행되던 채용이 어떤 때는 추천과 간단한 면접만으로 쉽게 진행될 때도 있다. 매년 별도의 인적성검사와 까다로운 면접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던 S전자에서도 긴급한 직원 추천을 요청해온 적이 있었다. 내부적으로 긴급한 직원 충원이 필요했었고 덕분에 유지보수직종으로 학생들이 추천받아 곧바로 입사를 한 경우가 있었다. 취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평점과 토익과 자격증과 봉사활동이 아니라 결국은 운과 타이밍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우선 이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두 가지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 내어 그 것을 내 업으로 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사실 이 두 가지 중에 어느 것 하나를 제대로 아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직업심리학에서 좋아하는 것을 '흥미'라고 하고 잘 하는 것을 '적성'이라고 한다. 스스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해내기가 쉽지 않기에 학교에서는 직업선호도검사, 홀랜드흥미검사와 같은 심리검사 도구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대부분은 일을 해보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특히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이 그렇다. 생각보다 쉽게 바뀐다. 일을 하다가 생각지도 않게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막상 해보니 흥미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고등학교 때와 대학교 때와 지금의 이상형이 한결같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결국 언제 바뀔지 모르는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낼 확률이 크다. 또 잘하는 것을 선택했을 때 그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농구 황제라고 불렸던 마이클 조던은 3번의 NBA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루고 난 뒤에 불현듯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겠다고 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야구선수의 꿈은 많은 열정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NBA로 다시 돌아와 팀을 몇 번이나 더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농구를 잘 하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농구를 좋아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취업만 하면 불행 끝, 행복 시작?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취준생들이 많다. 하지만 그토록 원하던 취업에 성공하면 행복이 펼쳐질까? 직장인 선배들은 대부분 'No'라고 답할 것이다.
얼마 전 직장인의 일상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이 조금 넘으며 근무시간은 11시간 가까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주일에 정시 퇴근을 하는 날은 1.5일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취업도 힘들지만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는 또 다른 난관들이 버티고 있다고 조사 결과가 말하고 있다. 취업만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취준생에게는 맥이 빠지는 말이겠다.
이즈음에서 경험으로 터득한 지혜를 발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취업을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지만 앞서 설문조사가 말해주듯 지금 한국의 현실에서는 취업 이후가 그리 녹녹치만은 않을 것이다. 역시 어떤 조건을 이뤄야만 얻을 수 있다고 믿는 행복은 거짓 행복일 가능성이 크다. 비단 취업만이 아니다. 대학생이 되면, 군대 전역만 하면,취업만 하면, 진급만 하면 다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그 뒤는 늘 또 다른 어려움이 숨어 있었다. 아니 어렵다고 느껴지는 그 무엇 말이다.
결국 해답은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말에 있다. 취업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졸업을 늦추었더라도, 매일 밤 사이트를 뒤지고 이력서를 몇 번이나 고쳐 써야 하더라도, 집의 눈치를 보며 용돈을 타고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하더라도 바로 지금 행복할 수 있다면 취업 후에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 홀든이 쓴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지식노마드, 2010)라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happinessisnowhere" 라는 말을 어떤 사람은 "happinessis nowhere"(행복은 어디에도 없다) 라고 읽는 반면, 어떤 사람은 "happiness is now here"(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라고 읽는다. 똑같은 상황과 현실에서도 우리의 시각에 따라서 행복을 느낄 수도 있고 불행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어디에 취업해야 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내 자신의 행복 대신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추어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디에'보다는 '왜' 취업하는지에 대해 답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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