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에도 대외활동만 10여 개, 인턴과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곳은 한국 대기업,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까지 다양했다. 중간 중간 아르바이트도 계속 했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작성한 지원서로는 합격이 안 되어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었다는 이지흔씨. 결국 경험을 살려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지만, 경험만으로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철저한 분석만이 살 길!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지 정하고 모집 공고를 인쇄해서 분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하시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공고문을 분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해석하면 내가 쌓았던 경험들 중 대조시킬 수 있는 경험을 구조화할 수 있어요. 면접 때 이렇게 준비했던 것을 바탕으로 내가 얼마나 이 회사에 열정이 있고 직무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기업을 분석한다고 하면 기업의 인재상만 보는 게 아니라 제품, 임원들 이름까지 찾아봤다. dart 보고서는 기본, 펀드 투자자들의 기업분석 보고서, 최신 뉴스, 기업에 연관된 책, 논문까지 섭렵했다. 이것도 모자라 지인을 통해 혹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보를 구해 읽기도 했다. 여성 비율이 높은 곳에서 근무하고 싶어 직원 비율도 봤다. 지원할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분석도 놓치지 않았다.
 “회사가 속해있는 산업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똑같은 직무라고 해도 속해있는 산업이 다르면 하는 일이 확연히 다르거든요. 모르는 분야에 지원하게 되면 그 산업의 관련 정보를 연구소나 학회, 전문 저널을 통해 수집해서 반복해 읽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론과 전문 용어들을 저만의 언어로 익혔어요.”
 
 정확한 목표설정도 중요
 대기업 인턴을 하면서 대기업의 분위기를 실감한 이지흔씨는 자신과 대기업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외국계 기업에 집중했다. 직무분석도 외국계 기업이라는 목표를 두고 진행했다.
 “직무분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나 외국계 기업은 이직이 잦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나 충성심보다는 직무 능력이 매우 중요해요. 직무를 정하면 그 직무의 특성이 나옵니다. 영업 관리 직무의 경우는 내부 고객, 그리고 외부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고, 영업이익률을 계산할 수 있는 구조화 능력과 이윤극대화를 위한 분석능력이 필요한 일이에요. 이런 특성을 파악하면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대조하면 되는 것이죠. 저는 직무분석을 할 때 대충 ‘이런 일을 하겠구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침 9시에 출근하면 뭐부터 하고, 누구랑 미팅을 해야 겠다’정도로 구체화시켜 이미지를 그릴 수 있을 만큼 세밀하게 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주변 친구들이 ‘너는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쉬지 않고 노력했고, 취업을 위한 각종 분석도 알파고 저리가라 할 만큼 철저히 했던 그. 다행히 지금 회사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어 어렵게 입사한 보람이 있었다.
 "연속되는 탈락으로 자신감을 잃고 자책하는 순간도 올 겁니다. 저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충격을 받았었어요. 하지만 나에게 맞는 회사는 어딘가에는 있고, 그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준비된 사람은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글 | 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