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서 배우는 ‘이미지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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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서 배우는 ‘이미지 메이킹’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6.09.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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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메이킹

필자가 어렸을 때 TV를 두고 아버지는 동물의 왕국을 보려 하시고, 우리 5남매는 아이들 프로그램을 봐야 한다는 경쟁이 자주 있었다. 어른이 되어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때 아버지 마음을 조금 이해할 것 같다. 동물들의 삶 속에서 가정과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삶의 원리를 간접적으로 배우고, 또 회사를 경영하는 분들은 경영원리에도 적용되는 다양한 방식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프로였던 것이다. 경영자나 정치인들도 동물의 생존 패턴을 통해 여러 가지 삶의 지혜를 얻어 실제에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그것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식물도 예외는 아니다.

식물의 공진화
필자는 원예를 전공하고 원예 관련 일에 오랫동안 종사하였다. 그때 경험하고 배웠던 식물의 성장 매커니즘은 리더십 강의를 하는 데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식물의 구조는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등으로 구분되어 있고, 뿌리는 식물을 지탱하고 성장에 필요한 물과 양분을 흡수하여 저장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줄기는 뿌리에서 흡수한 양분과 물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며 가지와 잎을 지탱해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잎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포도당과 산소를 만들고 잎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수분을 밖으로 배출하는 증산작용을 한다. 꽃은 새와 곤충을 유인하여 수정작업을 하고 씨앗을 만든다. 열매는 씨앗을 보호하고 씨를 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식물은 각 기관의 최적화된 기능으로 생존본능에 충실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꽃이 피는 광경을 보고 자신의 상황과 연결된 긍정적 감정들을 떠올리며 아름다움에 도취되지만, 반대로 꽃이
지면 그와 대조적 감정인 부정적 상황과 연결하여 표현한다. 이는 식물 입장에서 보면 참 억울할 일이다. 식물에서 꽃이 진다는 것은 다음 생을 이어간다는 귀중한 표시이며 생식생장의 두 번째 임무를 무사히 완성했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꽃은 철저하게 외적이미지에 충실하여 아름다운 컬러, 맛있는 꿀, 그리고 달콤한 향기, 영양분이 풍부한 꽃가루 등을 만들어 벌레, 새, 곤충들을 유인한다. 유인하는 대상은 꽃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자신의 꽃 구조와 어울리는 곤충들과 새를 불러 들여 꽃의 목적인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묻히는 수분을 완성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진화해 갈 것이다. 어쩌면 꽃은 인간까지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유혹의 대상에 포함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벌이나 곤충, 새들도 이에 뒤지지 않고 꽃의 구조에 따라 꿀을 따고 꽃가루를 취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꽃의 구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양으로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진화시키고 있고 이를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양쪽이 서로의 유익을 위해 진화하는 것을 공진화라고 한다. 인간도 서로 외적성장을 위해 내면에서는 생각, 감정, 습관, 욕구 등을 잘 성숙시키는 내적 이미지를 긍정적방향으로 변신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 받을 수 있는 자기개발이 필요하다.

식물의 생존전략과 이미지 메이킹
꽃이 누렇게 변하고 시드는 것은 곤충과 새들에게 더 이상 나를 찾아오지 말라는 신호다. 나는 이미 수분이 되어 수정 작업에 들어가고 있으니 너희들의 도움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수정이 되면 꽃은 떨어지고 씨방이 자라기 시작하여 열매로 성장한다. 씨방이 만들어진 작은 열매는 충분히 성숙될 때까지 보호막을 2중 3중으로 걸어둔다.
첫 번째 보호막은 작은 열매를 나뭇잎과 같은 색을 띄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곤충과 새들의 눈에는 열매가 잘 보이지 않아 성숙될 때까지 안전하게 지신의 씨앗을 보호한다. 외적인 이미지 메이킹의 표현이다.
두 번째는 열매의 위치다. 열매는 하늘을 나는 새와 곤충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도록 잎으로 충분히 가려준다. 그래서 조금만 멀리서 바라봐도 열매가 있는지 구분하기 힘들다. 내면의 성숙을 기다리는 내적 이미지 메이킹이다. 셋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매를 공격할 때를 대비해서 독성물질과 곤충이나 새, 인간들이 먹을 수 없는 떫고 신 이상한 맛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는 관계적 이미지 메이킹이다. 이제 씨앗이 충분히 성숙되어 발아능력이 생기면 열매는 화려한 컬러와 달콤한 향기, 그리고 맛있는 과육으로 곤충과새, 동물, 그리고 인간들에게까지 자신을 따 먹으라고 유인한다. 그 이유는 씨앗을 널리 퍼뜨리기 위함이다. 열매의 궁극적 꿈은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자체의 기능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방법도 있지만, 새나 동물, 사람의 힘을 빌려 퍼뜨리기도 한다.
새나 곤충, 그리고 여러 종류의 동물과 자연환경에 의해 모체를 떠난 씨앗은 장소를 불문하고 발아조건과 일치하는 환경을 만나면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떡잎을 내밀어 새로운 개체로 성장하고, 결국에는 섭리에 순응함으로써 최고의 열매를 맺게 된다. 완벽한 자기완성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의 결실인 것이다.
이러한 식물들의 생존전략을 보면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과 비교해 보면 우쭐해 하기보다는 오히려 겸손해 질 때가 많다. 그리고 교훈을 삼을 만한 것들도 많다. 우선 식물들은 인간이 평가하는 식의 금수저나 흙수저처럼 자신의 자리를 탓하지 않는다. 더구나 주변을 핑계대지도 않는다. 그리고 사는 것이 힘들다고 포기하지도 않는다. 다만 놓여진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참으로 숭고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니다. 이제부터는 눈에 보이는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볼 때 그냥 지나치지 말자. 끊임없이 투쟁하며 여건과 환경을 거슬 러 푸르게 자라나는 삶의 의지와 비전을 발견해 보자. 필자는 자기발견과 성장에 훌륭한 교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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