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키팅’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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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키팅’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1.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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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비 초등학교 교사

이제 막 초등학교 교사로 첫발을 내딛은 조은비 씨가 교사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속 ‘존 키팅’처럼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꽃피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누군가의 꿈을 찾아주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 오늘도 아이들의 꿈을 위해 아이들과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 계신 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작년에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세종시 연양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람반의 담임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교사라는 꿈을 어릴 때부터 가졌던 것은 아닙니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 시간이 남아 여러 영화를 봤습니다. 그때 가장 감명 깊었던 영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유명한 ‘죽은 시인의 사회’였죠. 그 영화를 보며 ‘만약 내가 각박한 입시의 길에서 나의 꿈과 끼를 펼치게 도와줄 수 있는 존 키팅 선생님을 만나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선생님이 되면 얼마나 멋질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침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대학 원서를 쓰는 기간이 되었고 선생님이 되기위해 교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교사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임용고시는 일단 자신이 원하는 지역으로 원서를 넣습니다. 그 뒤 어떤 지역에 지원했든 모두 공통적으로 1, 2차 시험을 보게 됩니다. 1차에서는 교육과정 주관식 시험과 논술 시험을 봅니다. 그 1차 합격자 발표가 나고 약 한 달간 2차 시험을 준비하고 2차 시험을 보는데요. 2차는 총 3일간 심층면접, 교수학습안 작성, 영어 면접, 영어 수업 시연, 교과 수업시연 등 총 5가지의 시험을 봅니다. 2차 시험이 끝나고 약 한 달 뒤에 1차와 2차 시험의 점수를 합해서 최종 합격자가 결정되죠. 합격이 발표되고 나서는 성적을 기준으로 차례대로 학교 발령을 받게 됩니다.
 보통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학교 수업을 받으며 임용 시험을 준비합니다. 저는 1차, 2차 시험을 위해 시험 때마다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1차 시험을 볼 때 인터넷 강의를 듣고 일주일에 2번씩 총 4명의 스터디원들과 만나 만든 문제를 바꾸어 풀어 보고 채점했습니다. 2차 시험을 준비할 때도 스터디원들과 함께 예상 문제를 만들고 시연해보고 이를 피드백 해주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어요.

Q. 임용고시에 합격하게 된 비결을 듣고 싶습니다.
 초등 임용고시의 경우, 중·고등 임용고시에 비해 합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보통 길어도 3~4년 내에는 대부분 합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신 임용을 보려는 지역에 따라 경쟁률이 다르기 때문에, 서울이나 광역시의 경우 도 지역보다는 경쟁률이 높아 합격 커트라인이 높은 편이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멘탈 관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부하면서 놀고 싶기도 하고, 모의고사를 치며 다른 사람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 멘탈이 무너지기도 하니까요. 마음이 안 잡히면 집중이 어렵고 그러면 결과는 좋을 수 없겠죠. 임용고시는 1년간 준비해야하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제 자신을 계속해서 채찍질하며 몰아붙이는 것 보다는 스스로에게 숨 쉴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5일은 집중하여 공부하고, 2일은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조금의 쉬는 시간도 만들었습니다. 주로 밤마다 임용을 준비하는 친구와 만나서 넋두리도 하고 운동도 할 겸 학교 운동장을 돌았어요. 그러면서 서로 의지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 그 친구와 서로의 신세를 털어놓고 이야기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는데, 그것이 지칠 때 다시 멘탈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네요.

Q.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신지요?
 앞으로 ‘존 키팅’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답답한 입시의 길이 아닌, 자신의 꿈과 재능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처럼 되는 것과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것처럼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공부를 못하더라도 숨겨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서 이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지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될 겁니다.

Q. 초등학교 교사는 어떤 사람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자신의 소신이 뚜렷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 좋은 선생님이 될 것 같아요. 소신이 뚜렷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 학부모나 학생에게 끌려 다니다 자신만의 수업을 해나가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그런데 자신의 소신이 있는 사람은 여기저기에 휘둘리지 않고 반을 잘 이끌어 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대할 수 있는 분이 이 일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린 1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처음엔 어렵더라고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아직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많거든요. 하지만 아이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되니 점차 그에 따라 지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교사를 해도 모두 다 특색 있는 멋진 교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미술을 잘하는 선생님은 예쁘고 신기한 교구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운동을 좋아하는 선생님은 재미있는 활동으로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겁니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명의 특색 있는 선생님이 있는 것 아닐까요?

Q. 교사를 꿈꾸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격려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많이 힘들고 지쳐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이 매일 같이 반복되고, 결과를 생각하면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죠.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그런 어려운 난관을 겪어왔고, 또 훌륭하게 해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에는 그 운이 여러분에게 찾아갈 것이고요. 꾸준히 노력하고 포기치 않는다면 꿈을 이루는 날이 옵니다. 시간문제에요. 그러니 오늘도 앞으로 여러분들이 만날 예쁜 아이들을 생각하며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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