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근거로 삼아 있는 그대로의 자기자신을 표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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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근거로 삼아 있는 그대로의 자기자신을 표현하세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6.12.28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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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2016 채용시장 총정리 - 신입사원 인터뷰 / A기업 L씨

올해 하반기 공채가 첫 취업 준비인 그녀의 합격률은 서류 전형 100%, 인·적성 평가 100%를 자랑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 줄줄이 합격한 그녀는 결국 졸업 마지막 학기에 사원증을 손에 넣었다. 두 번은 하고 싶지 않아 첫 취업 준비에 ‘올인’했다는 A씨를 만나 취업 성공 비법을 알아본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운 좋게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이번 하반기 공채에 합격하여 외국계 반도체장비 회사에서 반도체 장비 해체와 이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Customer Service Engineer로 근무하게 됐습니다. 거래처의 반도체 장비에 대해 AS도 하고, 관련 서류 작업도 하는 특수한 분야입니다.

 Q. 서류 전형은 어떻게 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서류의 경우 첨삭을 아예 안 받았어요. 제가 영화동아리에서 영화 소개 글을 썼는데, 당시 광고회사에 다니던 언니가 ‘글을 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글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네 글은 사람이 드러나는 글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첨삭을 받으면 저만의 말투나 글에 묻어나는 저만의 개성이 사라질 것 같았어요.
 인터넷에 올라온 서류 작성에 대한 글을 보면,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에 대한 조언이 많잖아요. 자기 경험을 나열하고, 나는 어떤 사람이기 때문에 직무 역량이 있다고 써야 한다는 얘기들이요.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는 굳이 글에 드러나게 쓰지 않더라도 읽는 사람이 제가 직무역량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대차의 잡페어에 가서도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비전이 이러한데 내가 가진 비전이 같으니까 일을 하게 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붙었죠. 그래서 자기소개서도 이렇게 쓰면 인사담당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인턴을 지원해 합격했는데, 당시 과장님께서 제 자기소개서에 대해 ‘너처럼 평범하고 솔직한 자기소개서는 처음 본다’고 하시기도 했어요. 직무역량에 대한 노골적인 어필 없이 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서류 전형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이야기의 근거가 되어줄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대외활동이나 인턴 경험이 없이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 신뢰도가 떨어지겠죠.

 Q. 그렇다면 직무역량을 어필할 수 있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어떤 경험을 했느냐보다는 어떤 경험이든지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합격과 불합격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6개월간 한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매니저님께서 제가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많이 시키셨어요. 출장도 자주 보내시고, 28억 원 규모의 사업에 대한 자료 정리를 제게 맡기시기도 했고요. 그리고 아무리 제품에 대한 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 가서 결국 발전 정비소에 견학을 가서 배우고 싶다고 제안서를 냈었죠. 그 제안서가 통과되어 실제로 견학을 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면접에서 그때 겪었던 어려움이나 그 어려움을 해결했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인사담당자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영화 동아리에서도 부회장을 하면서 도서관 옥상에서 옥상 영화제를 기획했던 경험도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옥상영화제는 이미 선배들이 예전부터 하면 좋겠다고 했던 것인데 자금이 부족했죠. 저희는 독립동아리가 아니라 도서관 산하 단체여서 외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그 당시에 생협에서 학생들을 위한 기금이 있었고 제안서를 내서 기금을 받게 됐어요. 무사히 옥상영화제도 열었습니다. 이외에도 졸업 프로젝트 조장 활동 등 다향안 경험이 있는데, 이런 경험들을 좋게 봐 주신 것 같고, 제가 지원한 직무와 잘 연관 지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 인·적성검사는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삼성, 현대차, LG화학, 효성의 인·적성 시험을 준비했는데, 그 중에서 GSAT를 가장 열심히 준비했어요. 가장 어렵기도 하고 다른 기업의 인·적성 문제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GSAT는 4주 완성 과정의 문제집을 풀면서 대비했고, 현대차의 인·적성 문제집은 2주 동안 풀었습니다. 다른 기업은 별로 준비를 못 했는데 이들 공부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GSAT의 경우는 문제집 풀 때에도 틀리는 게 많고 한 문제집을 다 푸는 동안 성적이 크게 나아지지도 않았는데, 이번 GSAT가 상당히 어려워서 제 부족한 점수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면접보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것이었나요?
 어려웠던 질문은 ‘보스와 리더의 차이’를 물으신 것이었습니다. 당황했지만 좋은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에 대해 물어보신 것 같아서 ‘리더는 본인이 가진 비전을 향해서 팀원들의 능력을 위치에 맞게 잘 배분할 수 있는 사람이고, 보스는 주어진 일만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했어요.
 삼성전자에서도 그렇고 여러 회사에서 나온 질문이 있었는데, ‘리더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업무지시를 했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저보다 오래 일하신 분들이기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선은 따를 것 같다’고 답변했어요. 이러한 답변을 하게 된 것은 인턴 당시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 개인 전화를 업무에 사용해서 지적을 받은 일이 있었거든요. 그곳은 사무실 전화가 없고 각자 PC에 연결된 통화 프로그램을 사용했기 때문에 좀 더 편한 제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것이죠. 처음에는 왜 이런 것으로 혼이 나야 하는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무 처리를 개인 전화로 하면 업무에 따른 비용이 제 개인비용에서 나가게 되니까, 업무에 관한 것은 회사 비용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려고 그렇게 하신 것 같더라고요. 이렇듯 돌이켜보면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같아서 리더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다고 답변했어요.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구직자분들께 조언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제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시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각 기업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접할 수 있지만 이러한 내용도 세계적인 흐름을 알고 나서 보면 더 잘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중국이 전기차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든가 혹은 브렉시트, 미국 대선, 도이치뱅크 사태 같은 국제적인 이슈들은 국내에서 기업 자료만 보면서 알기는 어렵죠. 그래서 경제 신문을 통해 이런 흐름을 알아두는 것이중요합니다. 실제로 신문을 읽었던 것이 서류, 인·적성, 면접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정말 신기했던 것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과학적으로 선발을 잘 하시더라고요. 정말 별로인 사람은 잘 떨어트리고요. 그러니 ‘내가 저 사람보다 말을 너무 못했나?’, ‘포장을 덜 했나?’, '더 나를 드러내고 잘났다고 표현해야 하지 않나?’하는 걱정은 버리셔도 돼요. 당장 좋은 결과가 없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알아주는 기업이 언젠가는 나타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기가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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