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의 학점, 토스 레벨 5의 스펙, 직무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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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의 학점, 토스 레벨 5의 스펙, 직무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뒤집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6.27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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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석 생활용품 제조·판매 A사 IT인프라 매니저

 현재의 회사와 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만족이다’라고 답한 송민석 씨는 먼 길을 돌아 자신의 흥미에 맞는 일을 찾게 됐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사내 IT인프라를 관리하는 일로, 주로 네트워크 관리를 맡고 있다. 대학에서는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인기가 많았던 전자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입학하면 직접 부품을 만들 줄 알았던 제 기대와 달리, 수학을 계산하고 이론공부를 더 많이 했죠. 적성과 맞지 않아서 공부하기도 힘들었어요. 학점도 좋지 않았습니다. 3.0이 조금 안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부는 잘 했는데 반대로 싫은 과목은 점수가 낮아서 평점이 전체적으로 낮았어요. 그래서 대학원에 갈 때는 네트워크에 관심이 있어서 컴퓨터 공학을 선택했습니다.”

 흥미 있는 일을 좇으며 탄생한 나만의 스토리
 스스로를 ‘흥미가 있는 일은 무조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설명한 송민석 씨는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해 사업을 한 적도 있었다. 대학을 다닐 당시 기계과를 다니던 후배와 동업해 오토바이와 IT를 접목한 사업을 했다. 사업을 하며 학교를 다니려니 성적이 좋을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제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는지, 시장 반응은 어떤지 궁금했고 그걸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던 겁니다.”
모바일 기기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SK 모바일 베타테스터’,‘KT 올레마켓기자단’으로활동하기도했다. 1년6개월 정도 활동하면서 세 기수의 단장을 맡았다. ‘올레마켓’에 올라오는 어플을 써 보고 블로그에 후기를 올리는 활동이었는데 글 한 건에 6만 원 정도를 받아서 한 달에 60만 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SK에서 베타테스터를 하면서 출시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먼저 사용해보며 기기의 오류를 점검하는 활동도 했었다.
 이런 활동들은 취업을 위해서라기보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였지만, 입사 지원 시 활용할 수 있는 대외활동 경력이 되었다.

