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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처럼 어른이 되어 읽어도 감동적인 동화를 쓰고 싶어요!고은별 동화작가 / 출판사 캐트리오나 대표
허지은 기자  |  je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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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호] 승인 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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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간 3권의 책을 출간하고, 업계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작품의 애니메이션 화도 준비 중인 고은별 작가. 그녀는 작문도, 그림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자신의 모든 경험을 동화 작가로서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맨 몸으로 시작해 출판사를 세우고 인기 작가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에도 동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켜낸 고은별 작가. 주어진 길을 가기보다 자신의 길을 개척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솟아난다.
   
 

 2011년도에 출판사캐트리오나를 설립하고, 같은 해에 <요정 여왕>이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출간한 고은별 작가. 첫 책이었던 <요정 여왕>은 영풍문고 편집자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고 2쇄가 절판되어서 현재 3쇄 인쇄를 준비하고 있다. 종이 인형 놀이와 팝업 북을 접목시킨 <종이 인형 놀이책>2014년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첫 선을 보였고 초판본의 대부분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15년엔 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두근두근 공주님이 되었어요>를 펴냈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공주가 입을 만한 예쁜 드레스를 만들어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에는 아이들이 할머니의 마법 도구를 통해 바느질에 쓰이는 물건들에 대해서 배우고, 또한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과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배우기를 바라는 고은별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이 책은 계룡문고에서 권하는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로써 고은별 작가는 동화 작가로서 펴낸 세 작품 모두 주목을 받게 되는 기쁨을 맛봤다.
 열심히 만든 책이니만큼 독자 분들께 사랑을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특히 서점에서 재미나게 제책을 읽고 있는 아이를 보면 정말 기뻐요. 아이 어머니께서 이제 그만 가자고 하시는데도 조금만 더 읽고 가겠다며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직접 독자 분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서 해마다 열리는 도서전에 꼭 참가하고 있는데, 지난 도서전에서 책을 잘 보았다고 직접 그림을 그려서 주신 분도 있었어요. 이 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독자 분들이 제 책을 좋아해 주시는 걸 느낄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납니다.”

가장 평화로운 순간을 함께하는 직업, 동화작가
   
 

 경영학을 전공한 그녀는 동화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자금을 모았다. 자신의 책을 펴낼 출판사를 설립하기 위해서였다. 동화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도 없었다.
 대학시절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제가 만든 인형극을 보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커다란 보람을 느꼈어요. 또 도서관에 가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어른을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그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그런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직업이 동화작가라는 생각에,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에 대한 칭찬을 종종 듣는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따로 배우지는 못 했어요. 20대에 독일로의 미술 유학을 준비했지만 할머니께서 연세가 드셔서 걱정이 돼서 떠나지 못했죠.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림을 배우고 싶다는 꿈은 포기 못 했어요. 지난달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합격해서 회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릴 때 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선 하나하나를 그릴 때마다 좋은 생각을 하면 보는 분들께 그 에너지가 전해진다고 믿거든요. 책에 있는 모든 삽화는 종이에 색연필로 작업을 했는데요, 아이들에게 색연필의 따뜻한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 컴퓨터 작업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했죠.”
 
개구쟁이 소년을 묘사하는 남성 작가 vs. 섬세한 소녀의 마음을 담는 여성 작가
 동화작가라고 하면 주로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모성과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남성 작가들도 많다.
 인터파크가 발표한한국인이 사랑하는 동화작가 TOP 10’ 1위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다름 아닌 남성 작가였다. 바로 <강아지 똥>권정생 작가. 또한 순위에 오른 10명 중 5명이 남성 작가들이었다. 영화로도 제작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동화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도 남성 작가라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동화작가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닐 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남성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은별 작가도 남녀 작가들의 장점이 다를 뿐, 남성이든 여성이든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 작가는 주로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남성 작가는 주로 남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게 되는데 이는 작가의 유년 시절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여성 작가는 소녀의 섬세한 마음을 묘사하는 데에 탁월하고, 남성 작가는 소년의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묘사하는 데에 탁월한 것 같아요. 서로 장점이 다르죠. 너무나 유명한 생텍쥐페리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남성 작가입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어린왕자>를 고를 만큼, <어린왕자>는 제게 특별한 의미이죠.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때마다 어린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매번 눈물이 나요. 저도 그렇게 아름다운 동화를 쓰고 싶어요. 현존하는 그림책 작가 중에는 얼마 전에 내한한 앤서니 브라운도 떠오르네요. 역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성 동화 작가 중 한 분이죠.”

