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더 취업, 언어와 직무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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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 취업, 언어와 직무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5.0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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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별 벤더 U사 해외영업팀

 “저는 사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어떤 점이 명확히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직무역량에 관한 기본적인 준비에 더해 저의 인성을 더 부각시키는 전략을 썼어요. 바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성격이었죠. 이 점을 임원진분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셔서 입사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무역업과 해외영업이라는 정확한 목표를 정하고 이에 맞춰 준비한 지 1년여 만에 실제로 꿈을 이룬 조한별 씨를 만났다. 그는 입사한 지 한 달째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 회사 업무를 익히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타 부서와의 협업 능력, 바이어와의 소통 능력, 꼼꼼함 필요
 “입사 전에 직무에 대해 분석을 했지만 아무래도 입사해 실무를 익히는 과정은 새롭습니다. 현재까지 제가 보고 배운 벤더 업체의 해외영업 직무의 일은 이렇습니다. 우선 해외 의류브랜드에서 오더를 받거나 사업을 따내게 되면, 회사에서는 원가와 부자재비용 등을 계산해요. 이익이 남는 것으로 보이면 일이 진행되고 그렇지 않으면 계획을 변경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더가 확정되면, 그것을 토대로 샘플을 제작해 바이어에게 제시하죠. 여러 샘플 중 바이어가 선택한 것을 상품으로 제작하게 됩니다. 상품 제작 과정에서는 부자재 팀과 협업해 제품 제작에 필요한 부자재를 주문하고, 또 중간 중간 바이어에게 제품을 확인 받습니다. 바이어가 색상이나 원단, 염료 등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기도 하죠. 만약 원단에 대한 문제라면 원단 팀과 협업해 의논하고 변경이 가능한 부분이면 변경이 이뤄집니다. 변경이 어려운 부분이 발생할 경우 바이어를 설득하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주문부터 제작까지의 모든 과정에 바이어와의 의견 조율을 담당하는 것이 해외 영업의 일입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협업이 많이 이뤄지는 일이 바로 벤더사의 해외영업 직무다. 직접 바이어를 미팅하는 등의 수익과 연관된 일은 아직 신입사원들이 맡기 어렵기 때문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사무를 하면서 일을 익히게 된다.
 “예를 들어 여름철, 겨울철 옷의 소재가 다르듯 같은 소재 안에서도 중량이 다릅니다. 중량이 다르면 옷이 되었을 때의 fit도 다르죠. 저는 원단을 업체에서 받아서 자르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걸 ‘중량 뚫는다’고 표현합니다. 원단 테두리 쪽과 가운데의 중량이 다르기 때문에 그걸 다 뚫어서 이전 원단과 비교하고, 이전에 수정을 요청한 부분이 잘 적용되어 원단이 나온 것인지 확인하고 상사께 보고합니다. 만족스러운 원단이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요. 옷 하나 만들기 전에 원단 검수부터 굉장히 많은 수고가 들어갑니다.”

해외영업을 꿈꾼다면 가장 필요한 건 언어!
 해외영업은 해외 바이어와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실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바이어를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체결된 오더를 진행하기 위해 바이어 측 사원들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만약 당장은 영어를 쓸 일이 전혀 없다고 해도 경력을 쌓으며 더 중요한 일을 맡게 되면 영어 쓸 일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초에 영어 실력을 충분히 쌓은 뒤 일을 시작하는 것이 낫죠. 소통은 이메일로 이뤄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영어로 이메일을 쓰고, 영어로 된 이메일을 해석해 상사에게 보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때 비즈니스 용어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작문, 독해, 회화실력에 더해 비즈니스 실무 용어에 대한 공부도 필요해요.”
 그의 토익점수는 900점이 훨씬 넘는다. 높은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것은 벤더 업종상의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현재 입사한 곳은 아예 영어 면접 전형이 있어서 토익 성적만 제출해도 됐지만 대다수 벤더 업체에서는 입사지원 시 토익과 스피킹 성적을 모두 요구한다.
 “저도 제출만 안 했을 뿐이지 스피킹 점수가 있어요. 레벨 7입니다. 만약 해외대학 출신이면 점수 제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들었어요. 단순 유학 경험일 경우 연수로 따져서 3~4년 정도라면 영어 점수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기도 하고, 1~2년 정도면 영어 점수를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예 유학은 인정해주지 않는 곳도 있고요. 오픽 점수는 보통 IH 레벨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어실력 말고도 제2외국어 능력 역시 우대받는 스펙이다. 스페인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순으로 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만약 제2외국어를 준비한다면 취미수준이 아니라 자격증을 딸 정도의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제 동기도 간혹 보니 제2외국어 학과 출신이 있더라고요. 물론 굉장히 회화실력도 뛰어나고 전공자다보니 그 나라의 문화도 잘 아는 편이죠. 때로는 언어 실력이 좋은 의류학과 출신도 많습니다. 해외대학 출신도 적지 않고요.”

