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전환과 이미지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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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전환과 이미지 메이킹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6.08.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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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예전보다 직업의 생성과 소멸 주기가 단축되고, 때문에 평생 동안 직업이나 직장을 평균 5회 이상 옮기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2016년 여름, 필자는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의 열망으로만 가지고 있던 책방 주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었다. 십 수 년 동안 몸담아온 청소년 시설 관장에서 <헌책방_외갓집에 가자>의 주인장이 된 것이다. 책방 주인이라는 직업은 그동안 내가 했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결국 나는 새로운 직업의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한 셈이다.
 
직업 전환 시 고려해야 할 것은?
이러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이나 직장을 변경하거 나 재취업을 희망할 때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점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가?(전문성)
헌책방을 운영하는 일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 했다. 나는 도서관학을 전공했고, 사서교사 자격을 갖추었으며, 15년 이상 청소년 시설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 정리하는 일과 책에 대한 기사 등을 읽고 스크랩하는 작업, 청소년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 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둘째, 내가 3년 이상 몰두해서 즐겨할 수 있는 일인가?(생활화)
 나는 이후의 삶을 <헌책방_외갓집에 가자>에서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헌책방에 대한 기억은 여고시절 과제수행을 위해 청계천 주변의 즐비했던 헌책방을 친구들과 헤맸던 아련한 추억으로 어느새 가장 그리운 시간이자 가장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되었다. 난 그리운 그 시간을 되찾아보기로 결심하고 한 번 이사할 때마다 처치 곤란한 짐 꾸러미로 전락했던 집안의 책들을 한 곳에 모았다.
그 양을 보았더니 제 법 많았다. 일단 책들을 한 장소에 모아놓고, 같은 골목에 사는 사람들과 책 이야기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 이야기도 하는 동네 마실의 장소로 꾸며 보았다.
그동안 필자는 직장인으로서 학생으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느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이제 나의 공간인 헌책방을 그들과 진정으로 함께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나의 꿈도 실현하자는 것이다.
꿈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열망을 현실로 생활 화하여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끝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셋째, 가지려는 직업이 나의 이미지 메이킹으로서 적합한가?(객관화)
내가 헌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그동안의 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지에 대한 타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았다. 조언해주는 이들의 80% 이상이 긍정적이었다. 이미지 메이킹 프로그램의 내용은 내적 이미지와 외적 이미지, 그리고 사회적 이미지가 함께 구성되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갖고 싶은 직업이라고 해도 고객들은 타인들이기 때문에 타인의 눈에 비친 내 이미 지가 가장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극히 자기다운 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직업이 가장 자신에 게 맞는 직업일 수 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내면의 자기와 대화를 통해 알아내고, 자기가 가장 기쁘게 해낼 수 있는 일을 향해 매진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자 우선 그 일을 위해 망설이지 말고 자신을 믿고 새로운 직업을 향해 착수하자. 그래야만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와 일을 연관 시켜 발전시키고 결국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 는 것이다.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져야 한다고 지도하고, 각종 꿈 키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괴롭 히기도 한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난 늘 꿈이 있었다. 시간제 아르바 이트생에서 기간제 행정원으로, 팀원으로, 팀장으로, 관장으로 승진되면서 그것이 꿈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늘 나에게 주어진 직분에 맞는 책임을 감당하지 못할까봐 걱정 근심했고, 직분에 합당한 책임의 완수를 위해 앞으로만 전진했다. 직장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직장 내에서 직책이 상승되는 만큼 좋은 삶이고 멋진 삶이라고 생각했다.
한 달 지 나고 나서 그저 통장에 찍히는 월급의 숫자가 상승되고 중단 되지 않는 것이 전부라고 여겼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진정 내가 추구해야할 멋진 삶은 하루 하루를 잘 살아내고 서로가 좋고 멋지게 느끼고 푸근하고 심신이 평화로워야 잘 사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명사로서 좋은 삶이나 멋진 삶이 아니라, 부사로서 잘 살고 좋게 살고 멋지게 사는 게 나은 삶이라는 것이다.
나는 너무 늦게 잘 사는 게 뭔지를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요즘 나는 <헌책방_외갓집에 가자>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평화롭고,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새로운 이웃들과의 만남이 경이로울 정도로 나를 설레게 한다. 가장 즐거운 일은 하교하면서 몇 권 안 되는 동화책을 빌리고, 간혹 화장실을 이용하러 오는 초등학교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꿈’을 가지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꿈을 키우는 과정에서 청소년 스스로 자발적으로 치열하게 고민이 이루어져야 하고, 마음의 평화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 스스로가 우선 행복하고 자신이 선택했다는 자부심과 책임을 지고 싶은 욕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꿈이 부모 의 우격다짐이나 교사의 욕망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번 직업이 정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굳건히 믿고 포기하지 말며 그냥 어제보다 한 걸음만 더 전진한다는 기분으로 나아가자.
실수나 실패처 럼 여겨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자신을 원망하거나 후회할 필 요는 없다. 또한 ‘꿈’을 이루는데 있어서 멋지고 화려한 삶을 추구하 는 일에 목적을 두지 말고, 꿈을 찾고 이루는 과정에서의 시 간들이 행복하고 푸근하게 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아 름다운 시간으로 채워지는 것이 더욱 인생을 멋지게 잘 살아 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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