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점수 없는 그가 실리콘밸리에 취업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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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점수 없는 그가 실리콘밸리에 취업하기까지!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6.23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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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훈 우버테크놀로지(주)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교통서비스 우버(Uber)는 미국의 교통회사이다. 2014년 기준 우버의 기업 가치는 18조 원을 넘었으며 현재 기업 가치는 전 세계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높은 약 77조 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거리에 있는 우버 본사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다. 국적도 다양하고 인종도 다양한 우버에서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한인 강태훈 씨를 만나본다.

 

젊음을 믿고 미국으로…
NHN에서 근무하던 강태훈 씨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산업인력공단)에서 보내온 한 통의 E-mail을 받았다. 이는 그가 미국 실리콘밸리로 취업하는 우연한 기회로 작용하였다. 산업인력공단은 그에게 미국 IT회사에 채용소식이 있으니 한 번 지원해 보라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NHN에서 일하고 있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메일을 무심코 넘겨버릴 수도 있었으나 그는 답장했다. 그리고 며칠 후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센터에서 미국 IT회사와의 면접이 있으니 보러오라는 연락이 왔다. 면접 후 입사제의가 들어왔지만 그는 거절했다.

다른 이들이 선망하는 해외취업 기회가 그에게 찾아왔지만 그는 우선다니고 있던 직장을 다니면서 숨고르기를 했다.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즈음에 그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한 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이전부터 알고 지내온 지인을 통해 미국의 한 스타트업에 대해 듣게 되었다.

“한류 콘텐츠를 다루는 ‘숨피(Soompi)’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에서 함께 일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가 들어왔었어요. 사실 이곳은 투자금 이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던 스타트업이었죠. 그런데도 미국행을 선택했어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떠나 확실한 것 하나 없는 미국에서의 생활을 선택한 거였죠.”

당초 미국 취업을 고려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그 흔한 토익점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숨피’는 투자금 이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변변한 사무실 하나 없는 열악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와 그의 아내는 젊음을 믿었고 그곳에서 실패하더라도 돌아와서 다시 일어서자라는 각오로 큰 기대 없이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으로 떠났다.

▲ 강태훈 씨

재도전 끝에 우버 입사
그가 처음부터 우버에서 일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 땅을 밟고 나서 그에게는 4번의 이직이 있었고 5번째 회사가 우버였다. 그가 우버에 도전한 계기는 이전 회사에서부터 알고 지낸 동료가 우버가 가진 비전에 대해 줄곧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곳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우버의 입사 과정은 다른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채용공고가 떴을 때 온라인으로 지원을 했고 며칠 뒤 인사팀 직원에게 연락이 왔어요. E-mail로 전화통화 할 수 있는 시간대를 잡고 유선을 통해 제가 지원한 직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들었어요. 이전의 제 경력과 우버에 지원한 직무와 부합하는지도 담당자가 확인하더라고요. 그리고 일주일 후에 전화기술전형 일정이 잡혔어요. 전화기술전형은 제가 가진 능력과 기술에 대해 검증하는 절차예요. 기술검증은 구술로 코딩과정을 설명하는 거였고, 코딩 테스트를 보고나서는 회사 업무에 대한 질의응답시간을 짧게 가졌고요. 이렇게 전화기술전형을 보고나서 며칠 뒤에 현장 면접을 보았어요. 현장 면접은 실무자들과 같이 식사 하면서 면접을 보는 것인데 이 면접은 대략 6시간 정도 걸려요.”

6시간이라는 긴 시간의 현장 면접을 보았지만 그는 끝내 최종 탈락하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6개월 뒤 우버 인사 담당자에게 E-mail을 통해 재지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첫 전형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그는 최종 합격하였다.

미국 취업?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세요!
지금은 일상을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가능해 졌지만 그에게도 영어는‘hello’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평소에 게임과 만화를 통해 일본어에는 친숙했어요. 그래서 해외 취업을 한다면 영어권은 아니라고 생각했죠(웃음).”

애초에 미국 취업은 그의 고려대상이 아니었기에 그는 토익 점수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실리콘밸리에서 잘 나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그는 미국 취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묻는 이들에게‘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한다.

“준비하기보다는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얼마 전 한국 청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그들이 말했던 어려움들은 어학점수, 자격증, 학원 등과 같은 것들이었어요. 그런데 토익 점수조차 없는 제가 현재 실리콘밸리에 와 있잖아요. 어학점수, 자격증 이런 것 없이도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굳이 준비가 필요하다면 그 준비는 아마 ‘결심 할 수 있는 용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
대학졸업 때까지 부산을 벗어나 본 적 없는 그가 졸업 후 우연한 기회로 서울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른바 스펙을 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 서울이라는 ‘큰물’에서 놀게된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특징과 경쟁력을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의 ‘최고’의 기준이라는 자체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여러분 개개인마다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한 가지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특별한 사람이 아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실리콘밸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또한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더 넓은 세상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왜 좀 더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라는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개인의 능력과 개성을 포용해 줄 수 있는 곳에 나갈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한국은 불필요한 경쟁을 심하게 하는 거 같습니다. 취업난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 많은 분이 힘들어하실 테지만 한 번쯤은 한 발 물러나 해외 취업 시장을 눈여겨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실리콘밸리를 스포츠 팀에 비유한 그는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이직을 하는 것처럼 실리콘밸리도 같은 구조라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서의 이직은 자유롭지만 그 자유 뒤에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실력’이다. 이직을 할 때에는 이전 직장상사나 동료로부터 이직자의 업무 내용에 대해 참조확인(Reference Check)이 있기 때문에 실력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

현재 그는 실리콘밸리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분간 소프트웨어 개발의 발상지인 이곳을 떠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 혹은 실리콘밸리로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오세은 기자 ose@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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