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0원으로 시작한 사업, 억대 매출로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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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0원으로 시작한 사업, 억대 매출로 이어지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4.03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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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헬로 미니미 대표

 ‘안녕, 아가야’라는 뜻의 패밀리 침구 전문 브랜드 ‘헬로 미니미’는 2014년 창업해 1인기업으로는 드물게 벤처기업인증을 획득하고 특허까지 받은 제품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아기용 낮잠 이불이 완판되고, 8천개 이상 판매를 기록하는 제품도 생기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상품성과 수익, 소비자의 선호 등을 고려해 평가하는 ‘e커머스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상으로 1천만 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영업 경력 20년의 베테랑인 남편과 함께여서 더욱 든든하다는 윤송이 대표를 만나 본다.


 ‘헬로 미니미’는 엄마, 아빠, 아기가 함께 쓸 수 있는 ‘패밀리 침구’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신혼부부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면서 변화하게 될 침구 생활에 맞춘 것이다. 20~30대의 젊은 부모가 주 고객층이고, 고객의 취향에 맞는 기능성 제품의 개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소품 디자이너의 경험을 살려 창업
 윤송이 대표는 섬유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성인 침구 및 소품을 디자인하는 전문 디자이너로 일했다. 업계 경력만 10여 년에 달하기 때문에 소품을 디자인하는 일은 윤송이 대표가 가장 잘 하는 일이기도 했다.
 “제품을 만들기 전 원단 선택부터 작업지시서 작성, 생산관리, 디자인까지 제가 모두 했어요. 당시에는 동대문시장을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고되게 느껴졌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해보니 창업을 하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됐어요.”
 디자이너로서 일은 힘들었어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재미도 있어서 일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경력 단절 때문이었다.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쉬게 됐어요. 한번 쉬면 다시 일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죠. 그렇게 제 경력이 단절됐고 평범한 주부로만 지냈어요. 그러다가 문득 제 커리어가 너무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용품을 사용할 때 느꼈던 단점들과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각났고 그것이 구체적인 제품으로 그려졌어요. 그래서 이걸로 한번 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창업진흥원 ‘창업 맞춤형 사업’ 덕에 자본금 0원으로 창업
 그가 떠올린 제품은 바로 ‘변신하는 놀이매트’였다. 평소에는 놀이매트로 사용하다가 의자, 침대, 범퍼가드로도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이었다. 이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창업을 시작했다.
 “우연히 창업진흥원에서 하는 ‘창업 맞춤형 사업’이란 걸 알게 됐어요. 이 사업은 좋은 사업아이템을 가진 기업에 대해 사업화 과정에 비용, 교육, 아이템 검증 등을 도와주는 건데이 사업의 혜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가 개발한 놀이매트의 특허도 받고 사업 지원금으로 5천만 원을 받게 됐거든요. 이 돈이 ‘헬로 미니미’의 자본금이었습니다. 제 사비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어요. 심지어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도 전액 지원받았습니다.”
 혜택이 좋기는 하지만 인증 절차가 엄격하게 진행되어 만약 처음 신청했던 대로 10개월 내에 아이템을 제품화하지 못하면 받은 돈을 전부 돌려줘야 했다. 디자인은 해봤어도 실제 제작은 또 다른 일이라 기한을 맞추지 못할까봐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유아용 놀이매트라 방수 기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실수로 음료수를 엎질러도 세탁이 간편해야 했거든요. 매트를 만들기에 여러 장점이 있는 네오프렌 소재를 사용하려면 방수 기능을 더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심해야 했어요. 미끄럼방지 기능도 필요했죠. 그런데 아이들이 쓰는 거라 사용할 수 있는 약품에 제한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능이 있는 원단을 찾아 여러 번 발품을 팔았어요. 아슬아슬하게 딱 10달 만에 제품이 나왔고, 맞춤형 사업에 선정되었죠.”

