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마시는 장소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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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마시는 장소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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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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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커피라는 코나 커피가 오늘날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는 하와이 섬에서 몇 대를 거쳐 자란 화산 토양과 상쾌한 기온, 열대성 비의 도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생산량 역시 코나 커피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 100% 코나 커피를 맛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1990년대 중반, 하와이에 농장을 가지고 있는 커피 무역상인인 마이클 노턴은 코나 커피로 몇 년 사이에 1,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그에게 불만을 품은 노동자로 인해 30년형을 선고받은 사건도 있었다.
노턴은 원래 샌프란시스코 커피 골목에서 픽업트럭에 커피콩을 한 자루씩 팔았는데 어느 날 백만장자가 될 묘안을 떠올리게 된다. 어찌 보면 우리가 지금 커피를 경험하고 평가하는 방식에 관한 근본을 뒤흔든 중대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은 이러하다. 그는 중앙아메리카 커피를 하와이로 수입할 계획을 세우고 커피를 분류하고 배합할 노동자들을 고용해 자신의 코나 카이 농장의 자루에 파나마 커피를 담도록 은밀히 지시한다. 코나 커피는 대부분 다른 커피 원두와 배합이 잘되고 최종 제품에 함유되는 하와이안 코나는 사실 10% 이내에 불과하다. 이렇게 하와이의 코나 커피라는 상표가 붙은 이 커피들은 450g당 10달러에 팔렸다고 하니 거액을 벌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가짜 코나 커피로 사업을 하는 동안 전문 감별사들도 모두 속았다는 사실이다. 이 중에는 피츠커피 앤티, 스타벅스, 네슬레의 커피 구매 담당자도 있었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 회장 라이네하트는 커피를 경험적 음료라고 한다. 커피 업계에 종사하거나 커피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차분히 앉아서 커피를 분석적으로 음미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자신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코나 커피를 ‘다정한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커피’라고 극찬한 바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톡 쏘는 산미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것이다. 맛을 감별하는 데는 오랫동안 커피 맛을 음미해서 그 향미를 제대로 구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 향미를 느끼기보다는 나무랄데 없는 한 잔의 커피 자체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한다. 누구나 평범한 커피보다는 훌륭한 커피를 더 선호하지만, 구할 수 있는 커피가 평범한 커피라고 해도 맛에 상관없이 마신다는 것이다. 이는 커피 자체를 마시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커피는 마시는 장소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하와이에서 아침을 맞이한다고 상상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 밝은 햇살에 눈을 떠 창밖을 본다면 정말 멋지고 환상적일 것이다. 아름답고 푸른 바다와 멋진 백사장, 그리고 내 옆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한 잔의 커피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커피가 될 것이다. 절대적인 품질과 관계없이 최고의 한잔으로 기억되지 않겠는가!
요즘 카페에 가면 청소년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의 대화소리, 기계의 소음이 들리는 데도 몇 시간씩 앉아 공부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많다. 심지어 카페 소음이 공부에 도움을 준다는 신문기사도 봤는데, 카페의 소음은 일종의 우리의 ‘뇌를 속이는 역할’을 한다. 이것 우리 뇌가 ‘지루하다’고 느낄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대화 소리와 음악에 공부가 지루하다고 느끼지 못한 채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같이 시간과 스트레스에 쫓기는 우리에게 카페가 ‘제3의장소’로 현실도피처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는 것 같다. 

‘제 3의 장소’란?
집이나 직장 다음으로 편한 장소, 다시 말해 사람들이 모여 집안 일이나 직장 스트레스를 잊고 잠시 쉬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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