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의 디딤돌을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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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의 디딤돌을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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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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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칼럼 | 서미숙 국방전직교육원 컨설턴트

알베르트 까뮈는 ‘노동을 하지 않으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은 삶을 질식시킨다’고 했다. 이것이 전직을 준비하는 분들의 큰 과제이지 않을까. 필자가 만나는 대상은 10년 이상 군 복무를 마치고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군인들이다. 직업의 세계를 얘기할 때 군인이라는 직업은 한국고용직업 분류상의
대·중분류상의 가장 마지막으로 분류되고, NCS 분류체계 안에도 정리될 수 없는 특수한 직업이다.
군이라는 체계와 그 환경에 익숙해진 분들에게 ‘사회와 직업의 세계를 보라’고 하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자기인식을 하라’고 하니 너무나 어려운 일임은 당연하다. 그동안 한 번도 오픈되지 않고 숨어 있었던 꿈일 수도 있고, 또는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던 계획서일 수도 있다. 꿈을 만지게, 목표를 만지게 하는 일이니 쉽지는 않은 일이다.
또 10년 이상 장기복무 하신 분들이라면 특별히 그 무엇인가 응어리진 것을 만져줄 필요를 느낀다. 정신분석에서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들이 어떤 매개체를 접하면서 녹아내리는 것을 카타르시스라고 하는데, 그 매개체가 컨설팅일 수도 여행일 수도 봉사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필자는 컨설턴트라는 매개체로 그동안 전역예정간부들을 대상으로 전직컨설팅을 하며 도움을 드렸다. 그분들이 필자와의 대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며, 또한 그 과정에서 필자가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대안 있는 목표를 설정하라
첫 번째, 전직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한마디로 안주할 것인가 도전할 것인가 의사결정의 문제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알베르트 까뮈의 얘기이기도 하다. 안주한다는 것은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고 그렇게 늙어간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일자리를 갖겠다는 도전정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려는 의욕이 나타난다. 우리가 1년을 하는 일 없이 쉬어본다고 생각해 보자. 쉬다보면 그것도 적응(?)이 되어 일하고픈 의욕이 생기지 않고 일하기가 싫어진다.
두 번째, 최종 목표를 위한 디딤돌이 필요하다.
청원경찰과 방호직 공무원을 목표로 전직기간 중에 경비지도사, 무도단증, 한국사 등을 준비하던 전역예정간부가 있었다. 그는 대부분의 전역예정군인들처럼 군 복무를 하면서 목표분야로의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는 전직준비기간 중에 결혼을 하고 아기도 생겨 가장의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먼저 공사 쪽 특수경비에 도전해 1차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종 취업목표가 아니었기에 컨설팅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런 가운데 경비지도사 자격증 시험을 보았으나 취득에 실패했다. 목표분야로의 도전도 수차례 시도했지만 치열한 경쟁 탓인지 준비가 부족한 탓인지 계속 좌절을 맛보았다. 그러던 중 경기도 외곽의 군사적 지역 특수성을 가진 곳의 청원경찰 공무원 채용 공고가 나왔다. 군사적 지역 특수성에 요구되는 역량, 특수경비직의 징검다리 실무경력, 준비해왔던 우대사항 등을 고려할 때 필자는 이분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 교육원에서 서류작성, 면접 등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특히 채용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면접이라는 생각에 수차례 모의면접을 실시했다. 노력 덕분인지 그는 합격이라는 달콤
한 열매를 갖게 되었다.
취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는 그에게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굉장히 만족스럽게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근무 중 힘들 경우가 있는데, 군 생활과 힘들었던 취업준비과정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곳에서 맛보는 달콤한 일상을 그려보니 그의 미소가 절로 그려지고도 남는다.
세 번째, 대안2, 대안3의 카드를 분명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담자 중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군무원 준비를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목표를 재설정한 사례가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으나 첫 해에는 면접에서 실패했고, 다음해에는 준비한 직위가 나오지 않아 결국 시험을 포기하였다. 그는 세 자녀의 가장이었고 컨설턴트가 보기에도 생계가 걱정될 정도였다.
그동안 군무원 준비만을 해왔기에 필자는 개인탐색부터 다시 시작하였다. 필자와 같은 직무인 진로와 전직상담에 목표를 두고 자격 및 교육을 받던 중, 병무청 복무지도관 자리가 나와 지원하였다. 우리는 서류부터 면접까지 적극적으로 준비했고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그 역시 현재 자신의 일을 즐기며 보람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담대학원까지 다니며 일의 전문성도 키워나가고 있다. 가끔씩 들려주는 활기찬 안부 전화에 막막했던 그때를 떠올리면 웃음이 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전역예정군인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이 많은 반면, 전직준비기간 중에 지인을 통해서 취업이 확정되었다며 큰 걱정이나 고민 없이 컨설팅에 참여하는 고객도 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뒤늦게 방향을 못 잡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진입분야 경기가 안 좋아져 사업진행이 어려워지거나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 직원들과의 융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전직준비를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이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차선책을 반드시 준비해야 하고 그에 대비해 항상 경쟁력을 키워 놓아야 한다. 네 번째, 기업은 멀티플레이어를 원한다. 특히 중소기업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신이 기업에 들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일을 잘해 인정받으면 자신감 있게 일하며 지낼 수 있다. 그런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전직준비기간이 소중한 것이다. 시간을 허비하며 그냥 가벼이 보낼 일이 절대 아니다. 컨설턴트는 고객을 조금 더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다면 준비된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섯 번째, 불안감을 뛰어넘는 신념이 필요하다. 전역일이 다가오면 전직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감이 몰려오는 시기이다. 목표한 곳에 두세 차례 낙방을 하면 대부분 좋은 경험이라고 위안을 삼고 있지만, 그래도 속이 쓰린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럴 때 대안2, 대안3 카드를 내놓으며 불안감을 뛰어넘겠다는 신념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전직준비기간은 인생설계의 기회이다
우리는 현재 평생학습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지금이 가장 젊을 때 아닌가!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전직준비과정을 계획성 있게 설계해야 한다. 필자가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쾌감을 느낄 때는 고객이 목표분야 취업에 성공한 후 근무하며 그 행복한 일상을 전해줄 때이다. 아마도 전직을 돕고 있는 모든 컨설턴트분들도 마찬 가지일 것이다. 불안과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찾은 그 기분이 어떠할지 알기 때문이다.
고객을 만난다는 것은 그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는 것이다. 모든 전역예정군인의 전직준비기간이 영혼이 있는 인생설계의 기회이자 일에 대해 재구조화하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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