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곳에는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상태바
구성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곳에는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6.30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지난 4월 1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국민은행지부)에 박홍배 위원장이 정식 취임했다. 박홍배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5대 집행부도 새롭게 출범했다. 1999년 주택은행에 입행(2000년 12월 국민은행(주)와 합병하여 국민은행으로 통합)하고 2년이 채 지나지 않아‘국민·주택은행 파업’을 겪으며 노조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는 이후 KB국민은행지부 기획조정실장, 경영참여실장을 맡으면서도 노조위원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노조의 적폐를 청산하고 주주로서의 직원들의 권리가 적극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출마했고, 그를 믿어준 조합원들로부터 역대 유례없는 높은 지지를 얻었다. 앞으로 KB국민은행지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그리고 KB국민은행 입사를 위한 조언은 무엇인지 박 위원장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KB국민은행지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속해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의 산하 조직이다. ‘유니언 숍’(union shop, 고용된 노동자가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하는 제도) 규정에 따라 현재 KB국민은행 직원 18,311명 중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팀장 이상 급과 파트타이머 등을 제외한 14,075명(76.8%)이 KB국민은행지부의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KB국민은행지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참여활동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보낼 비누를 만들어 기부를 하기도 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 활동과 미혼모 자립 지원을 위한 후원 카페 운영 등 지속적인 공헌활동에도 애쓰고 있다.
 한편, 조합원들에게 있어 박 위원장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 막 임기 한 달째를 맞고 있는 박 위원장은 전국의 지점을 돌며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위원장이 직접 지점을 순회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 최근 박 위원장이 방문한 마산 지역 지점에서는 그간 위원장이 직접 찾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그를 무척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통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노조의 존재감을 실감하기 어려운 것 같았습니다. 사실 노조의 상임간부나 위원장, 부위원장은 3년의 임기동안 늘 바쁩니다. 교섭하거나 투쟁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죠. 하지만 저는 보다 현장을 다니며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조합원들의 애로와 고충을 듣고 그 내용을 인사이동이나 직무배치에 가능한 한 반영되도록 HR에 요구하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진과 구성원, 노조가 하나 되어 함께 성장할 터
 구성원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회사의 성장과 존속을 이뤄내는 것 역시 노조의 목표일 것이다. 박홍배 위원장은 조합원 그리고 경영진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노동자도 경영의 한 축으로서 기능하게 만들 수 있는 KB국민은행지부를 만들고자한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노사관계는 서로의 파트너십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함께 연구하는 모습입니다. 노조법은 노동조합에 대해‘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사측에 대립하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인 실적 대신 장기적인 관점으로 조직이 운영될 수 있도록, 그리고 조직이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건전한 비판과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KB국민은행지부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대변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로 인해 금융권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노사가 힘을 모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정말 은행원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인지, AI가 인력을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는 이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고, 경영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당면한 상황에서는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공유하고 변화에 발맞춰 나가야 합니다. 기술 발달로 현재 은행 IT 직무에 종사하는 직원 중 절반 가까이가 일자리를 잃는다고 한다면 이들 절반의 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직무전환과 교육에 대한 의논이 필요할 것입니다. 함께 연구용역이라도 의뢰해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가지 예측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죠.”
 KB국민은행지부는 앞으로의 문제들에 대한 관심만큼 현재 노조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여성 직원에 대한 배려에 힘쓰고 있다.
 “여성 직원의 비중이 높은 은행권의 특성상, 직원 자녀의 육아 문제와 일 가정 양립이 중요합니다. 2015년부터 서염창과 강서 지역에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노조 입장에서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은행 역시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사업들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고용 확대·양질의 일자리 확산 위해 목소리 낼 것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금융권도 일자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종사자 수는 총 11만 4,700여 명으로, 1년 전(11만 7,023명)보다 2,300여 명이 줄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경기가 어렵다 해도 일정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낼 생각이다.
 “지점에 가보면 제 또래의 40대 행원이 지점 막내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제조업보다는 상황이 덜 할지 모르지만, 조직의 고령화가 꽤 진행된 상태입니다. 조직이 존속하려면 구성원의 규모도 유지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채용 규모를 줄인다면 실제 업무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예전 베이비부머 세대의 채용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보다는 채용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
 또한 그는 양질의 일자리와 관련하여 은행권이 간접고용을 늘리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간접고용을 줄여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금융권 종사자 수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은행권의 경우 간접고용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라 할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가 간접 고용 일자리로 대체되고 있는 겁니다. 저는 큰 사업장의 노조위원장으로서, 노동계에서 간접 고용을 최소화하고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금융권 취업 원한다면 현장 적응력·감성 노동력 갖추길
 금융권 취업을 준비한다고 하면 고학력과 고스펙은 필수로 여겨진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강조한 것은 실제 업무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 적성, 인성이었다.
 “우리 은행의 인사부장님께 ‘요새는 뭘 보고 뽑느냐’고 물으니 ‘현장 적응력’과 ‘감성노동력’이라고 답하더군요. 저도 이 답변에 동의하는데,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은행에서는 이러한 인재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계와 AI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을 제외하고 나면 결국 은행에서 가장 끝까지 남는 직무가 바로 실제 고객을 대면하고 상담하는 업무, 고객의 상황에 맞게 자산을 관리하고 사업을 지원하는 ‘Man to Man’ 업무일 겁니다. 이런 상황이 ‘현장 적응력, 감성 노동력’이라는 키워드와 일맥상통하죠.”
 실제로 KB국민은행 직원 중에는 낮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꽤 있다. 박 위원장과 같이 근무했던 모 직원도 한 예다. 지방 소도시 소재의 모 대학을 졸업한 그 직원은 인턴으로 시작해 10% 내외의 높지 않은 정규직 전환 비율을 뚫고 입행에 성공했다. 또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인력지원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제가 지점에 있을 당시 옆 자리에서 근무했던 그 직원은 지점 업무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아 아무에게나 잘 맡기지 않는 기업금융 업무를 굉장히 일찍 맡게 됐습니다.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죠. 고객들에게도 참 잘 했고, 자신이 업무에 익숙치 않아 부족한 부분은 야근을 하면서라도 습득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그 직원이 인력지원부로 발령을 받아 부서를 옮긴 후에도 1년이 넘도록 그를 찾는 고객들이 참 많았습니다. 현장 적응력과 감성 노동력이라는 표현에 딱 맞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IMF 시기를 구직자로 보냈던 박 위원장은 현재의 청년 실업문제로 인해 청년 구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지금이 더 힘들다’ 혹은 ‘IMF 때가 더 힘들었다’는 식의 직접 비교는 어렵겠지만 저도 꽤 어려운 시기에 취업했던 사람으로서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당시는 학교 내에서 취업원서를 구경하기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IMF 이전 상황이었다면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했을 일자리에 인턴이나 계약직을 채용했죠. 저도 입행할 당시는 계약직이었습니다. 취업문이 좁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말만 할 순 없죠. 일자리 확대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대통령이 당선됐고, 생각만큼 빠르진 않더라도 대한민국에도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 저 역시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여러분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글┃허지은 기자 jeh@hkrecruit.co.kr
사진┃김현수 객원기자
dada2450@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