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에서 시작된 건축 설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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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에서 시작된 건축 설계의 세계!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4.2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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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건축 전문회사 순위 10위권에 랭크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건축)에서 건축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이재원 씨의 휴대폰 사진첩에는 건축 관련 사진이 가족사진보다 많다. 항상 더 나은 건축설계를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학부시절 건축과로 전과하기로 마음먹었을 그 순간의 설렘과 열정이 아직까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이재원 건축설계사

Q. 건축설계사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보통 우리가 말하는 건축설계사는 ‘건축가’로 이해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건축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예술적인 감각과 창의력을 더하여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설계에 따라 진행중인 건축물이 제대로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감독하는 일도 건축가의 일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건축의 설계 및 시공을 감독하기 위해 국가공인 건축사 자격증을 갖춘 사람을 ‘건축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건축물을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사람 모두를 ‘건축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건축설계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조부님을 포함해 집안에서 예술계 쪽으로 나가신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렇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디자인에 대한 영향을 받고 자랐어요. 특히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무역업을 하셨던 조부님과 아버님께서 출장 때마다 사다주신 레고가 제가 현재 건축 일을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것 같아요. 레고를 가지고 놀 때만 해도 건축가에 대한 동경보다는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대학은 디자인 전공과 무관한 화학공학부에 입학했습니다. 당연히(?) 제 적성과 맞지 않았고요. 그러다 우연히 건축과에 입학한 고등학교 친구의 작업을 구경하러 갔다가 선배들이 설계하고 있는 과제와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을 듣고 난 뒤 ‘무작정 전공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건축과로 전과를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건축 관련 일에서 요구되는 창의적인 작업들에 매료되었던 거 같아요.(웃음)

Q. 건축설계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거 같습니다. 하나는 이공계 고등학교의 건축전공을 마치고 난 뒤 건축 관련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경우는 일반 고등학교의 이과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건축과를 전공한 뒤 건축사사무소에 입사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겠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에서 공부할 시기에는 ‘건축공학과’와 ‘건축과’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개 과가 구분되기 전에 ‘건축공학과’의 건축설계를 전공했습니다. ‘건축공학과’와 ‘건축과’ 두 과정 모두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계획하고 시공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없습니다. 그리고 공부가 더 필요한 경우에 따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대학을 졸업한 뒤 3D설계관련 프리랜서로 경험을 쌓으면서 유학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수님의 권유로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삼우건축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건축설계사는 건축사사무소 이외에 취업할 수 있는 범위가 그리 넓지 않아 보입니다. 건축설계를 전공했다고 해서 건축사사무소에만 취업하는 것은 아닙니다. 취업할 수 있는 분야는 넓습니다. 건축설계는 ‘통합디자인(Total Design)’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건축설계사는 건축 관련 전공자가 아닌 분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공간에 대한 세세한 설계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건축물에 들어가는 가구와 소품,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고민해야 하는 것도 건축설계사의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건축설계를 전공하면 건축 관련 컨설팅 업체나 가구 디자인 등 건축 이외의 디자인 분야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Q. 방송을 통해 비친 ‘건축설계사’라는 직업은 멋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비치는 건축가들의 모습은 멋지고 여유로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건축하는 모든 사람이 그런 모습들에 괴리감을 많이 느낍니다. 실제 건축가와 비슷한 모습은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오는 건축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하나의 건축물이 나오기까지 건축가들은 자신에게 설계를 의뢰한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수없이 고민하고 수많은 회의를 합니다. ‘좀 더 나은 공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더 좋은 솔루션을 클라이언트들에게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녹록치 않지만, 건축설계라는 직업이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라는 주체가 있고 그들을 만족하게 하는 서비스업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설계기한을 맞추는 일에 대해 정확해야 합니다.

Q. 창의적인 요소도 많이 요구되는 직업인 거 같습니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건축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다양한 취미 생활을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유화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만화를 그리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런 개인적인 취미 활동 시간을 가져야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생기는 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레고를 좋아해서 레고로 건축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좋아하지 않겠지만 얼마 전 레고 본사인 덴마크 디자인팀에 디자이너로 최종면접까지 보고 왔습니다.(웃음)

Q. ‘건축설계사’는 유학을 필수로 다녀와야 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국내 건축사사무소에 취업하는 건 다소 어려운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유학은 선택사항일 뿐입니다. 국내에서 설계를 진행함에 있어 유학을 다녀왔다고 해서 더 큰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학을 다녀올경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는 있겠죠. 건축은 설계자의 경험이 축적된 디자인의 산물입니다. ‘자신의 어떤 경험을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녹여낼 수 있는가’는 개인의 선택과 역량에 따라 다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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