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탈출해 지원회사를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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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서 탈출해 지원회사를 방문하세요!”
  • 권민정,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09.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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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가 들려주는 조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취업의 관문을 통과해 신입사원이 된 현직자(자동차분야 대기업 협력사 영업직)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까? 배재대학교를 졸업해 자동차업종 B2B영업을 맡고 있는 신입사원이 들려주는 조언은 거침없고 대담하며 솔직하다.

저는 현대기아자동차(이하 고객사) 1차 협력사 중 레버를 생산하는 제조업체에서 영업원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입사원입니다. 먼저 2012년 2월 졸업자로서, 길고 길었던 구직기간 동안의 경험이 구직자 여러분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고객사의 340개 1차 협력사중 한 곳으로 제가 몸담고 있는 우리 회사의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직무 소개
먼저 1차 협력사라고 다 같은 곳은 아닙니다. 물론 우리 회사는 한마디로 ‘을’입니다. 그나마 갑을병정무기 등 아래로 밀리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고객사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고객사와 거의 대등한 을의 1차 협력사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저의 직무는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수꾼’처럼 돈을 받아오는 것입니다. 고객사에서 새로운 차량을 개발한다면, 들어가는 작은 부품들의 원가를 하나하나 책정하고 공정 인원에 따른 공수, 노무비, 생산라인 개수, 몇 교대인지 등 제품원가를 책정해 입찰을 합니다. 그리고 입찰에 성공하면, 다시 PROTO(시작) 단계의 제품을 만들고 이에 들어가는 부품비는 얼마인지, 금형은 어떻게 개발하고 그 금액은 얼마인지 등을 책정해서 고객사에 품의를 올리고 결재를 받습니다. 그리고 입찰부터 시작해 수주할 때 개발, 구매원가, 실제원가 단계에서 NEGO가 이뤄집니다. 이에 따라 양재동 고객사본사의 샤시구매팀과 대응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고 남양연구소의 개발에 따라 업무가 이뤄지기도 하는데, 주로 양재동구매팀과 진행하는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차량이 개발되는 PROTO 단계부터 P1 - P2 - M1 - M2- T1 - T2 등의 단계를 거쳐 양산까지, 그리고 양산 후에도 계속해서 부품 개선이 이뤄지는데 이때 무게, 크기, 형상이 변경되면 이에 따른 금액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설계를 하는 부서와 마찰이 종종 일어나기도 합니다. E/O라고 하는 설계변경이 일어나면 이에 따른 원가 변동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양한 조건과 요구에 E/O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필요 역량
참고로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 기준은 ‘신입사원이 제 역할을 해낼 때까지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다닐 수 있는가’입니다. 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회사별-직무별로 상이하지만, 저와 같은 경우에는 절실함과 성실성을 어필했습니다. 구구절절 하소연하듯 이야기하지 말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세요. 깔끔하게 왜 내가 오래 다닐 수 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이야기하세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해서 성격을 묻고 장단점을 물어보고 그에 따른 경험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 같은 경우, “저는 한마디로 꼼꼼합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덧붙여 “여기서 장점은 주변사람들의 기념일을 챙기길 좋아해 일정관리를 잘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꼼꼼한 탓에 일처리가 늦어 혼난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면접은 서로를 알아보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임해 14번의 면접 중 일정이 중복된 경우를 포함 4번의 탈락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통보를 받았습니다.
너무 긴장하거나 겁먹지 마세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긴장해서 버벅대는 지원자를 간절한 지원자라고 생각하는 회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현직자 조언
제가 제조업 중에서 자동차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사의 1차 협력사만 340개입니다. 이 중에 모비스, 글로비스, 한라, 만도 등 대기업도 사실상 1차 협력사이고 같은 1차 협력사로의 이직이 용이하며 사례도 많습니다. 같은 고객사의 시스템을 다루었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며, 1차 협력사 간의 거래도 많기 때문에 낮은 연봉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연봉이 올라가면 업무도 늘어나기에 선택은 본인의 몫이 되는 것이지만요. 원가 업무는 가장 핵심적인 고객사를 상대하고 자금과 관련된 업무이기에 어디에서나 인정받을 수 있는 직무입니다.
그런데 다양한 1차사 중 대다수의 기업은 구직자들 대부분이그 존재 자체도 모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이들 기업에 지원하기를 꺼려합니다. 저도 그러했기에 이 부분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입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절실히 노력하느냐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움직여야 보이고 움직이는 만큼 시야와 그릇과 생각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지금 방에서 이력서만 쓰면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기 보다는 직접 발로 뛰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구직자들은 관심만 있을 뿐 실천을 하지 않아 다양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행동과 실천을 통해 구직에 성공했고, 가장 바라던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곳의 면접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현직자들을 만나고 간절함을 갖고 준비한 결과, 지금의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자소서를 서너 개씩 쓰는 것은 누구나 하는 노력입니다. 그리고 고민하려면 제발 방구석에서 하지 마십시오! 손만 뻗으면 휴대폰이, 고개만 돌리면 컴퓨터 모니터와 TV가 있는 곳에서 어떻게 생각을 한다는 건지 저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산이든 공원이든 혼자 가보세요. 버스를 타고 업무현장으로 가서 휴대폰 없이 현직자들을 만나고 명함을 받고 수첩에 적으세요. 그리고 귀갓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없던 관심도 생기고 뭔가 다른 것이 시야에 들어올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보십시오. 저는 그런 노력을 통해 구직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100%라고 장담은 못 하지만 스스로에게 변화를 시도하면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됩니다. 저와 같이 여기저기 움직이고 발품을 팔았던 제 친구도 여행업이나 서비스업에 취업을 희망했지만, 서류가 통과된 곳은 모두 자동차 부품기업이었습니다. 훌륭한 재료를 가지고도 자신이 바라고 바라던 기업에 취직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신이 가진 재료를 가지고 기업에 요리하는 것은 본인 입니다. 기업을 요리하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재료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합니다. 다만 요리법을 모를 뿐입니다. 재료의 사용법을 모르겠다면 당연히 움직여야 합니다. 많이 움직일수록 많은 재료가 생기고 많은 요리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 본 내용은 도서 <조민혁의 합격을 부르는 직무직설 60>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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