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무리처럼 취업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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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무리처럼 취업에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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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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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게 찾아와 가장 많이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질과 양’을 동시에 만족시켜 지원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많이 쓰는데 어떻게 질을 높일 수가 있나요?”,  “질 좋은 내용을 담아서 쓰는데 어떻게 많이 쓸 수 있나요?” 질문은 대개 이처럼 두 부류로 나뉜다. 질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많이만 쓰려 하는 사람과 몇 개만 집중적으로 쓰는 사람이다. 대부분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 한때 필자도 이 둘 사이에서 고민이 참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들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두 가지를 만족시킬 방안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필자도 예전에는‘질과 양’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이야기가 멀게만 느껴졌다. 
 
전략적인 ‘양’으로 승부수를 띄워라
어느 날이었다. 학교 앞 자판기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친구의 친한 선배가 학교에 왔다며 그를 보러 왔다. 나도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선배는 최근 모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다고 한다. 3년 동안 취업을 못 하다 결국 합격했다고 한다. 어떻게 성공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0개 썼어.”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며 지원했다고 한다. 3년 동안 취업이 안 되면 이 정도까지 할 수도 있다며 추억이라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순간 김수영 작가가 겹쳐 보였다. ‘저 선배는 멀게 느껴지는 사람도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왜 나라고 못하겠느냐 싶어졌다. 하지만 100개를 쓴다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감당할 수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도 미치면 물불 안 가린다는 점에서는 같다. 내심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날도 역시 김수영의 성공담을 담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날은 그녀의 버킷리스트에 관한 방송이었다. 방송에서 그녀는 자기의 버킷리스트를 살짝 보여주었다. 수많은 버킷리스트를 유형별로 관리해놓고 있었다. 저렇게까지 관리하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도 만약 유형별로 회사를 지원한다면 어떨까? 지원할 업계를 몇 군데 정해놓고 그 안에서 지원한다면, 100개에 버금가게 쓸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할 것 같았다. 수많은 업계가 뒤섞여 있는 100대 기업을 쓰는 것과 달리, 몇 개의 업계만 공부하면 되니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 동종 업계 내 회사를 지원하니 서류에 들어갈 내용도 거기서 거기였다. 문득 100이라는 숫자가 가볍게 느껴졌다. 이것이 내가 발견한 깊이와 양을 모두 충족시키는 필살기였다(이후 취업에 도전할 때 그에 버금가는 서류를 제출할 수 있었고, 이제 이 방법을 알게 된 당신도 100이라는 숫자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렇게 깊이와 양을 충족시켜 100개의 회사에 지원하는 법을 발견했던 나는, 업계부터 먼저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취업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말은 ‘직무 중심’이란 단어였다. 그저 직무부터 고르고 회사에 지원하라는 말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찾아낸, 업계부터 먼저 보는 방법이 맞는 걸까 고민이 됐다.
그러던 어느 하루, 친구와 밥을 먹었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칼 복학한’, 그러니까 휴학 없이 바로 학교에 돌아온 친구였다. 그러다 보니 다소 휴학이 길었던 나보다 일찍 취업시장에 들어갔다. 그는 한창 면접을 보러 다니는 중이었다.

업계를 선택하고 직무로 구체화하는 과정은 필수!
그는 재무 직무에 대해 박식했고, 그래서 그런지 많은 회사의 면접에 불려갔다. 그러나 그는 계속 탈락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당시 면접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 번은 말이야, 이런 질문을 받았어. 어떤 IT 기업 면접이었는데 한 면접관이 나한테 이렇게 묻더라고.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느냐고. 그래서 귀사에서 저의 재무 역량을 키워가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지. 그런데 피식 웃더라고. 그리고 떨어졌어.”
문득 업계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확신은 들지 않았지만). 그러던 어느 하루 친구가 유명 대기업에서 ‘캠퍼스 리크루팅’을 왔다며 같이 가보자고 했다. 많은 사람이 왔기에 줄을 서서 기다렸고 이윽고 친구 차례가 왔다. 친구는 조심스레 스펙의 커트라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는 지원자의 직무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형식적인 대답이라 생각한 친구는 더는 볼 게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왜 직무를 중점적으로 보냐고 담당자에게 물었다.
“우리 회사를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역량을 보기 위함입니다.”
나는 그의 대답에서‘우리 회사를 지원하는’이란 말에 집중했다. 그 말은 그가 종사하는 업계에 지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직무를 보겠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업계부터 먼저 고르고자 하는 내 방식이 옳다고 확신했다. 업계를 고르지 않고 직무만 공부하면 그저 전반적인 지식밖에 쌓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직무라도 업계마다 풀어가는 내용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후 나는 곧바로 지원할 업계부터 찾았다.
무소는 떼를 지어 이동한다. 거친 무리들의 위협에서 생존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질만도 양만도 홀로 있으면 안 된다. 질과 양을 모두 갖춰 무소의 무리 마냥 돌진해야 한다. 수많은 서류를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지원해서 합격 확률을 높이고, 업계를 정해서 당신만의 지원 목록을 만들어서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상세한 방향을 정하면 업계에 속한 회사들이 보이기 때문에 지원 동기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더불어 업의 본질과 직무에 대한 더 깊은 이해 그리고 경쟁사분석까지, 그야말로 삼박자를 갖출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무소의 무리처럼 취업에 도전하는 방법이다.

무소의 무리처럼 취업에 도전하는 방법
•첫째, 앞서 찾은 ‘하고 싶은 일’을 참고하여 진입할 업계를 고른다.
•둘째, 직무를 고른다. 이 역시 하고 싶은 일과 연관 지어 찾아본다.
•셋째, 결정한 업계에 속한 회사를 찾고 그중에서 지원할 회사를 선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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