무역 관련 자격증, 직무 경험 있으면 유리
 영어와 제2외국어 실력 말고도 합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그는 무역 관련 자격증과 직무 경험을 꼽았다.
 “저는 무역영어 자격증이 있어요. 무역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주로 해외영업에 지원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무역영어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외에도 무역에 관한 자격증이 몇 개 있는데, 상황에 따라 한 두 개 정도 있으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직무 경험을 쌓는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역 회사 등 관련 업종의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 해보는 것이다. 혹은 아르바이트라도 좋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무역 업계 구직자들의 스펙이 꽤 높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업계에서의 경험과 이력을 높게 쳐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의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경험이 있으면 좋지만 없을 때에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 봐야죠. 저도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약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직무 분석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현직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가장 좋을 텐데 쉽지 않았죠. 또 직무가 같아도 산업별로 직무가 많이 달라져요. 게다가 업종, 직무가 같아도 기업별로 또 일이 다르고요. 그런데 같은 업계, 같은 직무, 같은 기업의 현직자를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우선 한국무역협회 산하의 무역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패션·섬유수출가과정’을 들었는데 회사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직무 교육을 굉장히 세세히 받을 수 있었어요. 적극 추천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저만의 방법인데, 같은 직종의 현직자가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현직자를 만나는 겁니다. 현직자들이 구직자를 만나주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약점을 만회할 강점을 부각할 것!
 사실 그는 다른 지원자에 비해 차별화되는 점이 없었다. 그래서 어필한 것이 회사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저는 기업, 직무 분석도 했고, 필요한 스펙도 갖추려고 하긴 했지만 사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어떤 점이 명확히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직무역량에 관한 기본적인 준비에 더해 저의 인성을 더 부각시키는 전략을 썼어요. 바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성격이었죠. 회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직무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 이야기를 했어요. 이 점을 임원진분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셔서 입사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회사에 대한 열정, 적극적인 성격을 어필했던 방법은 바로 직접 회사로 찾아가는 것이었다. 직무를 분석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기도 했다. 임원진 면접을 앞두고서 무작정 회사에 찾아갔다. 바쁜 시간에찾아가면 실례가 될까봐 점심 시간을 노렸다.
 "아무래도 입사 지원한 회사의 현직자에게 듣는 조언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고민하다가 회사로 찾아가기로 했죠. 점심시간에 회사에 갔더니 식사를 마치고 직원 분들이 들어오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사람씩 붙잡고‘이 회사에 입사를 지원했는데, 해외영업 직무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여쭤보러 왔다’고 질문을 했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답은 ‘야근에 지치지 않는 체력’이었습니다(하하).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이런 식으로 회사에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무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직무 경험이 없었던 약점을 커버할 수 있었다. 막상 회사 직원 인터뷰를 마치고 임했던 면접에서 직무에 관한 질문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회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업계 이슈 파악! 인·적성은 극단적인 답변 피하길
 웬만한 무역 회사에는 다 지원해봤다는 그에게 지원 시 도움이 될 만한 추가적인 조언을 구해봤다. 그는 ‘업종 이슈’를 파악할 것을 특히 강조했다.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릅니다. 따라서 업계에 관련이 있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인 모든 이슈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트렌드도 놓치면 안 되고요.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무역, 벤더업에 줄 영향’ 정도는 정리해 답변할 수 있어야 하죠. 실제로 다른 곳에서 면접을 봤을 때, ‘앞으로 벤더 산업이 이럴 텐데,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정치적 사안이나 경제, 사회적인 어떤 이슈가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하는 질문도 많이 받았죠. 트럼프의 당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도 받았습니다.”
 그는 인·적성 시험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고 했다. 현 회사의 인·적성 문제와 이전에 입사 지원을 했다 탈락했던 회사의 문제가 같은 유형이었는데, 결과가 달랐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탈락했던 인·적성에서는 1이나 5에 해당하는 극단적인 답변을 많이 선택했어요. 그런데 떨어졌죠. 보통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적성에서요. 그 후 현 회사의 인·적성 시험을 봤는데 문제가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 이번에는 극단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합격이었고요.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극단적인 답변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듭니다.”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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