일상의 경험을 녹여내는 집요한 창작의 과정 
 작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이다. 동심을 사로잡는 수많은 이야기의 원천은 일상의 순간이다.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고 작가는 꾸준히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다. 동화를 위한 소재나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면 아이디어 북에 적어두었다가 참고한다.
 아이디어 북을 저는 꿈 노트라고 불러요. 현재 다섯 권 정도가 있는데, 동화를 제작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꽃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많고요. 그리고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할머니께서 저를 키워 주셨는데 할머니가 저에게 주신 사랑이 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작가에게는 버릴 경험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그 말에 매우 공감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제가 겪은 힘든 일이나 상처가 동화 속 주인공이 겪는 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구상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는 다른 일을 해요. 얽매이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화의 구상이 떠오른 경험이 있어서요.”
 아름다운 그림, 신비롭고 따뜻한 이야기가 탄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동화작가라면 어른의 시선을 버리고 아이들과 눈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세 권의 책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였다. 많은 고뇌가 따르고 외로움이 필요하다고 고 작가는 말한다.
 고독과 결핍도 필요한 직업이 작가에요. 창작을 위한 외로움을 겪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작업 중에는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어도 만남을 자제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에너지를 다 방출하고 나면 그만큼 생각이 흐려지고 작업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결핍이 예술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열 두 시간이 넘는 평균 작업 시간 동안 한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체력도 저하될 수 있어서 자기관리도 철저해야 하죠.”

동화 작가의 전망, 열정으로 밝히다 
   
 
 출판계의 전망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하지만 고은별 작가와 같은 신진 작가들이 업계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현재 <요정 여왕>은 애니메이션 제작을 준비 중이고, 2017년 봄에 재출간 될 예정이다. 또한 그녀는 최근 월트디즈니사에서 책을 보내보라는 메일을 받았고,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은별 작가가 <종이 인형 놀이책>을 내고 좋은 반응을 얻은 후에는 다른 출판사에서도 종이 인형 책을 줄지어 내놨다.
 도서정가제 이후 출판업이 하향세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많은데, 실제로 서점가나 책 축제에서 체감되는 독서 인구는 확실히 줄어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가 아는 소형 출판사들의 열정만큼은 변함이 없어요. 출판업이 영리 사업인 것은 맞지만, 애초에 그들은 출판사 운영의 궁극적 목적이 돈은 아니에요. 저 역시도열정직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고요. 현상 유지를 하면서 계속 다음 책을 출간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언제나 전망은 밝습니다. 사랑이 듬뿍 담긴 동화책이 세상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동화작가가 되기로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 앞으로도 어른과 아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들어 주시기를 기대해요.”
 동화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고 작가의 향후 행보는 더욱 야심차다. 출간과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고 종이책으로 인한 환경 문제까지 관심을 넓혔다.
 우선 남은 올해에는 <요정 여왕>의 재출간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내년 봄에는 캐릭터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출판사 이름으로 정한 동화책 <캐트리오나>를 비롯해서 구상했던 이야기들을 차례대로 출간하려고 합니다. 또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들다 보니 늘 나무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노후에는 장 지오노의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처럼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실제로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앞으로 캐트리오나 출판사의 모든 책은 나무 한 그루 상하지 않게 친환경 소재로 만들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인쇄도 콩기름 잉크로 하려고 해요. 앞으로 동화작가가 되실 분들도 책을 만들 때는 나무에 대해서도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책을 이루는 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고, 숲을 해치는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이죠. 우리 모두가 친환경 종이로 책을 만드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고 작가가 환경 문제까지 생각하는 이유는 그녀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고 작가는 동화를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 책의 독자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절인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이죠. 저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기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저 역시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할머니께서 저에게 주신 그 커다란 사랑이 헛되지 않게 살면서 동화책을 통해 제가 배운 사랑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거든요. 그리고 교훈이 담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또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 자연을 아끼는 마음,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마음도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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