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그래머와 공시생, 힘 합쳐 1억 4천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다!
상태바
전직 프로그래머와 공시생, 힘 합쳐 1억 4천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6.27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화·최준익 창원아재들 대표

 ‘좋은 먹거리 찾아 5만 리, 맛난 거 찾아 3만 리!’의 정신으로 직접 농장을 찾아다니며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전하는 두 남자가 있다. 창원과 그 인근 지역인 경남, 부산, 울산의 먹거리를 산지직송 방식으로 판매하는 벤더 업체 ‘창원아재들’의 이태화, 최준익 대표가 그 주인공. 자신들을 ‘아재1’, ‘아재2’라며 소박하게 소개했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연 지 3개월만에 1억4천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강력한 ‘한 방’을 가진 두 사람이다. 프로그래머, 공무원 준비생이던 그들이 ‘창원아재들’이 되기까지, 그 뒷이야기를 들어 본다.

(왼쪽부터)최준익, 이태화 대표

 이태화 대표는 전직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2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져 그만 둔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창원시에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할‘1인 창조기업’을 모집하는 것을 알게 됐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또는 5인 미만의 공동사업자로, 합격자에게는 창업공간뿐 아니라 아이템 개발비, 창업 교육 등을 제공했다. 이 공고를 보고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한 아이템으로 지원했는데, 거짓말 같이 합격을 하게 됐다.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2015년, 창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농·어민들에게는 판로를,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처음 시도하는 창업인지라 어려움이 많았다. 준비했던 아이템으로 사업을 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는 않았다. 그러던 와중 ‘e-커머스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를 알게 되어 친구였던 최준익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시 최준익 대표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농업기술센터에서 보조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이태화 대표와 최준익 대표는 이전에도 함께 힘을 합쳐 일해 본 경험이 있었다. 창원시 홍보 UCC 대회에 함께 영상을 제출해 입상했던 것. 이번에는 창업을 위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아이템을 고민했다. 그리고 최준익 대표가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에서 힌트를 얻어 지금의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창원시의 농·어민들이 농수산물을 팔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최준익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창원시의 농수산물을 팔아보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창원아재들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3개월 전부터 직접 생산지를 방문했다. 발품을 팔아 알아보면서 농·어민들이 농수산물에 들이는 정성을 알게 됐고, 상품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상품에 생산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창원아재들의 판매 방식도 이때 정해졌다.
 “직접 농가를 방문해보니 대부분의 농·어민들께서 정말 좋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런 농·어민들의 이야기를 상품에 녹여내면 소비자들이 제 값을 주고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농·어민과 농수산물을 함께 소개하는 것을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생겨났고, 입소문을 타고 더 판매가 늘어났어요. 이쯤 되니 ‘한 번 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엄격한 품질관리가 고객만족으로 이어지다
 여물을 먹고 있는 젖소에도, 치즈를 만드는 솥에도 카메라를 들이댄다.‘ 창원아재들 ’온라인쇼핑몰에서판매하고있는 요거트와 치즈를 만드는 목장에 찾아가 살펴본 내용을 고객들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 내용은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해진다. 사진을 찍는 기술은 조금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이렇게 산지에 가서 직접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먹어보아야 비로소‘아재인증’을 받을 수 있다. 유기농 제품은 정말 유기농이 맞는지 더욱 엄격하게 체크한다.
 “블로그 관리도 저희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담지 못한 농가의 모습이나 농·어민들의 이야기를 전달하죠.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우리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상품들이니 고객의 호평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가리비인데, 포털사이트에서 가리비를 찾아보면 가장 먼저 창원아재들 제품이 검색된다. 구매자가 자발적으로 올린 블로그 후기도 적지 않다.
 “작년 가을부터 올 겨울까지 약 40톤 정도 판매했는데, 그날 잡은 것을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고객들께서 받아보셨을 때에도 가리비들이 대부분 살아 있습니다. 신선함 때문에 크게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창원의 특산품인 단감도 인기 상품입니다. 백향과(passion fruit), 콩잎장아찌도 많이 판매되는 품목이죠.”
 발로 뛰는 노력이 빛을 발해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1억 4천만 원이라는 높은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는 청년위원회와 네이버가 주최한 ‘e-커머스드림 청년장사꾼 프로젝트’에서 지역발전상을 받기도 했다.
 “아직 사업이 안정됐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 팀을 이끌어주신 송대석 멘토님과 함께 해준 경남 참가자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송대석 멘토님께서 식품에 관련된 법과 주의사항,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세세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참가자들 덕분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힘을 얻었죠.”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다
 지금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별도의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수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처를 확보해야 했다. 그러나 제품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보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다는 젊은이들을 쉽게 믿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 일을 하다 보니 농·어민 분들의 신뢰를 얻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을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를 들어드리며 좋은 관계를 맺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저희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드리려고요. 그러다보니 그 분들도 젊은 사람이 뭐라도 하려는 게 기특하다고 느껴지셨나 봅니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마음을 열어 주셨어요. 결국 자신들이 피땀 흘려 지은 농수산물을 저희가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죠.”
 다행히 초기투자비용은 많이 들지 않았다. 이태화 대표가 저축해두었던 1천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e-커머스드림 프로젝트를 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제작과 운영, 디자인 등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직접 해결해 지출을 줄였다. 또, 상품을 산지 직송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라 사무실 임대료를 제외하면 돈 나갈 일이 많지 않았던 점도 비교적 적은 투자비용으로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이유다.
 어렵게 공급처를 확보하고 지출을 아끼며 비용문제를 해결했지만, 한 고비가 더 남아 있었다. 고객들의 전화를 받는 일이었다. 좋은 고객들이 99%였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을 대할때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텔레마케터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다.
 “전화 상담을 하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과 ‘고객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희는 물건을 100개를 보내도 고객은 단 하나의 물건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고 응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재구매로 이어졌죠.”
 실제로 창원아재들을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은‘제품도 만족스러웠지만 서비스에도 감동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는 곧 창원아재들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만족으로 나타났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라
 앞으로는 오픈마켓을 통해서도 판매를 진행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창원과 서울을 바쁘게 오가며 오픈마켓 MD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민들이 고생과 정성으로 지은 좋은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경남의 우수 농수산물을 더 발굴해서 고객들께 소개하고 싶어요.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을 만나고, 더 많은 농·어민들께 판매처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창원아재들이 더 성장하고 나서는 농업과 어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을 개발해 조금 더 쉽게 농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꿈도 갖고 있습니다.”
 우연한 계기에 창업을 시작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달려왔고, 어려움이 와도 묵묵히 돌파했던 창원아재들의 이태화·최준익 대표. 이들이 예비 창업가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 그 자체다.
 “저희도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 이르지만 그래도 먼저 창업을한사람으로서하고싶은말이있습니다.‘ 한번해보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실제로 해보라는 것입니다. 망설이지말고 딱 1~2년만 해보세요. 정 아니다 싶으면 그 때 다시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요즘 세상에 공무원을 하든,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든 그 정도 시간은 투자해야 하니까, 이왕이면하고 싶은 일에 시간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 보시기 바랍니다.”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