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푸드트럭, 문화공간으로 키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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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푸드트럭, 문화공간으로 키우고파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17.04.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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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현근 푸드트럭 칠링키친 대표

따스한 햇볕과 쌀쌀한 바람이 공존하던 초봄 어느 날 오후. 개강을 앞둔 새내기들까지 가세한 서울 홍대 거리는 유난히 활기차 보였다. 기발하고 개성 넘치는 간판을 내건 수많은 상점과 노점들. 그 사이에서 함현근 씨(31·칠링키친 대표)의 푸드트럭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핑크색 철제 기둥들 사이로 도로 통제할 때 쓰는 것 같은 삼각뿔들이 매달려 있고 ‘HONG CON’이란 네온 간판까지 붙어 있었다. “푸드트럭을 그냥 음식만 파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예요. 조금 더 날이 따뜻해지면 여기서 버스킹도 하고 그림도 전시하고….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자기 작품을 선보일 공간을 제공해주고 손님들은 또 그걸 즐기기 위해 저희 가게를 찾을 테니 서로 이득이잖아요.”

고3 같은 취업준비 싫어 창업 도전
칠링키친은 ‘여유를 갖고 쉬다’라는 영어‘Chilling out’과 주방을 뜻하는 ‘Kitchen’의 합성어. 요리를 맛보고 쉬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바람이 담겼다. 함 대표의 이런 꿈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원래는 군대를 다녀와서 로스쿨에 입학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학비도 너무 비쌌을 뿐더러 학점 관리를 못해서 좋은 곳은 갈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취업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학교(서강대) 취업상담센터를 찾았죠. 대기업 입사를 위해 준비할 것들을 알려주셨는데 결국 고3 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럼 난 10년 동안 은도대체 뭐 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함 대표가 처음부터 ‘푸드트럭’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캠퍼스 푸드트럭 프로젝트 시범사업’이라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무척 낭만적인 상상을 했다. 하지만 이미 접수도 끝났고 푸드트럭 가격(2500∼3500만 원)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그는 청년위원회를 방문, 담당자를 직접 만나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추가로 허가를 받았고, 푸드트럭도 한 대기업 창고에 있던 것을 월 50만 원에 임대할 수 있었다. 군생활뿐만 아니라 매사에 적극적인 그의 성격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처음 푸드트럭을 열었는데 장사도 무척 잘 됐고 신나고 재밌었어요. 하지만 거기서 또 하나 깨달음을 얻었죠. 푸드트럭 한 대를 가지고 그때그때 허가를 받아 떠돌면서 장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서 사업체를 꾸리게 됐습니다. 현재는 8명이 푸드트럭(트레일러 포함) 5대를 운영하고 있고요. 재무, 회계, 홍보 등 각자 맡은 역할이 있어요.”

영업 관련 제도 개선되길 바라
푸드트럭을 젊은이들이 저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방편이 아닌, 멋과 낭만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함 대표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 전부터 푸드트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무료 컨설팅을 해주고 있습니다. 조리 공간이 협소한 푸드트럭에서 빠르고 편하게 음식을 만들어내도록 미리 주문받아 반조리 상태로 배달해주는 사업을 구상 중이고요.”
함 대표는 주목받는‘푸드트럭’대표로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특히 현재는 공공기관에서 허가해 준 곳이 아닌 사유지에서는 영업할 수 없도록 한 제도가 하루빨리 개선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해지면 세계적으로 이름난 푸드트럭이 대한민국에서도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 : 국방일보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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