 블로그와 인맥을 활용해 판로를 확보하다
 그렇게 탄생한 놀이매트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품이기도 하다. 창업을 가능하게 해 준 아이템이지만 처음부터 잘 팔린 것은 아니었다.
 “이 제품을 제작할 때는 정말 대박이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이 놀이매트를 출시할 당시 ‘추사랑 매트’가 나왔거든요. 다른 브랜드에서도 유명한 아동 스타를 내세운 놀이매트를 출시했죠. 인지도 측면에서 우리 제품은 밀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이 때 제 생각만큼 소비자도 좋아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뼈아픈 실패였지만, 그래도 제 돈이 들어가지 않아서 ‘한 번 실패할 수 있는 경험 쌓으라고 지원금을 받게 됐었나보다’하고 이겨냈어요. 만약 제 돈으로 시작한 사업이 이런 결과였다면 거기서 사업을 접었을 수도 있었겠죠.”
 실패를 딛고 꾸준히 제품을 판매했다. 남편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이전에 디자이너로 일하던 회사에서20여 년간 영업팀장으로 일했던 남편은 자신이 알고 있는 거래처에 윤 대표의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주선해줬고, 그렇게 처음으로 도매 거래처를 확보하게 됐다.
 “남편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다행히 그때 납품했던 제품이 상당히 반응이 좋아서 도매 쪽에‘헬로 미니미’라는 브랜드를 알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거래처 사장님이 저희가 도매 거래처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지금 제일 잘 팔리는 낮잠이불은 800개를 제작했는데 여러 도매업체에서 달라고 문의를 주셔서 어디로 납품을 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소매 판매를 늘리기 위해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
 남편이 본격적으로 윤 대표와 함께하면서 점차 도매 거래를 늘리게 됐다. 나중에는 전체 수익에서 도매 판매로 인한 수익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소매 판매를 늘리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그런 고민을 할 때 ‘e커머스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를 알게 됐어요. 청년위원회와 한 포털사이트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그 포털사이트에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서 판매량, 수익, 고객선호도 등을 측정해 순위가 정해지죠.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열 수도 있고, 그 덕분에 소매 판매도 많이 늘었어요. 도매 수익이 유지되며 소매 판매가 크게 늘게 되었는데, 작년 9월에는 소매 판매가 매출액의 50%까지 올라왔어요. 프로젝트를 통해 상금도 받아서 1석 2조였죠.”
 좋은 제품은 결국 고객들이 알아봐 주었다. 별 무늬 카펫이 3,000장이 팔리기도 했고, 바디필로우도 반응이 좋았다.
 “카펫을 산 한 고객님이 구매평을 달아주셨는데 그 내용이 아직도 생각나요. ‘세 개 살걸, 두 개만 사서너무 후회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진까지 넣어 프리미엄 구매평을 달아주셨어요. 그 밑으로 ‘저도 이 구매평을 보고 세 개 살까 하다가 두 개만 샀는데 후회중이에요, 하나 더 살걸 그랬어요’하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죠. 영업을 대신 해주신 고마운 고객님이었어요.(하하)”

 육아 활동을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
 아이를 키우면서 ‘변신하는 놀이매트’를 개발했던 것처럼, 지금도 제품 개발과 판매에 있어서 육아는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자체생산 제품이 아닌 사입 제품의 경우에도 한 달 이상 사용해보고 일일이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고 있다.
 “보통 다른 업체들은 사입 업체에서 보내준 사진 그대로를 사이트에 올려서 판매해요. 하지만 저는 직접 제품을 써 보고 후기를 올리고 있어서 고객님들이 더 우리 제품을 신뢰하고 구매합니다. 물 빠짐이나 보풀은 없는지, 빨래할 때 어떤지, 이불이나 담요의 경우 아기가 너무 더워하거나 추워하지는 않는지 등 꼼꼼히 체크하죠. 그럼 엄마들이 이 글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기왕 살 거면 다음에 여기서 구입해야지’하는 반응을 보이세요. 블로그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품을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서 브랜드를 신뢰하는 마니아 층을 형성할 수 있거든요.”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덕분에 보통의 워킹맘들보다 아이 엄마들 모임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창업의 장점이다. 단순히 아이를 위해서도 좋은 점이 많지만, 시장조사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엄마들끼리 모이면 요새 뭐가 유행한다더라, 다음에 어린이집에서 준비물로 뭘 가져오라더라, 이런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게 직접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런 물건이 필요한데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하고요. 고객이 제 또래의 같은 입장이어서 이 점이 사업에 많은 도움이 돼요.”

 창업의 핵심은 간절함, 경험, 비즈니스 모델
 그가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간절함’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 사업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꾸려간다는 사실은 사업의 성과를 높여주는 원동력과도 같았다.
 “지금은 남편도 함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간절함이 더해요. 작은 것 하나를 하더라도 저는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그러나 마음만으로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윤 대표의 디자이너 경력과 남편의 영업 경력은 사업에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요새 창업하시는 분들이 어떤 아이템이 뜬다 싶으면 잘 모르는 분야임에도 우르르 몰려서 급히 창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 저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도 제가 업계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벤처 인증도 받을 수 있었고 사업을 꾸릴 때도 헤매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치킨집을 하려거든 치킨을 정말 좋아하고 한 번이라도 치킨집에서 일을 해봐야 해요.”
 비즈니스 모델을 정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성공의 요인이었다. 윤송이 대표는 창업진흥원에서 받은 교육 덕분에 사업시작 단계에 비즈니스 모델을 확정할 수 있었고 컨셉과 마케팅, 제품 개발도 이를 토대로 이뤄졌다.
 “사업에 있어서 타깃층을 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소비 연령대에 따라 디자인이나 마케팅 전략이 달라져요. 창업을 하려고 한다면, 아이템 개발만 몰두하지 마시고 이 제품을 누가 사용하게 될지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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