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엔 반드시 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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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엔 반드시 출구가 있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6.12.2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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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2016 채용시장 총정리 - 신입사원 인터뷰 / 양수호 삼성에스원

31살, 부사관으로 제대, 자격증 없음, 어학점수 없음. 그러나 스펙만으로 그를 평가하기엔 너무 성급하다. 그는 90번의 낙방이란 쓴잔을 마셨지만, 굴하지 않고 군 제대 경험과 자신만의 당당함과 솔직함을 무기로 취업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성공취업의 출구를 찾아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올 하반기 삼성에스원 공채에 합격한 양수호 씨(31세)를 만나 그의 취업 과정을 들어본다.

양 수 호 삼성에스원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맡게 되신 직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비역 중사이자 예비군 2년차인 31살 양수호입니다. 저는 삼성 에스원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내년 2월 13일에 FM직(기계설비직)으로의 입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 생활을 하기 전에는 정보통신을 전공했기 때문에 전역 후에도 관련 분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진로에 대한 주변 분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었고, 군 경력과 이어지는 자격증이나 연관직무를 찾다보니 기계공학 분야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구직활동을 할 때에도 기계공학 분야의 직무를 주로 지원했고요.

 Q. 부사관 생활과 군 생활이 취업준비나 과정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구직자들이 흔히 말하는 스펙은 자격증, 학벌, 어학점수, 대외활동, 인턴 경험 등이죠. 저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무스펙’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서류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군 경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 경력을 주요 스펙으로 밀고 나가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부가적인 스펙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도 군대 경험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면접관이 하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다보면 힘주어 답변해야 할 질문인지, 편하게 답변해도 될 질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은 면접 스터디를 통해 익혀지는 것이라기보다는, 평소에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누구보다 군 생활을 열심히 하신 분들이 가장 능숙할 것입니다.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눈치(?)입니다.(하하) 저와 같이 부사관이라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내셨다면 상대방 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충분히 훈련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한 답변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죠.

 Q. 면접을 보시면서 기억에 남는 질문이나 당황스러웠던 질문은 무엇인가요?
 
제 이력서를 본 면접관이 ‘10년의 공백 기간이 있는데,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어요. 사실과 다른 질문이 들어와 무척 당황했죠. 그렇지만 티 내지 않고 혹시 잘못 보신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어요. 그 기업이 이력서를 잘못 읽을 만큼 허술하게 면접을 진행하는 곳이 아니라서 아마도 제 태도를 파악해보려고 일부러 틀린 질문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했고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자 그 면접관님이 잘못 봤다고 하시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셨어요. 면접을 볼 때는 별별 상황이 다 일어나지만 우선은 자신 있게, 위축되지 마시고 답변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모른다고 편하게 답변하셔도 됩니다. 물론 준비를 잘해서 잘 답변하면 더 좋겠지만, 잘 모르는 것을 억지로 답변하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저도 지금 합격한 기업의 면접 당시, 모르는 질문은 모른다고 답변했었어요. 솔직한 태도는 긍정적으로 어필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질문은 이 지원자가 정말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것인지 알아보려는 질문입니다. 또한 답변이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저는 인생의 첫 번째의 난관이 아니라, 두 번째의 막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했어요. 준비한 건 아니고, 즉석에서 면접 전체를 되돌아보면서 솔직한 심정을 정리해서 답변했죠.

 Q. 약 2년 동안 취업을 준비하셨습니다. 당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부터 2년 정도의 공백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기 때문에 더디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다만 2년 뒤에 내가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죠. 이에 취업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취미들을 정리했는데, 영화를 보거나 책 읽는 것, 자전거 타는 것은 지속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어서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자전거를 타고 하루 정도 훌쩍 어딘가를 다녀오거나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Q. 취업과정에서 나이로 인해 겪으신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나이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29~31살 즈음의 제 나이 또래이실 것 같아요.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동일한 두 사람이 있다면 나이가 어린 사람을 선호 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직무를 잘 처리하도록 교육이 필요하고, 이러한 투자 대비 효율을 생각한다면 더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낫죠. 저도 적지 않은 나이에 신입 일자리에 지원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합격한 데에는 운도 많이 따랐던 편이고요. 그래서 공기업같이 나이를 덜 따지는 곳 위주로 지원할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사기업에 취업을 하려고 한다면, 나이로 인한 리스크는 떠안겠다는 충분한 결심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취업을 준비할 때는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29살, 30살이 어떤 업계에서는 관리자급일 수도 있지만, 어떤 업계에서는 막내이기도 하거든요. 나이가 많다는 생각은 버리고 자신 있게 구직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구직자분들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자기가 있는 곳이 출구 없는 터널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터널은 입구가 있으면 반드시 출구도 있습니다. 저도 전역하고 절망적인 기분을 느끼기도 했고 구직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 마음을 빨리 털어내고 다시 힘을 내시면 좋겠어요. 최소 30번 이상은 지원해보십시오. 그만큼 지금 취업 상황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데 살펴보면 실질적인 정보는 많이 없습니다. 이용자의 대부분이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정보를 찾는 구직자들이거든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보에만 너무 매달리거나 흔들리지 마시고 자신이 정한 방향대로 묵묵히 걸어가셨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정보는 기업 홈페이지, 현직에 있는 지인 등 믿을 수 있는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사관이나 장교로 전역을 하신 분들께 한마디 덧붙이자면, 자존심을 버리고 구직활동에 임하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자존심이란, 급여를 말합니다. 즉, 군대에서 마지막으로 받았던 봉급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아도 된다고 다짐을 하셔야 합니다. 사회에서는 군 경력을 직무 경력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입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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