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병행제’로 글로벌 직무전문가를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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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습병행제’로 글로벌 직무전문가를 꿈꾸자!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6.11.23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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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도제교육, 일학습병행제

유럽 중세시대부터 존재했던 도제교육이 21세기에 들어와 다시금 전 세계적인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와 기술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직무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인재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일찌감치 가진 독일, 호주, 스위스 등의 주요 선진국들이 스승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의미하는‘도제교육’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4년부터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그 중 하나다. 전 세계적인 리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인재의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일학습병행제도의 현실을 점검해보았다.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사람을 일컬어 ‘도제’라 칭한다. 유럽 중세시대부터 수공업자들의 기술전수와 후계자 양성을 위해 활발히 시행됐던 도제교육은 기계를 이용한 생산이 가능해진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그 자취를 감추는 듯 했다. 하지만 대량생산과 함께 분업이 이뤄지면서 역설적으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숙련노동자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와 도제교육이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하루 사이에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탄생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각각의 직무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더 없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가별 핵심 이슈, ‘21세기형 인재를 키워라!’
 ‘각국 정부는 왜 도제제도를 활성화시키려 하는가. 각국의 도제훈련 운영현황과 성과의 국제비교’라는 주제로 지난 9월 22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제3회 한국형 일학습병행제 정착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도 독일, 덴마크, 스위스, 호주, 대만 등 6개국의 도제훈련 전문가들은 기업, 훈련생,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의 도제훈련이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오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독일연방직업훈련연구소(BIBB) 필립 그롤만(Philipp Grollmann) 박사는 “기업 측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향상, 채용 비용 절약 등의 편익이 더 크게 나타남에 따라 기업이 도제훈련에 투자할 요인이 있다. 또한 훈련생 입장에서는 훈련수당(평균800유로), 노동시장 진입 및 임금 상승 기회, 미숙련 근로자에 비해 더 높은 임금 보장 등의 편익이 발생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청년 고용률 제고, 독일 기업 경쟁력 상승, 노동시장과 학교교육 간 불일치 해소, 사회 통합 등의 성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제훈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호주가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30년간 산업계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위한 그룹훈련모델(Group Training model) 도입(70년대), 대규모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90년대), 학생, 파트타임 근로자, 기존 재직자(existing worker)까지 참여범위를 확대하여 유연성을 제고(90년대) 하는 등 도제훈련 개혁을 실시하였다. 또한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2016~2017년에는 8억 달러 이상을 도제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덴마크, 스위스 등의 국가들이 대대적으로 정부, 기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도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한국형 도제교육, 일학습병행제
 우리나라는 현재 일학습병행제라는 제도로 한국형 도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학습병행제는 교육훈련내용이나 교육운영방법 등을 기업이 주도하여 결정하며 일정한 인정기준을 충족하는 교육훈련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이 진행된다. 이때 참가 학생들은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생산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시설이나 장비 등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으며, 특히 습득한 직무능력을 학력 중심이 아니라 과정평가형 자격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의해 평가하여 도제자격을 준다.
 특정 전문대학 졸업자, 또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로 시행되었던 일학습병행제도 점차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4년제 대학도 일학습병행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대학생의 현장실무능력 강화와 대학과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4년제 대학 일학습병행제’운영 대학이 추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제도는 4년제 대학단계 일학습병행제로 ‘장기현장실습(IPP)형 일학습병행제’가 정식 명칭이다.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형 일학습병형제는 3~4학년 대학생들이 전공 분야 기업에서 장기간(4~10개월) 체계적인 현장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서, 그간 졸업생 중심으로 추진되어온 일학습병행제를 대학 재학생 단계의 정규교육 과정으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지난해 초 숙명여대, 동의대 등 13개 대학이 선정되어 마케팅, 경영지원, 설계 및 생산기술 등 전공 관련 분야의 652개 기업에서 1,378명의 학생들이 장기현장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기업에서 생생한 실무 교육을 받으며 취업역량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수급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인재를 미리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성과를 반영하여 4년제 대학 단계 일학습병행제를 2016년에는 25개교(약 3,750명) 내외, 2017년까지 60개교(약 1만 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기업과 훈련생의 높은 만족도 
 정부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일학습병행제 참여를 위해 지난 9월 6일 일학습병행제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상을 수상한 ㈜삼우금형은 청년층의 뿌리산업 기피 현상, 본사 이전(서울에서 충남 당진) 등으로 인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현장훈련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교육용 기계장비 17대를 도입했고, 회사 내의 실무 경력자를 기업현장교사로 활용하며 현장훈련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썼다. 그 결과 학습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 월등히 향상되었다.
 이러한 일학습병행제 성과를 바탕으로 ㈜삼우금형은 2014년 22명, 2015년 26명, 2016년 13명을 채용할 수 있었고 인사고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7년 이상의 우수 실무경력자를 주니어마스터로 지정하여 기업현장 교사로 적극 활용하는 등 현장훈련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학습근로자의 직무수행 능력은 일반근로자보다 월등히 높아질 수 있었다.
 ㈜삼우금형은 인력수급 안정화, 교육시스템 체계화 등 일학습병행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까지 60명을 추가로 채용하여 이들을 회사의 핵심인재로 키워낼 계획이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포스코 협력회사인 ㈜포롤텍은 직원들의 고령화에 따른 기술인력 단절을 예방하고 기술이전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우선 인문계 졸업자 등 학습근로자 2명을 채용하여 기업현장 교사의 1 대 1 밀착 지도와 함께 훈련 수당을 지원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비전공자임에도 이들의 업무 적응은 빨라졌고 학습근로자의 평군 숙련도(평균 B등급)도 1년 먼저 입사한 비 학습근로자(평균 C등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롤텍은 올 하반기에 학습근로자 10명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의 참여, 그리고 고등학생부터 4년제 대학교 재학생까지의 훈련생 범위 증가로 앞으로 일학습병행제, 즉 한국형 도제교육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인재들이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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