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국악 즐기니 군 생활도 신명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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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국악 즐기니 군 생활도 신명납니다!”
  • 오명철 기자
  • 승인 2016.12.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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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상 상병 육군20사단 화랑여단 사자대대

“60년 역사 전통~ 대한민국 최강부대~ 전쟁을~ 종결짓는~ 전략적~ 기동부대~ (중략) 호국위민~ 실천하는~ 함께하는~ 결전부대~ 조오타~!”
지난 10월 15일 육군20사단 화랑여단 사자대대 연병장에서는 국악동아리‘전율’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신명 나는 사물놀이 연주와 부대 자랑거리를 목청껏 외치는 구음(연주 중간 흥을 돋우기 위해 읊조리는 말)까지 곁들인 공연을 이끄는 이는 동아리 상쇠(上釗·꽹과리 제1 주자로 사물놀이패의 우두머리) 조여상(23) 상병. 그는 본연의 임무는 물론 동아리 활동에 자기계발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그야말로 팔방미인 ‘명품전우’ 다.

 조 상병은 자대 배치 직후인 지난해 10월 ‘전율’ 에 가입했다. 서울국제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에서 전통 악기 장구를 배운 후 3년간 풍물패 상장구(우두머리 장구 연주자)로 활동했던 이력을 알게 된 선임들에 의해 스카우트되다시피 가입한 것이다.
 “군대에서 국악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권유를 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바로 장구를 잡았죠.”


각종 공연 진두지휘
지난 2014년 결성된 ‘전율’ 은 뛰어난 연주로 지난해 열린 지상군 페스티벌에서 육군 대표로 연주하는 등 대내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육군20사단의 명문 동아리다.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단결·소통의 수단’ 일 뿐만 아니라 ‘민·군 화합’ 의 선두주자가 된 셈이다. 지난해 동아리에 합류한 조 상병은 공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며 일찌감치 상쇠 자리를 예약했다. 처음 국악기를 잡아본 전우들에 비해 연주 실력도 뛰어나거니와 그간의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단을 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작곡·편곡인 셈이죠. 사물놀이 공연은 연주 기량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화려하고 다양한 가락을 상황에 맞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입 초기부터 연주 자체에 급급하기보다 가락을 구성해 연주를 기획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외부 공연에서 남미음악 등 해외 음악을 듣고 이를 국악에 접목해 새로운 가락을 만들기도 했죠.”
 이렇게 연주와 가락 구성을 병행하며 1년을 보내는 동안 조 상병은 장구 연주자에서 상쇠가 됐고 무려 20여 차례의 대내외 공연을 했다. 지난 9월 1일에는 ‘양평 국악의 밤 행사’ 에 참여해 전문 국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10월 11일 열린 사단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는 피날레를 장식하는가 하면 300여 명의 사단 장병들이 참여한 합동 공연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주로 매주 토요일 동아리 활동 시간에 기량을 연마하고 공연 날짜가 잡히면 약 2주 전부터 매일 저녁 모여 연습합니다. 개인정비시간을 희생해야 하지만 저를 포함해 모든 동아리 전우들이 기꺼이 참여하고 있죠. 공연에서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고 나면 누구라도 국악 공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거든요. 군에 와서도 좋아하는 국악을 연주하고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그렇다고 조 상병이 동아리 활동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분대장이자 중대 유일의 박격포반 관측병인 그는 지난 6월 사단의 박격포경연대회에 출전해 최우수 박격포 관측병으로 선발돼 사단장 표창을 받았고 대대가 최우수 부대가 되는 데에도 기여하는 등 임무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거기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한 경력을 살려 태권도 승단심사를 앞둔 중대원들을 지도하는 일까지 도맡고 있다.

관측병 임무에서 자기계발까지 완벽 수행
 자기계발도 놓칠 수 없다. 서울과학기술대를 다니다 입대한 그는 내년 6월 전역 후 바로 미국 몽클레어대로의 유학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매일 자정까지 연등은 기본. 공연이 있을 때는 동아리 가락 구성을, 훈련이나 측정이 있으면 관측병 임무 연구를, 태권도 승단심사가 가까워져 오면 교육연구를, 나머지 기간에는 유학 준비를 하는 빡빡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조 상병을 두고 같은 동아리 멤버인 김상인(21) 일병은 “무슨 일이든 못하는 게 없는 엘리트 선임”이라고 감탄했고, 동아리 관리장교인 성민기 대대 정훈장교(소위)도 “지금 즉시 간부를 해도 충분할 만큼 뛰어난 병사” 라고 칭찬했다. 이처럼 1인 3~4역을 하느라 웬만한 간부 못잖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조 상병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좀 피곤해도 남들이 자는 시간에 똑같이 자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늘 연등을 신청하곤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바쁜 게 훨씬 낫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습니다.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은 전우와 교류할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지요. 전역하는 그날까지 분대장·관측병으로서 임무를 잘 수행하고, 많은 가락을 미리 만들어 둬 국악동아리 ‘전율’ 이 오래도록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제공 : 국방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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