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기 전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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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하기 전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6.07.2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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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 up 창업 | 전아름 써니사이드업(Sunny Side up) 대표

“안녕하세요. 돈을 좋아하고, 돈을 존중하는 사람인 써니사이드업 대표 전아름 입니다.” 지난 3월 말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래직업 포럼 특강에서 써니사이드업 전아름 대표가 나와 했던 첫 말이다. 과연 22살부터 문화기반 사업이라는 한 길만 파온 청년 CEO다운 언급이었다. 문화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가 나와 말한 첫 단어가 ‘돈’이라니.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다소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청년에게 창업 조언을 위한 자리였던 만큼 전 대표는 솔직하고 대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두 달 후 그를 다시 찾았다. 창업에 대한 더욱 더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전아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써니사이드업(kulturewalk.modoo.at)은 복합문화콘텐츠를 제작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컬처워크’는 써니사이드업의 대표 서비스다. ‘전국민 문화생활의 습관화’를 바라는 전아름 대표의 소망과 꿈이 담겨 있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Q. 7년 간 유지되고 있는 써니사이드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대학교 때 정말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했었는데 창업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 창업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주변 친구들을 모았고 저까지 포함해서 총 5명으로 된 팀이 꾸려졌습니다. 그것이 써니사이드업의 첫 시작입니다. 그렇게 팀이 구성된 후, 우리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문화와 마케팅이라는 걸 알고 ‘문화 마케팅’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그때가 22살이었어요. 그리고 이듬해 바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본격적인 창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Q. 창업 초기 팀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나요?
창업을 시작하고 6개월 만에 4명이 나갔어요. 지금은 저와 상근직원 이렇게 2명이 사무실을 쓰고 있고 30명이 넘는 프리랜서 분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써니사이드업은 문화 예술 클래스인 ‘컬쳐워크 서비스’를 예약하는 고객들이 있을 때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기 때문에 주 5일 동안 사무실에서 근무할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거든요.
초기 팀원이 해체된 이유는 서로 간의 의견 합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문화 마케팅이라는 게 범주가 굉장히 넓은데 각자 하고 싶은 분야가 다 달라서 의견 일치가 어려웠거든요.

Q. ‘문화기반 창업’이라는 게 생소하게 들리는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문화 마케팅을 대행하고 기획하는 일을 했었는데 매출이 정말 적었어요. 창업을 시작하고 1년 6개월 동안의 전체 매출이 600만 원 정도였던 것 같네요. 수익도 변변치 않았고 창업 자본금도 투자금도 아무 것도 없던 상태였습니다. 그 때 직원이 5~6명 정도 있었는데 일단 직원들 월급을 밀리지 않고 주는 문제가 시급했어요. 그래서 1억 5천만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그 중 절반은 사채였고 나머지 절반은 부모님, 친척, 친구 등 주변의 모든 지인들을 총 동원해서 자금을 마련했어요. 24살이라는 나이에 1억 5천 만 원이라는 빚을 떠안게 된 거죠.

Q. 요즘은 정부지원 창업자원금이나 스타트업 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도 많은데, 그런 방법을 활용해 보시진 않으셨나요?
정부지원이나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 받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겠네요(웃음). 중소기업청이나 센터에 지원서를 내보았는데 다 떨어졌거든요. 정말 열정적으로 다양한 곳에 지원서를 낸 후에는 깔끔하게 지원받는 걸 포기했습니다. 그냥 제 힘으로 해결해보자고 결심한 거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채를 쓰고, 주변 사람들한테 돈을 빌려서까지 어떻게 해서든 제 힘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이를 악물었던 것이 지금의 써니사이드업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아마 그 밑거름의 기반은 바로 ‘생존에 대한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해요.

Q. 유럽으로 돌연 떠나신 시기가 가장 힘들었을 때 이죠? 
네. 빚이 1억 5천만 원이 있는 상태에서 사채업자들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사업을 접고 당장 취업을 한다고 해도 갚을 수 있는 금액도 아니고,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너무 무서웠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에 사업을 접고 어머니가 어렵사리 마련해주신 100만원을 가지고 돌연 유럽으로 떠났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그리고 한 달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죠.
유럽을 갔다 와서 알게 된 사실 한 가지는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 였어요. 빚도 그대로였고 힘든 상황도 그대로였죠. 그 때 정신을 차린 것 같아요. ‘아, 내가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혼자서 다시 써니사이드업을 시작했습니다.

Q. 문화 행사 대행 및 기획에서 문화 프로그램 제공으로 사업 아이템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요?
창업 초기부터 3년까지는 문화 마케팅 대행 및 기획 일을 했습니다. 도망치듯 떠난 유럽을 갔다 온 후 혼자서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고 영업을 해서 대출금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지만 그때까지도 매출이 크게 증가하거나 고객이 써니사이드업을 먼저 찾는 경우는 거의 없었죠.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써니사이드업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대행업을 하면 어느 정도 돈은 벌 수 있겠지만 이런 일을 할 거라면 차라리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서 월급 받으면서 일을 하는 게 더 낫지 제가 굳이 창업을 할 이유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창업에 대한 동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겁니다.
제가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할 수 있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됐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과정 끝에 ‘컬쳐워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Q. 컬쳐워크란 어떤 서비스인가요?
갤러리 투어, 팝아트 초상화, 캘리그라피, 드라이 플라워로 만드는 인테리어 소품, 에곤쉴레 드로잉 등 다양한 문화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으로 나눠 프로그램 서비스가 제공되며 하루에서부터 장·단기, 1박 2일까지 받고 싶은 프로그램의 시간과 일정은 자유롭게 조율이 가능합니다. 컬쳐워크는 ‘전국민의 문화생활 다양화’를 미션으로 삼고 이색적인 문화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하면 좋을까요? 대표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창업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아이템을 정할 때는 특정 분야의 시장성을 갖고 있는 아이템을 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시장성이 있는 아이템 중에서 어떤 아이템을 선정해야 하는가이겠죠.
분명 기존 시장을 공략한 아이템이 이미 있을 겁니다. 그 아이템하고 자신이 만들 아이템이 조금 달라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최초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너무 차별적인 것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에요. 사업하는 친구들의 발표를 들어보면 ‘우리 회사가 최초로 개발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차별성’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쓰는데 ‘최초’에 너무 몰입하지 마세요. 가령 옷가게가 늘어서 있는 길거리에 새로운 의류 매장을 하나 세운다고 칩시다. 새로운 옷가게 생겼다고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서 옷을 사보나요? 호기심에 들어가 볼 수는 있겠지만 옷을 사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최초에 너무 초점을 맞춰 아이템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그 시장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을 개발하거나, 조금 더 우위를 접할 수 있는 걸 한다거나, 소비자에게 조금 더 어필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Q. 현재 써니사이드업의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나름 어느 정도 비즈니스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는 컬쳐워크 서비스에 집중하고 싶어요. 기업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문화체험 프로그램’하면 ‘컬쳐워크에 가야겠다!’라고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서비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회사 중에 매출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을 때 문화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기업들과 협업하여 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생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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