 기본에 충실했던 취업준비 과정
 반면 그의 취업준비는 무난하게 이뤄졌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도 특별한 방법을 쓴 것이 아니었다.
“자기소개서는 STAR기법을 지키며 작성했어요.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이고, 어떤 목표를 갖고 있고, 그걸 위해 어떤 일을 해왔고, 그로 인해 이러한 결과를 냈는데 이 결과가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흐름으로요. 그리고 자기소개는 확실히 많이 쓸수록 훨씬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처음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가장 마지막에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보면 너무나 수준 차이가 나요.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선은 무조건 많이 써보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이 추상적이거나 답을 작성하기 까다로운 경우에는 복잡하게 계산해 답변을 적기보다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작성했다. 인·적성 준비는 일주일간 문제집 두 권을 풀면서 했다. 실제 시험에서는 역시 솔직하게 답을 작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다만 현재 입사한 회사에 지원했을 당시, 자기소개서를 미처 저장하지 못해서 면접에 애를 먹기도 했다.
 “거짓말 하지 않고 직접 쓴 것이니까 외우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었지만, 문제는 중간에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작성했던 ‘입사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당시 O2O가 유행해서 그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적었는데, 면접에서 ‘이를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아 ‘지금 긴장을 해서 당장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했어요. 그래도 면접이 뒤로 갈수록 술술 풀려서,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생겼죠. 면접 끝부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을 해보라고 기회를 주시기에 대답하지 못했던 것을 바로 말씀드렸어요. 잘 넘겨서 합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기소개서를 잘 보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직무를 경험하기 위한 가상 프로젝트 진행
 대학원을 다니며 수업 외에도 개인적으로 네트워크와 서버에 대한 공부를 병행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가장 가까운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네트워크 분야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하면서 관련 자격증도 따 두었다. 다른 친구들은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동안 그는 CCNA, CCNP나 리눅스마스터와 같은 네트워크, 서버 실무를 위한 자격증만 준비했다.
 하지만 막상 입사 지원을 해보니 합격은 쉽지 않았다. 자격증을 준비하며 관련 지식은 쌓았는데, 회사에서 실제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던 것. 그래서 관련 업계 취업을 꿈꾸는 사람을 모아 함께 회사에서 하는 일을 흉내내보았다. ‘나라장터(조달청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 물자구매, 시설공사 계약 입찰 통합시스템)’에 들어가서, 네트워크나 서버 구축에 관한 입찰 건을 살펴보았다. 입찰에 응한
다고 가정하고 가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모 교육청에서 학교의 네트워크망을 구성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더라고요. 그걸 보고 입찰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그 학교에 필요한 네트워크망과 서버를 구상하고, 필요한 장비도 직접 선정했죠. 금액도 알아보고요.”
 직접 해보니 업무가 좀 더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그는 현재 입사한 회사에 지원할 때, 신입부문에 지원했음에도 이때 만든 포트폴리오를 함께 제출했다. 그리고 최종 임원진 면접에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다.
 “임원 분께서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직무에 대한 질문이라든지,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셨는데 제게는포트폴리오를 물어보셨어요. ‘신입이 포트폴리오를 내는 걸 처음 겪어서, 정말 자세히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포트폴리오를 설명해보라고 하셔서 쭉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직접 만든 거라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1명을 뽑는 면접이었는데 결국 제가 합격했죠.”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다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성격, 사업을 했던 이력은 자칫 단점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다. 또한 낮은 학점과 공인영어점수도 걱정스런 부분이었다. 2.9의 학점이었는데, 입사 지원 기준에 나온 학점 기준은 3.0 이상이었다. 영어 점수가 하나도 없어 급히 토익스피킹을 준비했는데, 준비 기간이 짧아 더 높이지 못하고 레벨 5로 입사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놀기 좋아하고, 사업을 했으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것 같은 이미지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 됐어요. 우선 취미가 많은 것은 호기심이 많다는 식으로 풀었고, 내 취미를 통해 떠올랐던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는지, 실제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사업을 했던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업에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고 이야기했죠. 학점이 낮았던 건관심 분야에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공부를 싫어하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관심이 있었던‘센서 네트워크’와 관련된 과제를 해서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거든요.”
 스스로 스펙이 낮다고 생각해 여러 회사를 지원하고도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여러 대기업에서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다. 스펙이 부족해도 자신만의 스토리와 풍부한 경험, 지원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닐까.
 “정말 직무 하나만 보고 지원을 했습니다. 흥미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저의 이력과 역시 흥미를 따라 지원한 직무가 서로 잘 연결되어 좋게 봐주셨을 것 같아요. 저희 팀장님께서도 신입사원은 보통 일 년 반 정도는 적응하고 배우는 기간을 보내는데, 저는 빠른 시간 내에 적응했다고 칭찬해주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미리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준비했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길지 않았던 것이죠. 추진력 있는 성격이 지금 새로운 성장기를 맞은 회사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졌고,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그 시기에 마침 이 회사에서 제가 관심 있는 직무를 모집했던 행운도 따랐습니다.”
 실제로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족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기업, 원하는 직무에 합격한 그가 남기는 메시지는 짧지만 강력한 한 마디다.
 “저는 영어성적도 낮고 학점도 낮았지만 결국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학점 3.0 이하가 뭐 어떤가요. 3.0 이하인 사람은 지원 못 하게 돼 있는 여러 회사에서 저는 서류 합격을 경험했습니다. 부족한 스펙이 있더라도 다른 부분을 잘 준비하면 대기업도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 역시 학점이 3.0 미만이었는데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점수에 쫄지 말고 파이팅! 영어에도 쫄지 말자, 파이팅!”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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