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기업 한국무라타전자가 원하는 인재는?
상태바
일본계 기업 한국무라타전자가 원하는 인재는?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7.25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 인터뷰Ⅱ - 강상훈 한국무라타전자(주) 경영관리그룹 그룹장/이사

커패시터 부문 글로벌 1위 기업, 일본의 ‘무라타 제작소’가 한국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한국무라타전자주식회사(대표 후지모토 세이지, http://www.murata.com)’는 2014년부터 꾸준히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으로 선정돼 온 숨겨진 우수 기업이다. 매년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고 있는 한국무라타전자는 올 가을에도 정기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무라타전자의 인사와 채용을 총괄하고 있는 강상훈 이사와 함께 일본계 기업 취업과 한국무라타전자의 채용에 대해 알아본다.

▲ 한국무라타전자 강상훈 이사

 한국무라타전자는 자동차, 컴퓨터, 휴대폰의 부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조회사다. 2001년 설립되었으며, IT산업과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무라타전자도 함께 성장했다. 무라타의‘적출세라믹콘덴서’는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으로, 금속판 사이에 전기유도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했다가 안정적으로 회로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한국무라타전자는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을 국내 유명 전자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한국 영업소와 같은 개념이다.

 하반기 신입 공채 실시, 주요 평가 항목은?
 한국무라타전자는 2011년부터 신입사원을 매년 공개 채용 해왔으나 매년 시기는 조금씩 상이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공채시기를 하반기로 정하고, 정기적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모집부문은 기술영업과 CS(Customer Service, 영업 관리), 재경 부문이다. 직군 별로 우대 전공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공과 무관하게 채용을 진행한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술영업 부문에 합격한 사례도 있습니다. 국제통상학 전공자가 CS로 입사해 사내 로테이션을 거쳐 기술영업을 하기도 하고요. 전문 지식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업무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사 채용을 결정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모집공고에는 학점 기준을 3.0으로 명시했지만, 미달되더라도 지원자가 다른 역량을 충분히 어필하면 역시 합격이 가능하다.

 서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국문으로 작성해 제출하면 되는데, 일본어가 가능한 경우 이를 일본어로 번역한 자기소개서를 함께 제출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지원자의 과거 경험과 그로 인한 변화에 대해 주로 묻는데,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인한 성장과 입사 후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을 작성하면 된다.

 “인사담당자는 항상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통해 입사 후 어떤 역량을 발휘하여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과거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조금 다르겠죠. 그러니자신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고, 이것을 통해 회사에서 어떻게 일할 것인지 잘 드러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요새는 너무 비슷한 답변들이 많습니다. 특히 많은 지원자들이 장·단점에 대한 문항에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답변을 적어 놓죠. 이런 부분에서 인사담당자는 지원자가 진솔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다른 답변이 훌륭해도 신뢰도가 떨어져 긍정적인 평가가 어렵죠.”

 일본 본사의 영향을 받은 기업 문화
 본사인 무라타 제작소는 벤처에서 시작한 기업이다. 때문에 도전정신을 매우 강조하는 분위기다. 또한 고객 중심의 사고, 현장위주의 사고, 변화에 대한 대응력 역시 무라타에서 강조하는 행동 특성이다. 한국무라타도 본사의 영향을 받아 이 4가지 행동 특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도 일본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형성됐다.
 “일본과 한국은 굉장히 가까운 나라이지만 그래도 문화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은 자녀에게 ‘절대 밖에 나가서지지 마라’고 가르치는 문화가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밖에서 절대 다른 이에게 해를 끼쳐선 안 된다’고 교육하죠. 그래서 일본인들에겐 배려가 몸에 배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이기려는 승부사적인 기질이 두드러지고요. 신입사원들이 청춘의 패기를 드러내기 위해 씩씩하게 행동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것이 상대에게 배려 없는 행동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의할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무 시간을 준수하며 출·퇴근 시 상사의 눈치를 보는 일도 없다. 이외에도 경력직보다 신입사원 채용을 선호하는 것 역시 입사 순서를 중시하는 일본 기업의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일본어·영어 회화 가능자 우대
 한국무라타전자는 일본 본사와의 협업이 잦다. 또한 한국 지사의 매니저들 중 상당수가 일본 본사에서 온 주재원들이기에 회의 때도 일본어로 소통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업무 환경상 일본어 능력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아무래도 일본계 기업이다 보니 일본어 사용 빈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지원자의 일본어 사용 능력을 중시하죠. 특히 CS직무는 일본 본사의 공장과 연락할 일이 많아서 일본어 회화 능력이 꼭 필요한 업무입니다. 하지만 CS외의 다른 직무의 채용에서는 일본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은 지원자의 어학실력만큼 인성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부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가도 중요하게 보고요.”

 영어 능통자 역시 채용 우대사항이다. 전 세계 곳곳의 무라타의 해외관계법인 및 지사와 협력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전자제품 기업에 공급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 역시 중국 및 유럽 각지에 있기에 이들과 영어로 소통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회화 능력이 중요하기에 한국무라타는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영어 교육을 실시한다.

 “회사에서 어학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한국무라타에서 근무하면 어학 능력은 제대로 갖출 수 있습니다. 입사 후 기를 수도 있지만 이미 준비된 지원자라면 더욱 환영입니다. 지원자의 어학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면접에서 자신의 답변을 일본어, 영어로 다시 답해보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본어를 잘 한다고 해서 무작정 일본계 기업에 지원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강상훈 상무는 이런 식의 막연한 자세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직무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내가 일본어를 배웠으니까 이를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에 우리 회사를 지원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를 잘 한다고 해서 회사 생활이 즐겁고 쉬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가를 고민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외국계라고 해서 선망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자신의 적성과 직무에 대해 알아보며 충분히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과 회사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세운 뒤에 지원하기를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