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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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으신가요?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7.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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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진 그래픽 디자이너
▲ 조은진 그래픽 디자이너

 TV에 나오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대개 잔디가 깔린 정원에 살며, 한 달에 몇 번씩 해외출장을 다녀와도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보고 있노라면 막연히 동경하게 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 4년차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진 씨는 TV와 현실은 180도 다르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프리랜서 포함 디자이너 경력 15년 차인 그녀가 말하는 현실에서의 쓴 웃음과 행복한 웃음은 무엇인지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13년부터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진입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고,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는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Q.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 또한 지금 학생들처럼 중·고교 때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하던 중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디자인 중에서도 상품, 로고 관련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 시각디자인학부에 들어 갔습니다. 전공이 결국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죠.

Q. 에이전시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습니다.
에이전시는 적게는 5명, 많게는 40~50명이 함께 일하는 디자인 회사입니다. 처음 입사한 곳은 LG전자 해외사업부 디자인에이전시였습니다. 이곳은 LG전자의 외주업체였죠. 처음 입사한 곳에서 가전제품만을 디자인하다 보니 계속 가전제품과 관련된 상품만을 디자인하였습니다. LG전자 이후 삼성전자 외주 업체에서도 2년 동안 근무했고요. 이처럼 처음 입사한 곳에서 경력을 쌓다보면 그 분야로 경력이 계속 쌓이게 되는 거 같습니다.

Q. 오랫동안 회사에 다니시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하셨습니다. 직접적인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저는 처음 직장생활 할 때부터 프리랜서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다녔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는 방법, 문제 해결, 대처 방법 등 나중에 홀로서기를 할 때 필요한 점을배웠죠. 프리랜서를 꿈꿨기 때문에 더 열심히 근무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일하려면 세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회사를 다니거나, 에이전시를 차리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 저는 프리랜서를 선택하였습니다.

Q. 일거리는 어떻게 구하시는지요?
보통 50% 이상은 지인을 통해 일이 주어집니다. 기존에 다녔던 에이전시에서 알고 지낸 인맥을 통해 대부분 들어오죠. 나머지 50%는 지인을 통해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소개를 받거나, 제가 운영 중인 블로그를 보고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에이전시에서 일할 때와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에이전시 경우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소속감이 가장 큰 장점인 거 같습니다. 반면 프리랜서는 이와 반대죠. 항상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외로운 직업이기도 합니다. 가끔 벽과 이야기 할 때도 있답니다(하하). 하지만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제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도 맞춰 나갈 수 있는 거고요. 장·단점이 확실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Q. 한 달 수입이 궁금합니다.
일거리가 많을 때는 당연히 수입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 육아에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일을 다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단은 혼자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죠. 현재 수입은 회사 다니는 친구들과 비슷합니다. 에이전시 다녔을 때와 비교해도 적은 편은 아닙니다. 욕심을 내면 일은 더 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 점을 바라고 프리랜서를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수입에 대한 큰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Q.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디자이너란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간의 중간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픽 실력이나 드로잉 실력이 좋다고 해서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는 건 아닙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죠. 단순히 제품을 멋들어지게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고 난 뒤 잘 파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만약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바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를 원한다면, 처음에는 여럿이 모여 프로젝트를 한 두 개씩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프로젝트를 하나둘 완성하다보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걸 혼자서 할 수 있겠다’라는 판단이 설 때 홀로서기를 하는게 맞는 거 같아요.

Q. 프리랜서로 전향하기에 앞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프리랜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견뎌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일이 없어도 그 순간을 견딜 수 있고, 클라이언트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하더라고 그 시기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하죠.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다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프리랜서로 전향하였지만 얼마 안 돼 다시 회사에 취업한 분들을 많이보았기 때문입니다. 실패한 원인을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그래도 프리랜서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이 계신다면 우선 클라이언트와 직접 소통하는 방법과 견적에 대해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느 정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즉, 현재 이 업계에서 이루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자신만의 그리드(기준)를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과의 싸움, 클라이언트와의 소통, 그리드에 대한 계획이 충분히 서있다면 오랫동안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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